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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0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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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의 새로운 지붕항로, 북극항로의 LNG 운송에 주목해야

김종덕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선임연구위원

2019-06-25 15:42:57

10년 전의 일이다. 2009년 독일 해운기업인 벨루가쉬핑은 우리나라 울산항을 출발하여 베링해와 북극해를 지나 네덜란드의 로테르담항으로 가는 첫 번째 상업적 목적의 국제통과운항에 성공했다. 1987년 당시 고프바초프 서기장의 무르만스크 연설로 구소련 해역의 북동항로가 개방된 이후 22년 만에 국제항로로서 처음 세계 무대에 등장한 것이다. 이 첫 번째 상업운항이 성공한 후 지난 10년 동안, 224차례의 국제통과운항이 이루어졌고, 동시에 북극항로를 둘러싼 국제·정치·경제·사회 환경도 크게 변해 왔다. 초기에는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수 백년간의 항로개척 노력의 성공적 성과로써, 30%가 넘는 운항거리의 단축으로 인한 효과가 세계의 주목을 받은 바 있다.

 

우선 국제사회와 러시아를 중심으로 북극항로의 가능성과 위험성에 대한 논의가 확대되었다. IMO(국제해사기구)는 북극해를 포함한 극지해역에서의 선박운항에 필요한 안전확보를 위해 선박의 설계와 환경보호를 위한 기준인 극지해역운항선박안전기준(통칭 폴라코드)’⑴를 제정하여 2017년부터 시행 중이다. 또 북극문제에 관한 유일한 정부간 협의체인 북극이사회(Arctic Council)를 통해 북극해에서의 구조구난협정⑵과 유류오염방지협정⑶을 북극 8개국 간에 체결한 바 있다. 러시아는 국내법 재개정과 관리조직 정비를 통해 북극항로(북동항로, NSR) 이용을 위한 제도기반 마련을 위해 기업(로사톰)에 의한 항로관리, 극동북극개발부 창설을 추진하여 북극개발과 관리를 위한 본격적인 대응기반을 마련하고 있다.

 

2014년 이후 러시아에 대한 국제사회의 제재로 주춤했던 북동항로 운송화물량은 야말LNG 기지와 사베타항의 본격적인 운영과 맞물려 2017년부터 증가폭이 크게 늘어, 지난해에는 2,000만 톤에 가까운 기록적인 운송량을 나타냈다. 이는 1980년대 중반의 최고점에 대비하여 3배가 넘는 양이다. 러시아 정부는 더 나아가 2024년까지 8,000만 톤까지 운송량을 늘인다는 목표를 정한 바 있다. 특히 2005년부터 착수된 야말 LNG 사업은 2012년부터 건설이 시작되었고, 2017년에 첫 번째 LNG 운송이 이루어졌으며, 2019년부터 3개의 트레인이 완전 가동되면서 연간 1,650만톤의 LNG가 북동항로를 통해 세계시장에 공급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더해 러시아 정부가 추진 중인 118개 사업으로 구성된 북극광물자원개발 계획(2030년까지 1,650억 불의 투자)이 실현된다면, 북동항로를 통한 연간 운송량은 1억 톤을 상회할 가능성도 보이고 있다.

또 하나 주목해야할 것은 지난 해 처음으로 덴마크의 머스크사에서 건조한 내빙컨테이너선인 벤타머스크호에 의한 북극항로에서 첫 번째 컨테이너 운송이 부산항을 출발하여 독일 브레멘항까지 이뤄지는데 성공했다는 점이다. 현재 북극항로의 여건 상 컨테이너 화물이 크게 증가할 가능성은 높지 않으나, 아이슬란드 등에서는 북극해를 연중 항로로 이용 가능할 때에 대비하여 아시-유럽 간의 컨테이너 운송의 중계거점으로서 발전시킨다는 방안을 마련 중에 있다.

