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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0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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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포경을 재개한다. 우리는 무엇을 할까?

손호선 국립수산과학원 고래연구센터 센터장

2019-09-30 15:20:18

  일본은 2018년 크리스마스 다음날 국제포경위원회(Intenational Whaling Commission) 탈퇴를 발표했다. 그리고 201971일부터 상업 포경을 재개했다.

 

   일본은 국제포경위원회의 두 가지 임무인 "고래의 보존과 포경산업의 질서 있는 발전"을 위한 지난 30여년 간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20189월 국제포경위원회 총회에서 고래 자원의 '지속적 이용' 입장과 '보호' 입장의 공존이 불가능"하다는 결론에 도달했기 때문이라는 이유를 밝혔다. 그리고 2019년 하반기부터 자국 배타적경제수역 내에서 상업 포경을 재개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림1. 2018년 국제포경위원회 총회에서 발표하는 일본대표

 

 

  지구촌 이웃들이 알콩달콩 잘 살아가기 위해 만든 수많은 국제기구들이 있다. 이런 국제기구들 중에서 190개가 넘는 회원국 수, 운영하는 예산 규모, 본 회의 참석 대표의 면면 등을 보면 UN (United Nations)이 가장 크고 힘 있는 기구다. 이에 비해 국제포경위원회는 포경산업 발전을 위해 1946년 설립된 회원국 90여 개의 작은 국제기구다. 설립 초기 회원국 대부분이 포경 국가들이었지만, 점차 포경을 하지 않는 회원국 비율이 늘어났다. 미국이나 호주처럼 포경을 중단한 회원국도 있고, 바다가 없는 스위스나 애초에 포경을 해 본적이 없는 모나코 같은 국가들이 새로 가입하기도 했다.

 

   국제포경위원회는 고래잡이를 상업 포경, 조사 포경, 원주민 생존 포경으로 나누고 있다. 여기에 회원국에서 가끔 발생하는 불법 포경과 비회원국의 포경까지 더하면 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든 고래잡이를 설명할 수 있다. 고래를 잡은 후에 고래 고기나 그 부산물을 판매하여 이익을 추구하면 상업 포경이다. 반면, 북극권의 에스키모들처럼 잡은 고래를 판매하지 않고 공동으로 먹거나 도구를 만드는데 이용하면 원주민 생존 포경이다. 그리고 과학 조사를 위해 고래를 잡으면 조사 포경인데, 조사가 끝난 고래 고기 부산물은 판매가 가능하다. 국제포경위원회는 비회원국의 포경을 제외한 모든 고래잡이를 관리하는 국제기구다.

 

   국제포경위원회 회원국들 중에서 포경을 하지 않는 나라들이 주축이 되어 1972년부터 상업 포경 금지를 꾸준히 요청하였다. 이들의 노력으로 회원국들의 상업 포경을 전면 금지하는 방안이 1982년 통과되어 1986년부터 상업 포경이 전면 금지되었다. 이렇게 상업 포경의 길이 막힌 상태에서 일본은 국제사회의 엄청난 비난을 받으면서도 조사 포경이라는 우회적인 방법을 사용하여 자국의 고래 고기 수요를 충족해 왔다. 동시에 일본은 상업 포경 재개를 위해 국제포경위원회 내에서 30여 년간 다양한 노력을 해왔으나 상업 포경 재개 가능성은 거의 없다.

 

   따라서 일본이 고래잡이를 계속하기 위해서는 지금처럼 비난을 감수하면서 국제포경위원회 회원국 자격으로 남극과 태평양에서 조사 포경을 이어나가거나 아니면 국제포경위원회를 탈퇴하여 자국 배타적 경제수역 내에서만 상업 포경을 하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의외로 일본은 국제포경위원회 관리를 받지 않고 비회원국 포경을 하는 후자를 선택했다.

 

   국제포경위원회에서 회원국이 조사 포경을 하기 위한 절차와 준비는 무척 까다롭다. 조사 계획서를 사전에 제출하여 심의를 받는데, 어느 바다에서 어떤 고래를 얼마나 어떤 방법으로 잡을 건지 등을 아주 자세하게 작성해야 한다. 이 계획서에는 포경이 이루어지는 바다의 해양 생태 및 환경 등 부가적인 다양한 연구 계획도 포함된다. 조사가 끝난 후에는 당연히 이 모든 연구에 대한 결과 보고서를 제출하고 심의를 받아야 한다.

 


그림2. 일본의 남극 조사 포경(출처:

https://en.wikipedia.org/wiki/Whaling_in_Japan#/media/File:Japan_Factory_Ship_Nisshin_Maru_Whaling_Mother_and_Calf.jpg)

 

 

 

  일본은 1987년부터 남극과 북태평양에서 조사 포경을 실시해 왔다. 국제포경위원회의 관리를 받는 일본의 조사 포경으로 멸종되는 종이 생길 것이라는 우려는 없었다. 그러나 더 이상 국제사회의 눈치를 보지 않겠다는 일본의 탈퇴 선언에 많은 반포경 국가들과 환경단체들의 근심이 커졌다. 다행히도 일본은 옵서버 자격으로 국제포경위원회에 계속 참여하며 국제포경위원회 기준에 따라 자국 내 상업 포경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일본은 국제사회의 비난을 줄이겠다는 의도로써 올해 자국 어업인들에게 할당한 포경 쿼터 또한 국제포경위원회에서 정한 조사 포경 당시의 쿼터와 거의 비슷하거나 낮은 수준에서 정했다.

 

   국제포경위원회는 고래 보존을 위해서 최신의 과학 정보를 이용한 엄격한 관리 방안을 회원국들에게 제시하고 있다. 국제포경위원회 기준대로 하면 일본은 상업 포경을 없애야 한다. 그렇지만 일본은 상업 포경을 하겠다고 국제포경위원회를 탈퇴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 바다에서 살아가는 고래나 돌고래가 멸종 위기와 같은 큰 위험에 처할 우려가 있다.

 

   하지만 일본의 약속만 믿을 수는 없다. 일본이 약속을 지키는지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 또한 과도한 수의 고래를 잡거나 우리나라 주변 해역의 고래에 영향을 끼치는 경우에 대한 대응책도 미리 마련해 두어야 한다. 우리 해역의 고래 보존을 위한 대비책은 UN 해양법협약 기본 원칙에 따라 두 나라를 오가는 고래 관리에 대한 협의체를 구성하여 관리하는 방법이다. 이 방법에 의해서 우리 자원방법을 보존해야 할 필요가 있다. 이렇게 되면 일본 고래잡이에 대한 책임을 공동으로 지게 되기 때문에 보존에 실패할 경우 우리나라의 책임이 너무 과도해질 수 있다.

      

   우리나라와 일본이 모두 가입한 해양 및 고래 관리, 보존 등과 관련이 있는 국제협약, 예를 들면 UN 해양법협약, FAO의 수산위원회(CITES) 등을 통해서 다수의 회원국들과 함께 우회적으로 일본의 포경 방법에 대한 약속 이행을 요하는 노력도 지속되어야 한다.

 

   국제 사회의 약속은 이행 노력 강제가 필수다.

 

 

 

손호선

국립수산과학원 고래연구센터 센터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