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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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주도의 에너지 자립형 마을, 어촌에서 가능성을 찾아야
박상우 한국해양수산개발원 부연구위원
2018-09-21 13:41:04

기후변화와 탈원전에 대한 대안으로 친환경 신재생에너지가 마을 만들기에서도 주목을 받고 있다. 세계 각국에서는 신재생에너지와 관련된 정책을 수립하고, 농어촌의 마을단위에서 도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공간적 위계별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유럽연합은 2016년부터 스마트빌리지 정책을 도입하여 신재생에너지와 ICT 기술을 접목한 농어촌모델을 구축해 나가고 있다. 유럽의 에너지 자립형마을은 입지여건과 정주규모에 따라 자급자족형과 소득창출형 등 사업모델이 다양하게 적용되고 있다.

 

먼저 스코틀랜드 에이그 섬은 46가구의 인구밀도가 낮은 지역으로 2008년부터 전략프로젝트(Eigg Electricity Scheme)를 착수하였고 유럽에서 신재생에너지를 통합적으로 관리하는 최초의 사례이다. 에이그 섬은 섬 전체에 해저케이블 망을 깔고 풍력, 태양광, 수력을 통해 전력을 생산하고, 주민들이 전력을 사용할 수 있는 토큰을 구매하여 사용하는 시스템으로 에너지 자립을 주민주도로 실현하고 있다. 이 섬의 환경훼손을 방지하고 에너지 자립을 통한 지역공동체의 협력과 마을의 자부심을 갖는 등 유럽에서도 성공적인 에너지 자립형마을로 꼽히고 있다.

 

독일 빌트폴드스리드 마을은 목축업 쇠퇴로 2000년에 스마트 에너지빌리지라는 새로운 지역 발전 사업구상을 마련하였다. 이후 지역주민이 풍력, 태양광발전단지 등에 투자하여 소비전략의 7배에 달하는 전력판매 수입원을 창출하였다. 특히 이 마을은 가구별로 전력저장장치를 보급해 에너지를 지역 내 가구 간에 서로 공유하는 체계를 마련하는 등 에너지 커뮤니티를 형성하고 있다. 그리고 지역 내 전력저장사업과 전기자동차 등 미래 신재생에너지 관련 기업의 유치를 통해 일자리를 창출한 성공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국내에서는 정부가 2030년까지 신재생에너지 비율을 20%수준까지 끌어올리는 재생에너지 3020E’를 추진하고 있다. 특히 이 정책은 정부주도에서 주민이 참여하여 성과를 공유하고, 신재생에너지 보급에 기여하는 소비자 참여기반의 수익모델을 만들어 확산시키기 위해 에너지 녹색마을, 그린빌리지 등의 지원사업을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최근 태양광 발전단지를 유치해 전력판매수익을 창출하는 사업모델이 전국 농어촌에서 시도되고 있다. 특히, 최근 도입되고 있는 스마트 그린빌리지는 지역주민과 태양광 사업자 간에 상생할 수 있는 상생모델로 주목을 받고 있다.

 

스마트 그린빌리지의 사업모델을 입지여건과 정주규모 등 어촌의 특성을 고려하여 도입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어촌은 어항 배후에 50~100가구 규모로 밀집되어있고, 어촌계라는 경제적공동체로 결속력이 높은 특성을 가지고 있다. 스마트 그린빌리지 도입을 위한 (가칭) 스마트 어촌공동체를 구성하고, 주민주도로 개별주택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하여 에너지 절감과 잉여 전력은 판매를 통해 수익을 만드는 에너지 자립이다.

    

둘째, 어촌의 공유수면(해면, 저수지), 유휴어항 및 어항시설(위판장, 주차장 등)을 이용하여 태양광 발전단지를 조성함으로써, 주민은 지분 참여를 통해 새로운 소득원을 창출하는 경제적 자립을 할 수 있다. 경제적 자립은 고령화, 공동화되고 있는 어촌사회에 안정적인 소득원을 확보할 뿐만 아니라 진입장벽으로 한계가 있는 귀어·귀촌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셋째, 어촌공동체가 경제적 자립을 통해 확보한 마을소득을 통해 지역 내 부족한 공공서비스(고령자 대상 소일거리 제공, 노인 돌봄, 문화여가활동 등)를 스스로 해결함으로써 주민주도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복지 자립이다.

 

주민주도의 에너지 자립형 마을은 기존 에너지 자립단계를 넘어 어촌사회의 경제적 자립과 복지 자립을 달성함으로써 새로운 어촌개발 방식으로 주목받고 있다. 수산업 쇠퇴와 인구감소로 어촌의 소멸 문제는 먼 미래가 아닌 현실적인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에너지 자립형 마을이 어촌사회의 안정적인 소득원과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스마트 어촌의 시작점이 되기를 희망해 본다.

 


 

 

 

박상우 한국해양수산개발원 부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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