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특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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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해양환경협력, 시급하다
박수진 한국해양수산개발원 해양환경·기후연구실장
2018-12-18 10:54:25

남한과 북한은 서해와 동해의 바닷길로 이어져 있다. “오염은 국가관할권의 경계를 존중하지 않는다(Pollution respects no jurisdiction boundaries)”라는 말에서 알 수 있듯이 한반도 주변 해양환경을 보호하는 것은 필연적으로 남한과 북한이 함께 노력해야 한다.

 

2011년에 북한이 국제환경협약 중 하나인 생물다양성협약 사무국에 제출한 4차 국가생물다양성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의 해안선 길이는 약 3,070이며, 관할해역 안에는 340개의 도서를 포함하고 있다. 북한의 전체 영토 가운데 산림지역이 74.7%를 차지하고, 농업지는 15.2%, 하천 등 수계 지역은 6.2%, 산업지와 주거지는 각각 1.5%, 1.3%에 불과하여 국토의 균형발전을 위해서는 많은 도전이 놓여있는 상황이다.

 

북한의 해양환경은 잘 보호되고 있을까?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한 기초 정보는 상당히 제한적이지만, 주요 하천, 하구, 항만구역의 오염은 심각한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2016년에 북한이 제출한 5차 국가생물다양성 보고서에 따르면, 산업과 주택으로부터 유입된 수질오염은 하천과 호수, 저수지의 부영양화를 초래하고 있으며, 하천과 해양의 생물다양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천과 해양의 수질이 악화된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도시지역과 산업시설의 하수처리시설 등 부족한 인프라, 기존 설비의 노후화, 그리고 고질적인 전력난을 주요 원인으로 예상할 수 있다.

 

또한 북한은 자연자원의 과도한 이용으로 인해 국토의 생물다양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는데, 특히 벌목, 작물재배를 위한 개간, 연료용 목재 사용으로 산림자원이 감소하고 있다. 산림자원의 감소는 토양과 수자원의 감소로 이어지고, 나무가 없는 비조림된 지역의 증가하게 되면 토사가 범람하여 하천 생태계가 파괴되고, 이는 연안생태계까지도 부정적인 영향을 주게 되어 내수면과 연안에 서식하는 수산자원의 감소를 야기한다. 북한의 해양생물다양성도 위협받고 있는데, 그것은 수생생물의 서식지 훼손과 과잉어획이 주요한 원인이고, 산림손실에 따라 빈번하게 발생되는 토사유출과 범람도 하천과 연안지역의 환경악화로 이어지고 있다. 한편 20152월에 미국 캘리포니아 주립 산타 바바라대학 연구팀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북한에서 해양에 유입된 플라스틱 쓰레기(2010년 기준)5~12만 톤으로 전 세계에서 19번째로 많은 쓰레기를 해양에 버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의 해양환경이 나빠지면 바다가 접해 있는 우리나라는 필연적으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한반도의 해양환경을 보호하고 개선하기 위해서는 남한과 북한이 함께 무엇을 해야 할까?

 

우선 2007년 남북정상회담부터 논의가 되었던 서해평화수역의 지정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 서해평화수역에서는 남북간 공동 해양환경조사와 수산자원 회복사업 등을 시범적으로 추진해 볼 수 있으며, 이는 안전한 어로활동의 보장과 우발적인 무력충돌의 방지에도 효과적일 수 있다. 다만, 2018년 평양정상회담에서 서해평화수역의 설정기준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합의에 이르지는 못한 상황이다.

 

사진1. 2007년 남북정상회담에서 북한에 전달한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연합뉴스, 2018.4.27 일자 기사 참조 

 

 

또한 북한은 최근에 국제협약과 국제기구에 대한 참여를 강화하고 있다. , 5차 국가생물다양성보고서에서 ‘2020 아이치 생물다양성 전략목표의 이행을 위하여 북한의 연안과 해양생물다양성에 대한 재평가를 계획하고 있으며, 영해 기점으로부터 12해리 중 220,000 ha를 보호구역으로 지정하고 15개의 수산자원 특별보호구역을 지정하여 관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지난 516일부터 북한은 람사르 협약(Ramsar Convention)’의 가입국으로 참여하고 있는데, 1024일에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열린 제13차 람사르협약 당사국총회에서 북한은 조선민주주의공화국 습지목록의 한글판과 영문판을 공개하는 등 갯벌의 보전을 위한 노력을 보이고 있다. 이에 앞서 지난 514일에는 평안남도 문덕 철새보호구와 함경북도 나선 철새보호구를 람사르 습지로 지정한 바 있다.

 

문덕 철새보호구는 3,715 이며 서쪽 해안과 맞닿은 청천강 하구에 위치해 있다. 이 보호구는 멸종위기에 처해 있는 두루미와 흑두루미 등 철새들의 서식지 역할을 하는데 국제적으로 중요한 서식지이다. 나선 철새보호구는 동북쪽 두만강 하구의 나선 경제특구에 있으며 중국·러시아 국경에서도 가깝고, 지정면적은 3,525.70 이다.

 


 

 

그림2. 나선 철새보호구의 위치                                                                                     그림3. 문덕 철새보호구의 위치 

 

북한은 남한, 중국 등과 함께 동아시아해역 환경관리협력기구(PEMSEA)의 회원국으로 참여하고 있는데, 북한의 남포지역은 1999년에 PEMSEA의 시범사이트로 지정된 바 있다. 이와 같이 북한은 해양환경을 보호하겠다는 의지를 국제기구와의 협력을 통해 표명해 왔다. 향후 우리나라는 남북간 해양환경협력 사업을 보다 구체화하고, 이를 효율적으로 실현하기 위한 거버넌스 체계를 보다 강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생각건대, 남북한 해양환경의 협력은 최근 사회적으로 커다란 이슈가 되고 있는 해양쓰레기 문제와 남북 접경해역 해양생태계 조사부터 함께 고민해 볼 수 있다. 순차적으로 해양환경협력의 대상으로 북한연안에 대한 실태 조사, 해양수질오염의 저감, 해양생물자원 및 전통지식의 공동 조사·발굴, 국제기구와 연계한 해양과학기술·해양환경 협력 등도 추진해야 할 것이다. 남북간 해양환경협력은 한반도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선택이 아닌 필수이다.    

 

 

 

 

박수진 한국해양수산개발원 해양환경·기후연구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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