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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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세계해양환경평가의 중요성
박철 충남대학교 교수
2018-09-21 14:08:10

유엔 산하의 기후변화대응회의(IPCC)의 보고서에 대해서는 잘 알려져 있는데 반하여, 유엔의 세계해양환경평가(World Ocean Assessment, 이하 WOA) 보고서는 잘 알려져 있지 않은 듯하다. IPCC의 경우 5차 보고서가 나온데 반하여 WOA 보고서는 이제 2차 보고서를 준비하고 있기에 당연할 수 있다. 문자 그대로 WOA는 세계의 전 해양을 대상으로 현재의 상태를 평가하는데 목적이 있다.

 

2002년 요하네스버그에 모인 세계의 정상들은 해양 환경의 보호를 위하여 주기적으로 관찰하고 평가할 필요에 공감하였고, 같은 해 유엔 총회는 이러한 활동에 대해 Regular Process(이하 UNRP)라는 명칭으로 시행할 것에 동의하였다. 이후 매년 논의와 workshop이 계속되다가, 2005년에 이르러 총회의 결의로 세계해양환경평가를 공식화하였다.

 

첫번째 단계는 이 작업을 위한 준비 단계로 기존의 평가들에 대한 검토 작업이라 할 수 있는데, 이 단계의 결과물이 2009년에 발행된 평가의 평가(AoA)’이다. 불행히도 이 단계에 우리나라의 전문가는 거의 참여하지 못하였다.

2009년도 AoA 발행이후 유엔은 5년 주기를 목표로 하였으며, 첫번째 보고서를 2015년까지 발간하고자 하였다. 실제 이 첫번째 보고서는 2016년에 발간되었고, 현재는 2020년 발간을 목표로 2차 보고서 작성이 진행되고 있다

 

이 보고서는 해양과학자들만이 참여하여 작성하는 것이 아님을 제목에서 알 수 있다. 경제 사회적 관점이 포함되어야 함이 제목에 명시된 것이다. 따라서 당연히 경제학자, 사회과학자 등이 참여해야 할 것이고, 여기서 보고서를 누가 읽을 것인지가 추론될 수 있다. 이 보고서는 정책입안자와 일반 대중을 주 대상 독자로 설정하고 있다. 따라서 지나치게 세부적인 해양과학적인 내용을 포함하지는 않고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이런 면에서 일부 해양과학자들이 보고서 작성에 적극적이지 않을 개연성은 있다.

 

한편 이러한 점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있다. 이 보고서가 언젠가는 해양환경관리를 위한 규제의 근거로 사용될 수 있다는 점이다. 마치 세계가 이산화탄소 배출 규제를 시작한 것처럼, 언젠가는 해양의 이용을 규제하는 규약들이 나타날 수 있다.

 

우리가 바다에서 얻는 다양한 편익은 흔히 해양이 제공하는 서비스(Marine Ecosystem Service)라고 부른다. 해양이 제공하는 이 서비스는 크게 4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 이 네 가지 모두를 보고서의 대상으로 하고 있다. 해양의 물리화학적 성질을 논의함은 기후변화의 조절자로서 해양의 조절서비스를 논함이고(regulating service), 바다로부터 수산생물자원, 석유, 가스, 광물자원 등을 취한다는 점은 바다가 공급한다는 관점으로 제공서비스(provisional service)를 칭하며, 이러한 논의가 보고서에 포함된다. 나아가 해운, 항만, 항로, 수중 케이블이나 파이프라인 등은 우리 생활을 지원한다는 관점에서 지원서비스(supporting service)이다. 또 바다를 레저공간으로 활용한다든가, 문화의 장으로 여기는 부분은 문화서비스(cultural service)로 지칭되는 바, 이러한 모든 서비스에 대한 내용이 보고서의 내용이 된다. , 이러한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유지하고자 함이 보고서의 목적이라 할 수 있는 것이다.

