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7월호
복사
해안 지하수의 특성과 이용 - 제주도 사례
정상용 부경대학교 명예교수
2019-04-26 15:05:59

  우리나라는 3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어서 바다에 대한 이해와 활용이 매우 중요하다. 인간은 바다에서 물고기뿐만 아니라, 석유, 천연가스, 망간단괴 등의 광물자원도 얻고 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도시는 대부분 해안을 따라서 발달되어 있으며, 해안도시에는 많은 사람들이 살고 있어 주거지는 물론, 경제와 관광의 중심지로도 각광을 받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우리나라의 부산과 제주도, 미국의 뉴욕, 마이애미, 로스앤젤레스, 샌프란시스코 및 하와이, 일본의 도쿄와 오사카, 중국의 상하이와 홍콩, 싱가포르, 프랑스 마르세유, 이탈리아의 나폴리, 오스트렐리아의 시드니와 멜버른, 브라질 리오데자네이로 등이 있다

  

 

[그림1. 해안지역 담수(지하수) 대수층내 해수 침입]

 

 

 

  그런데 해안가에서는 담수(민물)를 얻기가 매우 어려워서, 대부분 내륙에서 강물, 저수지, , 지하수 등을 개발하여 해안가로 이송한 후 이용하고 있다. 해안가에서 담수를 얻기가 어려운 이유는 바닷물이 담수보다 밀도가 커서 해안에서 수 십m에서 수 십km 까지 담수체(민물 덩어리)를 밀고 들어오기 때문이다. 이러한 현상을 전문용어로는 해수침입(Seawater Intrusion, 그림 1)이라고 한다. 담수의 표준 밀도는 1.000 g/cm3이며, 바닷물의 표준 밀도는 1.025g/cm3으로서 큰 차이는 아니지만, 그 영향은 크게 나타나고 있다. 해수침입으로 강물과 지하수에는 해수의 영향을 받아서 일반 무기물질(Na, K, Ca, Mg, Cl, SO4, HCO3, CO3, NO3 )이나 중금속(Fe, Mn, Cd, As, Pb, Cr, Cu, Hg )의 양이 과도하기 때문에, 식수는 물론, 생활용수나 공업용수로도 이용할 수 없다.

 

   해수침입의 대표적 사례는 부산과 제주도이다. 낙동강 하구에 하구둑이 없었을 때는 바닷물이 해안에서 32km 정도 떨어진 양산시 물금까지 들어왔으나, 1980년대 말 낙동강 하구둑이 완성됨으로써 부산시민들이 안정적으로 각종 용수를 공급받을 수 있게 되었다. 제주도 주 구성 암석이 다공질의 현무암이어서 바닷물이 내륙으로 쉽게 침투해 들어와 식수나 생활용수로 사용할 물이 부족하여 많은 고통을 겪었었다. 그러다가 1990년대 후반에 제주도의 지하수 부존형태가 규명되어(그림 2), 기저지하수를 광역상수도로 활용하면서 물부족 현상이 해결되었으며, 삼다수라는 생수까지 개발하여 국내 판매는 물론 해외에 수출도 하고 있다

 

 

 

 

[그림2. 제주도 지하수 분포 단면도(출처: 제주특별자치도 수자원관리종합계획(2013-2022))]

 

 

 

   제주도의 지하수 부존형태는 매우 흥미롭다. 투수성(물을 통과시키는 능력)이 큰 현무암이 주 구성 암석이어서 비가 오면 상당량의 물이 바로 현무암의 공극을 통해서 바다로 빠져나가서, 제주도 고지대에는 지하수가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그런데 제주도는 화산섬이라서 과거에 여러 차례 발생된 화산활동으로 섬 내부에 화산재가 많이 쌓여 있다. 이 화산재는 실트와 점토의 혼합물로 이루어져서 지하수에 불투수층 역할을 한다. 또한 제주도에는 현무암 이외에도 조면암이라는 불투수성의 암석이 소규모로 분포하여, 빗물이 빠져나가지 못하고 고이게 된다. 이곳들에 형성된 지하수 형태를 부유지하수(그림 2)라고 하는 데, 제주도에는 고지대에 위치하여 상위지하수라고 한다.

 

   제주도에는 현무암 하부에 퇴적층이 존재하는 데 서귀포 일원에서 발견이 되어 서귀포층이라고 하며, 이 서귀포층은 모래, 실트 및 점토로 구성되어 투수성이 크지 않기 때문에 저투수성 퇴적층이라고 한다. 이 서귀포층에 존재하는 지하수 유형을 준기저지하수(그림 2 3)라고 하는 데, 그 분포상태가 아직 전부 밝혀지지는 않았다. 서귀포층 하부에는 응회암이나 화강암 등의 암석이 존재하는 데, 이 암석들은 불투성 역할을 하여 현무암과 서귀포층에서 빠져나온 지하수들이 이 암석들을 빠져나가지 못하고 갇혀있다. 여기에 존재하는 지하수 유형을 기저지하수(그림 2 3)라고 한다. 제주도 지하수의 연간 지속가능한 이용가능량은 약 73,000m3로 추정(제주특별자치도 수자원관리종합계획(2013-2022))되는 상당한 양이어서 제주도민들의 이용은 물론, 생수로 개발되어 국내 이용을 포함하여 해외로 수출되고 있다.

 

 

 

[그림 3. 제주도 지하수 분포 평면도(출처: 제주특별자치도 수자원관리종합계획(2013-2022))]

 

 

 

   제주도 지하수가 육지에 분포하는 지하수와 큰 차이가 나는 것은 용천수라는 형태의 지하수가 제주도 전역에 상당량이 존재하는 것이다. 1999년부터 2018년까지 제주도의 연평균 강수량은 1,774mm인데, 이렇게 많은 양의 빗물이 투수성이 매우 큰 현무암을 통하여 빠져나가면서 중 산간 지역에서 용천수를 형성하게 된다. 또한 제주도 해안가에서는 중 산간보다 더 많은 용천수가 나타나고 있는 데, 이것은 기저지하수가 유출되는 것이다. 기저지하수의 용천수는 특히 제주도 동해안에서 많이 나타나고 있으며, 과거에 식수는 물론, 생활용수로도 많이 활용되었다. 제주도 전역에서 유출되는 용천수의 양은 900여개 지점에서 일평균 약 110m3로 추정된다. 해안에서 유출되는 용천수는 연중 15~17수온을 유지하므로 생활용수 이외에도 민물양식에도 활용되며, 최근에는 온실 냉난방에까지 활용이 될 예정이다.

   섬이나 해안지역에서는 주민들의 식수와 생활용수로 담수가 많이 필요하지만, 해수침입으로 인하여 담수개발이 어려운 실정이다. 그러나 그 지역의 지질특성과 지하수분포 특성을 잘 파악하게 되면, 제주도와 같이 양질의 지하수를 많이 개발할 수 있다. 우리는 해안지역의 수리지질학적 특성을 잘 파악하여, 생활에 필요한 지하수를 풍족하게 개발할 수 있도록 필요한 조치를 강구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하여 국가의 재정지원과 관련 연구가 꾸준히 진행되는 것이 필요하다.

 

 

 

정상용 부경대학교 명예교수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