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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7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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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파리 대발생Ⅱ-우리는 그 피해를 어떻게 줄일 수 있을까?

채진호 해양환경연구소 소장

2019-06-26 15:30:09

전 세계 바다에서 관찰되는 해파리 대발생 증가 경향과 이로 인한 피해를 우리나라도 피해갈 수는 없었다. 국립수산과학원은 해파리 대발생이 가져오는 원자력발전소 발전정지, 어구파손과 수산물 상품성 저하, 해수욕장 쏘임 사고로 인한 피해액이 매년 1,500 3,000억 원에 이른다는 계산을 내놓았다. 해양수산부는 대발생 때문에 피해를 주는 보름달물해파리와 노무라입깃해파리, 강한 독성으로 피해를 입히는 작은부레관해파리, 커튼원양해파리, 작은상자해파리 등을 국가가 관리하는 유해해양생물로 지정하였다. 해파리는 뇌가 없고 주변신경계만으로 자극을 감지하고 행동을 관할한다. 이렇게 무심한 해파리들이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려는 의도를 갖고 있을 리 없지만, 사람들은 자신들의 행위에 의해 늘어난 해파리에 거꾸로 피해를 입으며 그것을 피하려고 애쓰는 꼴이 된 셈이다.

 

전 세계에서 해파리가 증가하고 그 피해가 늘어나면서 해파리 대발생 방안을 마련하려는 연구 프로그램들이 각국과 국가 협력체계에서 여럿 생겨났다. 과학자들은 해파리 대발생 원인을 찾는 것은 물론, 대발생이 어디에서 시작하여 얼마나 어디로 이동하는 지를 예측하여 해파리가 입히는 피해를 줄이려는 연구에 상당히 집중해왔다. 그러면서 해수욕장, 발전소나 어망 등에 해파리가 유입하는 것을 막거나 분리하는 방법과 기술도 개발하였다. 뿐만 아니라 식품이나 화장품, 의약대체품, 그리고 최근에는 미세플라스틱 제거에 해파리를 이용하는 방법과 기술을 이미 개발했거나 연구하고 있다. 그러나 이 방법들은 그 효과가 크던 작던 해파리가 대발생을 일으키고 나서 그 피해를 줄이려는 소극적 방법일 뿐 대발생 자체를 미리 차단할 수 있는 방법은 되지 못한다.


그림1. 우리나라 대표적 보름달해파리 폴립 서식지와 폴립 수중사진

 

우리나라에서는 몇 년 전부터 국립수산과학원과 해양환경연구소, 사람과해양연구소 과학자들이 해파리를 폴립 단계에서 어느 정도 제거하여 개체군의 크기를 조절하려는 방안을 구상하기 시작하였다. 앞서 설명한 해파리 한살이를 생각해보면 대발생 근원이라고 할 수 있는 폴립을 직접 제거하는 것이 대발생이 일어나기 전에 미리 차단하고 대발생을 되풀이하지 않게 할 수 있는 이상적 방법임에는 틀림이 없다. 메두사 성체는 우리나라에서 대부분 수개월이면 수명을 다 하는 편이다. 따라서 수거비용이나 이차 오염, 물리적 자극에 의한 플라뉼라 유생 방출의 위험을 무릅쓰며 다 자란 해파리를 없애려고 애쓰는 것은 메두사 해파리가 성적으로 성숙하기 전 약 한 달 간을 제외하고는 지속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게다가 아직 1 2 mm 정도 밖에 안 되는데다 어딘가에 부착하여 돌아다니지 않는 폴립들을 없애는 것이 수십 cm로 자라나서 여기저기 헤엄치며 돌아다니는 메두사 성체를 없애는 것보다 상대해야 하는 생물량과 공간이 훨씬 적어 효율적이다. 자연사망률을 고려하지 않은 이상적 실험실 조건에서 0.4 μg에 불과한 한 마리의 폴립은 이론적으로 이듬해 약 1톤 쯤 되는 5,000 마리의 해파리 메두사 성체가 될 수 있다. 게다가 폴립은 방해하지만 않으면 증식을 쉼 없이 되풀이하면서 적어도 몇 년 간 메두사 성체를 계속 만들어낼 것임에 틀림없다.

 

그래서 과학자들은 폴립을 제거하는 수십 가지 방법을 실험하고 다시 현장에서 시험을 되풀이해가며 적용 가능한 몇 가지를 선정해 두었다. 그러나 정작 가장 중요한 숙제는 제거해야 하는 대상, 즉 해파리 대발생을 부양하는 폴립 개체군이 어디에 얼마나 분포하고 있는 지를 정확히 이해하는 것이었다. 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상당히 어렵기 때문에 폴립 제거에 의한 해파리 대발생 조절이 이론적으로는 이상적 방법인데도 불구하고 세계 어디에서도 실현하지 못했던 이유이었다.

