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한국해양산업협회 세계해양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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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8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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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의 보물

최재수 부경대학교 식품영양학과 교수

2019-07-23 10:51:30

  현재까지 문헌으로 알려진 한약은 그 수가 수 1,000종에 이르지만 실제 처방되고 있는 수는 약 300 여종이며, 그 중에서도 상용되는 것은 100 여종에 불과하다. 이들 대부분은 육상식물의 뿌리, 줄기, 종자 등과 같은 식물성생약이며 육상동물, 해양생물 및 광물은 일부 한약재로 이용되고 있는 실정이다. 한방에서 상용되는 약재의 수가 이렇게 제한적인 것은 한약재로 이용될 수 있는 천연약재의 채집과 보관이 어렵기 때문이다. 그 중에서도 특히 해양생물은 우수한 생리활성물질이 함유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약재로서 거의 이용이 불가능한 이유도 채집이 어려워 다양하게 활용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현재 한약재로 이용되고 있는 해양생물은 불과 10 여종에 불과하며, 주로 해마, 해룡, 해삼, 불가사리, 상어연골, 조개 껍질, 오징어 뼈 및 우뭇가사리, 모자반 등의 해조류가 활용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처럼 해양생물이 한약재로서 활용도가 낮은 점과 그 약리학적인 가치에 대한 연구가 미비하다. 따라서 서양의학의 체계적인 연구를 통하여 그 효능을 과학적으로 규명하고 한의학의 용이한 처방으로 접목시킬 수 있는 새로운 한약재 자원으로써의 가치는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3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어 비교적 다양하게 분포하고 있는 우리나라 해조류는 녹조류, 홍조류, 갈조류 등 800종 이상의 해조류가 자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식용을 포함하여 실제로 이용되고 있는 것은 50여 종이다. 요즈음 식용 해조류는 30여 종에 한정되며 식용으로 이용되는 대표적인 해조류는 갈래곰보, 갈파래, 곰피, , 꼬시래기, 다시마, 돌가사리, 둥근돌김, 뜸부기, 매생이, 모자반, 우뭇가사리, 미역, 불등가사리, 석묵, 청각, 진두발, , 파래 등이 있다.

 

 그림1. 동해안 울릉도, 독도 자생 해조류인 대황

 

사람의 소화기에는 해조류를 소화시킬 수 있는 효소가 존재하지 않지만 해조류는 무기질, 비타민 및 미량원소의 공급원으로 식용가치가 높다. 그리고 다양한 생리적 기능이 있어 의약품 및 식품첨가물 등의 원료로서 이용될 가능성이 있는 식품이다. 우리나라 연안에서 자생하는 수십 종의 해조류로부터 항산화활성, 아질산염 억제활성, 염색체이상 억제효과, 항돌연변이 효과와 같은 각종 효소활성을 통한 노인성 치매, 간보호효과, 당뇨합병증 개선효과와 항고혈압활성 등이 잘 알려져 있다.

 

해조류 들의 생리활성은 여러 종류의 2차 대사산물 등에 의해 기인되는 것으로 생각되며, 알려진 2차 대사산물로는 phloroglucinol, eckol, dieckol 등을 포함하는 phlorotannins류와 색소인 fucoxanthin이 분리·동정되었다. 갈조류에 풍부한 phlorotannins과 같은 페놀성 화합물은 갈조류의 세포벽을 구성하는 중요한 성분으로 이 성분이 가득 들어있는 소낭이 자외선의 과다한 조사에 대해 해조류를 보호하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해조류는 의약품, 피부노화 방지와 미백효과가 있는 화장품, 그리고 기능성 식품 및 식품첨가물의 원료로 이용될 가능성이 있는 자원이라 할 수 있다.

 

한편, 해조류의 신경 퇴행성 뇌질환의 예방과 치료효과에 대한 연구는 미흡한 실정이다. 알츠하이머 병, 파킨슨 병, 헌팅턴 병, 루게릭 병 등과 같은 신경 퇴행성질환은 신경세포가 사멸하여 전형적으로 신경기능의 점진적인 저하를 가져온다. 세포생물학적 기전을 통해 특정 단백질들이 비정상적인 구조를 지니게 되면서 서로 응집하며 내포체를 형성한다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지만 아직 정확한 요인 규명 및 근본적인 치료제 개발은 이루어지지 않은 상황이다.

 

 그림2. 해조류 곰피

 

신경 퇴행성 질환의 기존 치료 약물들에 대한 불면, 환각, 심혈관 질환 등과 같은 부작용이 보고됨에 따라서 미역, 다시마, 김과 같은 해조류 섭취가 신경퇴행성 뇌질환의 치료 및 예방 효과를 확인하고자 하였다. 해조류 색소 성분인 퓨코잔틴 (fucoxanthin)과 엑콜 (eckol), 디엑콜 (dieckol), 및 플로로퓨코퓨로 엑콜 A (phlorofucofuroeckol A) 성분들은 뇌의 신경 시냅스에서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 농도를 크게 높여 줌으로서 파킨슨 질환 같은 신경 퇴행성 뇌질환을 예방하고 치료할 수 있게 되었다. 이들 성분들은 농도가 50 마이크로몰 (μM)에서 도파민 중 신경 퇴행성 질환과 관련된 D3D4 수용체의 작용물질 (agonist)로 작용해 도파민 D3D4의 활성도를 증가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이들 성분들은 컴퓨터 모의실험 (실리코 도킹)을 통해 도파민 D3D4 수용체의 분자구조의 페닐알라닌 346번째 잔기(residue)가 이들 성분들과의 결합을 더욱 안정화시킨다는 사실에 대한 분자적 메커니즘을 처음으로 규명하였다. 따라서 해조류와 해조류 성분인 퓨코잔틴과 엑콜, 디엑콜, 및 플로로퓨코퓨로 엑콜 A 성분들은 퇴행성 신경질환을 예방하고 치료하는 의약품, 기능성 식품 및 식품첨가물의 원료로 이용될 가능성이 있다.

 

최재수

부경대학교 식품영양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