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8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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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안전에 대한 소비자 인식 변화와 수산식품의 대응
박준모 수협중앙회 수산경제연구원 연구위원
2019-05-31 17:22:42

지난 20194, WTO 상소기구는 2011년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후쿠시마를 비롯한 인근 8개 현에서 생산한 수산물 28종에 대해 수입금지를 실시하고 있는 한국의 조치가 타당하다고 결론을 내렸다. 이번 WTO 상소기구의 결정은 우리나라 수산물 소비와 관련하여 매우 중요한 사건이었다. 만일 상소기구에서 패소하여 후쿠시마산 수산물의 수입이 가능해 졌다면 우리나라 소비자들은 일본산 수산물 뿐 아니라 국산 수산물도 함께 소비를 줄였을 것으로 예상된다. 왜냐하면 지난 2011년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우리나라에서 수산물 소비가 크게 감소한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식품안전에 대한 소비자 인식 변화

 

과거에 식품은 생존을 위한 에너지를 섭취하는 대상에 불과했지만 소득이 증가하고 생활수준이 높아지면서 소비자들은 식품소비에서 건강과 식품안전을 중요한 요소로 인식하고 있다. 소비자의 입장에서 수산물 식품안전의 수준을 판단하는 가장 손쉬운 방법은 수산물의 원산지와 신선도를 확인하는 것이다.

이러한 경향은 최근 실시된 여러 경로의 조사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이 실시한 2017년 식품소비행태조사 결과 수산물 소비에서 신선도(36.9%)와 원산지 표시(25.2%)가 중요한 요소로 나타났다. 그리고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2019년 해양수산국민인식조사에서는 수산물에 있어서 가장 시급히 개선해야 할 과제로 수산물의 취급관리 안전도 향상’(42.3%), ‘유통·판매 중 신선도 유지’(17.7%), ‘원산지 혹은 자연산·양식산 표기’(4.5%) 등으로 수산물 식품안전과 관련된 항목의 비중이 높게 나타났다.

이처럼 수산물 식품안전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이 수산물의 신선도, 원산지표시, 수산물 취급관리, 자연산과 양식산 표시 등 다양한 형태로 표출되고 있다.

 

그림1. 수산물 구입시 우선 확인 정보

 

 

 

수산식품의 식품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한 조건

 

점점 까다로워지고 있는 소비자의 식품안전 의식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국산수산물에 대한 소비자의 신뢰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다음의 세 가지 전제조건이 충족되어야 한다.

 

첫째, 수산물의 원산지 표시를 강화해야 한다.

국제환경단체인 환경정의재단이 2018년에 서울시내 식당, 어시장, 마트 등 각종 수산물 판매처에서 300개의 시료를 구입해 DNA를 분석한 결과 분석 대상 수산물의 약 34.8%가 허위 표시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금과 같이 수산물의 원산지 표시가 허위로 작성되어 유통되면 원산지 표시에 대한 소비자의 신뢰성이 무너지게 된다. 현재 넙치, 조피볼락, 참돔, 미꾸라지 등 12종은 음식점 원산지 표시가 의무화 되어 있으나 그 외의 품목은 의무표시 대상이 아니다. 원산지 표시 의무대상 1014,897개소 중에서 원산지 표시 단속을 실시한 음식점은 12,013개소로 전체의 1.2%에 불과하다. 국산 수산물에 대한 소비자의 신뢰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원산지 표시를 강화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원산지 표시 대상을 확대하, 아울러 원산지 표시 단속인력도 늘려야 한다.

 

둘째, 수산물이력제 의무화 품목을 확대해야 한다.

우리나라의 수산물이력제는 2008년부터 도입되어 자율참여방식으로 추진해 왔다. 그러나 수산물이력제에 참여하는 업체가 6,917개 업체에 불과하고, 이력표시물량도 8,108톤에 그쳐 제도의 시행 10년이 지난 2017년에 수산물 이력제에 대한 전면적인 재검토를 하였다. 이에 정부는 국민의 알권리를 보장하고, 수산물 유통관리의 강화를 위해 2018년부터 2021년까지 3년 동안 굴비와 생굴 2개 품목에 대해 수산물이력제 의무화 시범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수산물이력제를 통해 소비자들의 수산물 식품안전성에 대한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의무대상 품목을 최소한 자율이력제 대상 품목이었던 50여개 품목까지 확대해야 하며, 궁극적으로는 소비자에게 전달되는 모든 품목으로 확대 적용해야 한다.

 

   

그림2. 수산물이력제 추진체계​

셋째, 지역별 수협 산지위판장의 저온유통능력을 확보해야 한다.

현재 우리나라 대부분의 수협 산지위판장에서는 수산물의 양륙, 진열, 경매, 포장, 분산 과정에서 온도관리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겨울철에는 외부 온도가 낮기 때문에 큰 문제가 없으나 기온이 영상 10도 이상으로 상승하는 봄부터 가을까지는 산지위판장에서 온도관리는 매우 중요하다. 정부는 수산물 양륙에서 위판까지의 작업시간 단축과 수산물 품질관리를 위해 2018년부터 2022년까지 현재 가동 중인 산지위판장 중에서 거점이 되는 10개소(거점형 청정위판장)를 선정하여 저온유통 인프라를 확충하고, 관련 제도 정비를 추진하기로 했다. 그러나 수산물의 신선도를 유지하고 품질관리를 위해서는 저온유통체계가 이루어지는 거점형 청정위판장 10개소로는 턱없이 부족하다. 따라서 산지위판장에서 실질적인 저온유통의 효과를 기대하기 위해서는 전국 70개 지역별 조합이 운영하는 산지위판장 중에서 가장 중심이 되는 위판장에는 저온유통시설을 갖추어야 하므로 추가적으로 최소한 60개 청정위판장 건립이 필요하다.

 

    

 

식품안전성 문제로 소비자의 외면을 받은 사례는 무수히 많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대표적인 사건은 1989년에 발생한 삼양라면 우지사건이다. 아직까지는 국산수산물에 대한 소비자들의 신뢰도가 높은 상황이다. 그러나 어느 한 순간 국산수산물에 식품안전문제가 발생하게 되면 국산수산물이 소비자들로부터 외면 받는 것은 정해진 수순이며, 소비자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과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실수를 범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국산 수산물에 대한 식품안전 문제에 더욱 민감해져야 할 때이다.

 

 

 

 

 

박준모

수협중앙회 수산경제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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