 

​그림2. 부유식 구조물과 그 밑면에 분포하는 폴립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다행히(?) 당시 대표적 해파리 대발생 지역이었던 시화호 송전탑 수중 기둥에서 해파리 대발생을 부양하는 폴립의 정확한 분포위치를 정하고 그 양을 산정해 낼 수 있었다. 해양수산부는 아직 수행해본 예가 없는 어쩌면 무모할 수도 있었던 해파리 폴립제거 계획에 예산을 마련해 지원하였으며 국립수산과학원과 해양환경공단 이 해파리 폴립 제거사업을 처음 시도하였다. 정확하게 폴립 분포를 이해하고 상당량의 폴립을 제거한 덕분에 시화호에서는 해파리 대발생이 더 이상 일어나지 않게 되었다. 해파리 보육장 역할을 했던 시화호 방조제가 이번에는 해파리가 외부에서 들어와 새로 폴립을 만드는 것을 더디게 하여 아직까지도 그 효과는 지속되고 있다.

 

시화호에서 성공한 결과 덕분에 해양환경공단은 매년 해파리 폴립 분포를 다른 해안까지 확장하여 꾸준히 조사하고 제거해 올 수 있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 연안에 분포하는 중요한 해파리 폴립 개체군들을 계속 새로 발견하고 정확한 위치와 양에 대한 상당량의 자료를 축적할 수 있었다. 여기에는 해파리를 연구하는 과학자들 뿐 만 아니라 부지런히 어려운 임무를 수행해 온 과학 전문 잠수사들의 역할이 매우 컸다. 이 과정에서 연안에 건설하거나 설치한 인공구조물 때문에 증가한 해파리 폴립 서식처가 우리나라 보름달물해파리 대량발생 원인이라는 사실이 더욱 분명해졌다.

 

해파리 폴립을 제거하면 나중에 성체로 성장하는 에피라 유생 수가 분명히 줄어든다. 에피라 유생이 줄면 자연 사망률 때문에 당연히 성체의 양은 그보다 훨씬 더 줄어들 수밖에 없다. 폴립 제거 해역 대부분에서 증명된 폴립 제거 효과이다. 그러나 어떤 폴립 개체군이 어떤 메두사 성체 개체군에 관여하는 가에 대해서는 시화호, 새만금처럼 반 폐쇄적이거나 인근에 큰 폴립 개체군이 없는 가막만 등이 아니면 그리 분명하지 않은 경우가 종종 있다. 메두사 성체는 헤엄치면서 자유생활을 하기 때문에 그 기원이 되는 폴립 개체군이 꽤 먼 거리에 존재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해파리 성체가 대발생을 일으켰을 때, 이 대발생이 어느 곳에 있는 폴립개체군으로부터 비롯되어 이동해 왔는지 잘 이해할 수만 있다면, 우리나라 해안에서 발견되는 모든 폴립을 없애는 대신, 해당 폴립 개체군만 없애도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효율성과 경제성을 위해 다시 넘어야하는 연구 과제이다.

 

우리나라는 중장기적 계획을 세워 폴립을 관리하는 유일한 국가이다. 그 바람에 이웃국가들은 물론, 미국이나 유럽의 해파리 연구자들도 우리나라 해파리 폴립 연구와 제거 사업에 관심이 많은 편이다. 그들도 해파리 폴립이 어디에 있는지 잘 알 수만 있다면 제거해서 해파리 문제를 해결하고 싶어 한다. 그러나 이 일을 선도하고 있는 우리나라에서는 막상 풀어야 할 문제들이 속속 새로 발견되고 있다. 이렇게 된 이상 다른 나라의 과학자들에게도 좋은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우리의 의무이기도 하다. 아울러 이 방법에 의해 해결할 수 있는 대상 해파리는 현재로서는 보름달물해파리 한 종뿐이라는 사실도 잊어서는 안 된다. 우리나라에서는 자연에 서식하는 폴립을 이제까지 3종 발견하였으나 대발생을 부양하는 폴립 개체군은 이 종에서만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림3. 방조제와 수중의 방조제 사석 밑에 분포하는 폴립

보름달물해파리가 대발생에 의해 우리에게 가장 큰 피해를 주는 해파리이긴 하지만 이외에도 맹독성 해파리, 선박 등에 의한 외래종, 해류와 함께 국외로부터 유입하는 다른 해파리 종들에 의한 피해는 앞으로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해양생태계 교란생물이나 유해해양생물로 새로 지정해야 할 해파리 종도 따라서 늘어날 것이다. 해파리가 생태계 균형을 무너뜨리며 증가하는 현상은 바다환경의 건강을 해친 인간 활동이 가져온 결과라고 할 수 있고 따라서 해파리를 미워할 이유는 전혀 없다. , 부지런히 연구하여 원인과 결과를 이해하고 방안을 마련해야 할 대상임에는 틀림없다.

 

채진호

해양연구소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