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1월
복사
환경규제와 선박연료 패러다임 전환
김민규 부산대학교 조선해양공학과 연구교수
2018-11-27 17:55:30

세계의 에너지 패러다임은 기술발전에 따른 산업혁명과 그에 따른 환경규제의 역사 속에서 변화해 왔다. 18세기 1차 산업혁명은 영국의 증기기관 발명으로 기존 나무나 숯에서 석탄을 새로운 동력원으로 사용하여 산업의 변화와 발전을 가져왔다. 1894년 영국에서 개발된 선박 ‘Turbinia’호는 석탄을 원료로 사용하는 최초의 스팀터빈 방식의 선박으로 조선산업의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오게 된다.

 

1912년 덴마크에서 디젤엔진을 최초로 사용하여 선박 ‘M/S Selandia’호를 개발하였으며, 1914년 세계는 1차 세계대전에 휩싸이게 된다. 당시 영국은 석탄을 사용하는 대신 석유를 과감하게 전함(‘Queen Elizabeth’)의 주 연료로 전환함으로써 전쟁을 이끌게 되고, 석유가 선박의 주 동력원으로 자리 잡게 된다. 석유의 사용은 연료탱크의 자유로운 배치로 유연한 선박설계를 가능하게 하였으며, 석탄에 비해 2배 정도 열량이 높아 전함의 주요성능인 속도와 운항거리에 이점을 가져다 줄 수 있었다(Naval innovation fro coal to oil, 2000). 당시 석유가 부족했던 영국은 석유회사들을 페르시아만에 파견해 석유를 안정적으로 확보함에 따라 부족한 인프라 구축과 에너지전환을 통해 20세기까지 이어진 2, 3차 산업혁명에서 산업과 시장을 선도하게 된다.

 

동시에 석탄의 사용으로 영국의 주요도시는 대기오염이 급속도로 악화되었고, 결국 1956년 영국의회는 청정대기법(Clean Air Act)를 제정하여 환경규제를 하게 되었다. 이후 미국(1963)와 뉴질랜드(1972)도 법률제정을 하였으며, 석유 에너지로 급속히 전환되었다.

 

21세기는 지구온난화와 국민건강에 대한 관심 증가로 환경규제에 따른 에너지 패러다임 전환의 시대가 될 것으로 판단된다. 현재 UN산하 국제해사기구(IMO)에서는 선박 배기가스에 대한 강력한 규제를 채택하고 있으며, 세계는 신재생에너지와 새로운 대체연료에 아낌없는 지원과 기술개발을 하고 있다.

 

IMO2016년 황산화물 배출규제 기준 강화(2020년부터 3.5%에서 0.5%까지 감축)는 석유에서 가스로의 선박연료 전환을 촉발하였고, 현재 LNG추진선박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2025년까지 약 2,000척 이상 건조될 것으로 전망, 로이드 선급). 2015년 미국에서 건조된 선박 ‘Isla Bella’호는 최초의 LNG연료추진 컨테이너선으로 대우조선해양의 LNG연료공급장치가 사용되었다. 최근 북극해를 지나는 선박의 중유(Heavy Fuel Oil) 이용 및 운반을 금지할 계획을 하고 있어 LNG의 선박연료사용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와 유사하게 2018IMO에서는 온실가스의 주요원인인 선박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2030년까지 40%, 2050년까지 70% 감축 노력에 합의하였고, 금세기 내 탈탄소화의 의지를 표명하였다. 따라서 이러한 온실가스 감축목표 달성을 위해 약 20%의 이산화탄소 감소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는 LNG를 대신할 수소나 암모니아 등의 무공해(Zero-emission) 대체연료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수소의 경우 지구상에 가장 풍부한 자원으로서, 분자구조상 탄소가 없고 열량이 석유의 약 3배이며, 연료전지를 통해 연소와 배출과정이 없는 친환경적인 전력생산이 가능한 에너지원이다. 신재생에너지 확대와 원자력발전 시 필요량을 초과하는 잉여전력을 수전해를 통한 수소 생산에 사용한다면 무공해 에너지로서의 사용이 가능하다.

 

현재 선박연료의 전환 시기는 강력한 환경규제 속에서 갈수록 짧아지고 있으며, 미국, 유럽, 일본 등은 이미 기술개발 및 투자를 통해 에너지 패러다임 변화를 주도할 준비를 하고 있다. 세계 11위의 경제력과 세계 1위의 조선 기술경쟁력을 가진 한국이 4차 산업혁명시기에 큰 변화와 산업을 주도하기 위해서는, 에너지 패러다임과 환경규제 변화에 대한 통찰력과 과감한 전략이 무엇보다 절실한 시기이다.

 

그림 1. 선박연료의 변화와 최초 선박

 

 

그림 2. 80% 탄소저감을 위한 선박연료전환 예상 (2020-2035)(출처: OECD-ITF, 2018)

 

 

 

김민규 부산대학교 조선해양공학과 연구교수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