 

                                                                                                                                              단위:백만톤

 

그림1. 북동항로 운송물동량 추이⑷

 

 

러시아를 야말 LNG 사업을 통해 단숨에 세계 LNG 시장의 8%를 점유하게 만든 러시아 가스기업 노바텍사는 후속 LNG 개발을 추진 중이다. 기단반도에 위치한 Arctic 2사업(연간 19.8만 톤 생산예정)2023년 첫 운송을 목표로 추진 중이며, 오비강 하구에 위치한 Arctic 3사업(연간 20백만 톤 생산예정)2030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야말 LNG를 포함한 이들 3LNG 개발 사업에서 생산되는 LNG 생산량은 연간 약 5,700-7,000만 톤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렇게 되면 러시아는 2030년에 세계 4위의 LNG 생산국이 됨과 동시에 세계시장의 20%에 육박할 점유율을 가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현재 야말에서 생산된 LNG는 대우조선해양에서 건조된 170,000 GT 규모의 쇄빙 LNG탱커 15척에 의해 운반되고 있다. 만약 같은 크기의 선박으로 3곳에서 생산된 LNG를 운송한다고 가정하면, 2030년에 러시아 북극에서 생산된 LNG를 운반하기 위해 북극항로를 이용하는 연간 항차수는 400회 이상에 이를 것이며, 가스 운송에 필요한 선박은 최소 40여 척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그림2. 러시아 가스 환적 및 운송계획⑸

 

이와 더불어 러시아는 LNG 생산 뿐만 아니라 운반에 필요한 추가적인 인프라건설도 본격적인 논의절차에 들어가고 있다. 지난 5월 세계최대의 350메가와트급 원자력쇄빙선인 우랄호를 건조하면서 2035년까지 총 13척의 쇄빙선단을 구축하는 것은 물론, 유럽과 가까운 콜라반도와 아시아와 가까운 캄차카반도에 유럽과 아시아에 공급할 LNG의 환적시설을 각각 2,000만톤 규모의 처리능력으로 건설을 확정한 바 있다. 특히, 캄차카 베체빈스카야만에 건설될 환적시설은 겨울철에 LNG 운송이 불가능한 북동항로의 약점을 보완하여 아시아 지역에 대한 안정된 LNG 공급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또 노바텍은 일본 큐슈지역에 중국, 한국과 동남아에 LNG 공급을 목적으로 일본 기업과 협력하여 저장시설을 확충할 계획이다. 러시아의 LNG 개발과 관련 인프라사업에는 프랑스, 중국, 일본, 사우디 등의 기업들이 이미 지분 또는 건설투자를 확정하거나 적극적으로 추진 중이다.

 

물론 북극항로의 본격적인 상업이용에 앞서 해결해야 할 숙제도 여전히 많다. 원자력쇄빙선의 지원이 있다고 하지만, 여전히 유류오염이나 해상안전사고로 발생될 수 있는 치명적인 위험에 대한 우려는 완전히 해결되지 못하고 있다. 특별히 민감한 생태계를 가진 북극해에서의 선박운항과 쇄빙으로 인한 소음, 쓰레기, 외래종 등 해양환경피해에 대한 예방조치도 필요하다. 더불어 최근 미국과 러시아, 중국 간의 북극항로에 대한 상이한 시각과 안보측면의 입장 차로 인한 갈등 조짐도 향후 10년간 북극항로의 모습을 상당히 바꿀 수 있는 요인으로 부상되고 있다. 그리고 중동지역의 불안한 정세와 인도양과 남중국해에서의 갈등 역시 북극항로에 대한 가치평가와 장기적인 활성화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10년전 주목을 받았던 거리단축효과를 넘어서서 금년 여름부터 본격적으로 새로운 LNG 공급 루트로서 자리 잡을 북극항로, 특히 북동항로는 세계 최대의 LNG 수요국인 동북아시아 국가들의 친환경에너지 정책과 맞물려 주목되고 있으며 여기에 국제정치적인 고려와 기후변화 대응 등 글로벌 시각을 포괄적으로 다루는 차원에서 접근해야 할 것이다.

 

 

 

⑴International Code for Ships Operating in Polar Waters

⑵Agreement on Cooperation on Aeronautical and Maritime Search and Rescue in the Arctic, 2011

⑶Agreement on Cooperation on Marine Oil Pollution Preparedness and Response in the Arctic, 2013

⑷https://www.kbnn.no/en/article/shipping-and-the-northern-searoute

Shipping and the Northern Sea Route(2019), Akvaplan-niva, Alexei Bambulyak

⑸https://www.themoscowtimes.com/2019/04/08/russia-eyes-greater-energy-dominance-with-arctic-lng-push-a65140

 

 

 

 

 

 

 

김종덕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선임연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