 

1차 보고서는 이러한 내용을 포함하여 7개 부로 구성되었다. 1부는 정책 입안자들에게 주는 메시지로서 전체 보고서의 요약 부분이며, 2부는 보고서 작성 과정에 대한 내용이며, 3부는 바로 조절서비스 관한 내용으로 해양의 물리화학적 성질의 현 상황과 과거로부터 변해오는 과정 등을 담았다. 4부는 provisional service 관련 중 어획, 양식, 해조류 등 식량의 문제를 다루었다. 5부는 식량이외의 인간 활동과 관련된 provisional and supporting service에 관한 내용이다. 이러한 서비스를 제약하는 요인으로서 육상기인 오염 등도 다루고 있다. 그리고 6부는 생물다양성에 대해, 7부는 우리의 바다 이해에 대한 한계(knowledge gap)와 능력의 문제 (capacity gap and capacity building need) 등을 다루었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2차보고서 역시 1차 보고서가 다룬 모든 내용을 포함하고 있으나, 형식과 내용에서 일부 변형이 이루어지고 있다. 56개 장이 31개로 줄었지만, 내용의 다양성이 줄어든 것은 아니다.

 

이 보고서의 작성에는 앞서 밝혔듯이 해양과학자, 수산학자는 물론 경제학자, 법학자, 사회학자 등 많은 분야의 전문가들이 참여한다. 유엔은 회원국을 크게 다섯 개 지역으로 구분하는 데 [아시아·태평양, 아프리카, 동유럽, 카리브해 지역을 포함하는 라틴아메리카, 서유럽과 기타(기타에는 북미와 오세아니아가 포함됨)], 이 다섯 개 지역에서 각각 5명씩 추천하여 최대 25명의 전문가들로 전문가그룹(이하 GoE)”을 구성하고, 이들에게 보고서 작성의 주도적 임무를 맡겼다. 그러나 이 정도 수의 전문가들이 보고서를 작성하기 어렵다는 것은 쉽게 알 수 있다. 이들 GoE 외에도 수많은 전문가들의 참여가 필수적인데, 유엔은 모든 회원국이 자국의 전문가를 추천하게 하여, 실제 보고서 작성에 참여할 전문가들의 pool[전문가 풀(이하 PoE)]을 구성하였다. GoE가 이 PoE 중에서 적절한 전문가를 선택하여, 장별로 집필진을 구성하고, 이들이 초안을 작성하면, 다시 다른 전문가들과 유엔 회원국의 검토를 거쳐 최종 보고서가 완성되는 것이다.

 

현재는 GoE20명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동유럽과 라틴아메리카에서 전문가 추천이 마쳐지지 않은 상태이다. 한편, PoE의 구성은 마감이 제한된 것이 아니고, 수시로 추가 추천이 가능하게 하였다.

 

해양의 중요성을 인식한다면, 이 보고서의 중요성은 쉽게 인식된다. 나아가 향후 해양환경 보호와 지속적인 해양서비스를 위해서는 국제간 공동 대처가 필요한 바, 향후 바다 이용에 대한 국제적 규범의 근거로 활용될 수 있다. 달리 표현하면, 해양 이용에 대한 제약의 근거로 활용될 수 있다는 의미이다. 해양 이용에 대한 규제나 제약은 국제법적으로 많은 절차를 거칠 것이지만, 언젠가는 이루어 질 수 있다는 시각에서 이 보고서 내용에 대한 주시가 필요하다 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본인이 GoE에 참여하고 있고, 수 십 명의 해양 관련 전문가들이 PoE에 등재되어 있으나, 보고서 작성에 실제로 참여하고 있는 전문가들이 적은 편이어서, 관련 전문가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가 필요하다.

 

다른 한편에서 이 작업이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는, 우리나라 주변 해역에 대한 이러한 종합적인 보고서를 우리 스스로 가지고 있는가 하는 점이다. 해양수산부에서 시도하고 있는 한국해역 해양환경보고서 작성의 중요성이 인식되는 부분이다.

 

 

1차 보고서 모습 

 

 

 


박철 충남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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