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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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깊은 곳의 온천에 생물들이 바글바글 (2)생명기원편
김동성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책임연구원
2018-10-29 14:11:07

해저의 열수분출로 보는 생명기원 이야기는 아주 뜨거운 화제 중 하나이다. 원시지구에서 최초로 생명이 탄생된 곳은 해저의 열수분출구였을까? 지구 최초의 생명이 탄생된 때는 37~39억년 전, 당시의 바다는 상상하지 못 할 정도의 열탕으로 가득 차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 안에는 생명을 만들어내기 위해 필요한 여러 가지 화학성분, 예를 들면 아미노산과 같은 유기물질이 착실히 농축되어 있었다.

 

 

   

그림 1. 세계 해양에서 발견되어진 주된 열수분출공 및 열수역 (빨간 동그라미)



최초의 아미노산은 어떻게 해서 만들어 졌을까? 금세기 전반까지 아미노산은 생물만이 만들 수 있다고 믿고 있었다. 그러나 1953년 시카고대학의 유리와 밀러는 환원적인 원시대기를 만들어서 메탄, 수소, 암모니아, 수증기를 밀봉한 유리용기에 전기불꽃을 일으켜 아미노산이 무기적으로 합성되어짐을 발견했다. 그 후 원시대기는 보다 산화적으로, 이산화탄소, 일산화탄소, 질소, 그리고 수증기로 구성된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산화적 대기로부터도 고에너지양자선(우주선宇宙線의 주성분)에 의해 아미노산 합성이 가능하다는 것이 밝혀졌다. , 아주 멀리 떨어진 우주공간으로부터 아미노산이 해양에 유입되었을 가능성도 있다. 예를 들면 1969년에 오스트리아에 낙하된 매치슨 운석은 아미노산을 비롯하여 많은 유기물질을 포함하고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최근 화성에 생물이 있었을지도 모른다는 이야기가 언론에 오르내리고 있다. 해양의 내부, 특히 열수분출공 부근에서 아미노산이 합성되었을 가능성도 높다. 이를 뒷받침하듯 열수환경을 재현한 실험장치에서도 아미노산의 합성이 확인되었다.

 

현재 지구상의 모든 생물은 진핵생물(세포내에 핵을 갖는 생물, 고등동식물), 진정세균(세포내에 핵을 갖고 있지 않는 대장균 등의 생물) 및 고세균(세포내에 핵을 갖고 있지 않는 메탄균등)3가지로 분류되어 진다. 가장 원시적인 생명으로부터 진정세균이 갈라져 나오고 다음으로 진핵생물과 고세균이 갈라져 나온다. 세포내의 리보솜 RNA배열로부터 봐서 가장 생명의 기원과 가깝다고 생각되는 진정세균이나 고세균의 성질을 조사해 보면 이들은 예외 없이 90나 그 이상의 고온 환경에서만 성장 가능한 초호열균이다. 그리고 진화한 세균일수록 호열성이 저하되어 가는 경향을 보인다. , 최초의 생명은 초호열성(超好熱性)이었을 가능성이 높고 그 탄생한 장소로써 열수분출구의 열탕 안이 유력시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계속된 연구결과로 근년에 들어와서는 해저 밑 지각 안으로부터도 호열성세균이 아주 많이 발견에 따라 지하생명권이라는 용어가 생길 정도가 되었다. 이러한 것은 생명탄생의 비밀과 무언가 연결되어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한층 더 가져다주기도 한다. 또 다른 한편으로 태양 빛이나 산소가 없는 고온 환경에서 생명이 탄생되었다는 가설은 상당히 흥미로운 우주와의 연계성을 보여주기도 한다. 왜냐하면 이러한 생물이 살아갈 수 있는 조건을 가진 곳에 대해 지구만이 아닌 우주로 눈을 돌리면 생각 외로 간단히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알려진 바와 같이 목성에는 상당히 많은 위성들이 있는데 그 중 유로파(Europa)와 이오(Io)라는 위성이 있다. 유로파의 표면은 얼음으로 덮여 있으나 그 밑에는 물이 있을 것으로 생각되고 있다. 물이 있다면 태양광이 도달하지 않아도 생명이 존재할지도 모른다. 그리고 이오에는 지구를 제외한 태양계 내 천체 중 유일하게 현재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화산이 있다. 혹 열수가 분출할만한 바다가 있다면 이 역시 생명이 존재할지도 모른다. 이렇듯 지구 심해저에서 살아가는 미생물은 지구 이외의 세계에도 생명이 있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한층 더 높여주고 있다.

 

태평양, 대서양, 인도양 등 지구상의 많은 해역에서 약 30여년에 걸쳐 많은 발견과 연구 결과가 축적되어 왔다. 그럼에도 새로운 생물군집의 발견을 기대할 수 있는 해역이 아직도 많이 남아 있다는 것이다. 비교적 최근에 시작되었고 아직 발견된 지역이 적은 인도양이 그 대표적인 지역이고, 북극해 또한 오랫동안 큰 관심의 대상이 되어 왔다. 더불어 기존 발견된 지역에 살고 있는 생물종에 대해서도 생물학적으로 아직 밝혀야 할 것들이 너무나 많다. 평범하지 않은 서식지에서 살아가는 생물종의 적응능력의 범위를 파악하기 위한 개체군의 서식 습성과 생활사에 대한 연구 등 각 개체군에 대한 깊은 연구가 더욱 필요하다는 이야기이다.

 

우리나라도 2017년 최첨단연구선 이사부호가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에 의해 취항하면서 인도양 열수지역 탐사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그 결과 2018년 초여름 대한민국만의 새로운 열수분출공을 발견했고(KIOST Vent Field, KVF로 명명), 더불어 대량의 다양한 생물들을 채집하여 국내 반입에 성공하였다. 현재까지 두 달여에 걸친 1차 연구 결과 다수의 새로운 생물종을 발견하여 관련 국제 학술지에 논문을 게재할 예정이다. 또한 향후 다양한 연구 분야에서 새로운 양질의 결과물들이 나오기를 기대하고 있다. 더불어 새로운 열수지역에서의 탐사는 향후 몇 년간 지속될 예정이며 이에 따라 우리나라의 국제적 위상이 새롭게 정립되리라 생각한다.

 

 

그림 2. 1)열수 첫 발견지역 (EPR)에 서식하는 흰색분말패각조개류(Calyptogena sp.)의 일종, 2)관벌레류 (Vestimentiferan tube worms), 3)갯지렁이의 서식관(흰색)과 몸체(황토색), 4)심해 홍합류, 5)다알리아 꽃을 연상하게 하는 심해 말미잘류, 6)심해 뱀장어류 (사진제공; 김동성, 일본 JAMSTEC)

 

 

 

김동성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책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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