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한국해양산업협회 세계해양포럼

SEA&웹진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네이버포스트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네이버포스트

2019년 10월호

SEA& WEBZINE

크루즈 산업 발전을 위한 통 큰 대책이 시급하다

황진회 한국해양수산개발원 해운해사연구본부장/(사)한국크루즈포럼 운영위원장

2019-09-30 16:06:49

  세계 크루즈 시장은 지속적인 성장을 하고 있다. 2019년 세계 크루즈 관광객은 3,000만 명으로 예상되어 20091,780만 명에 비해 연평균 5.6% 증가했다. 2019년 아시아 지역 크루즈 관광객도 400만 명을 초과할 전망이다. 같은 기간 연평균 8%씩 증가하고 있다.

   이에 비해 우리나라 크루즈 산업은 답보 상태를 보이고 있다. 우리나라 크루즈 관광객은 201844천명에 불과하다(CLIA). 한 해 동안 내국인 해외 여행자 2,900만 명, 연안여객선 1,600만 명, 유도선 이용객 1,400만 명과 비교할 수 없는 규모이다. 이는 우리나라보다 인구가 적고 국민소득이 낮은 국가보다 낮은 수준이다. 말레이시아는 연간 19만 명, 대만은 37만 명, 스페인은 50만 명이 크루즈를 즐기고 있다. 크루즈 관광객이 고소득 실버층에 국한된다는 설은 이제 사실이 아니다.

   한편 우리나라를 방문하는 크루즈 관광객도 최근 급감한 상황이다. 해외 크루즈 관광객의 국내 기항은 201015만 명에서 2016년에는 195만 명으로 급증했으나, 2017년에는 39만 명, 2018년에는 16만 명을 기록했다. 외국 크루즈 관광객의 감소는 사드 갈등과 메르스(중동 호흡기 증후군)가 직접적인 원인이 되었지만, 해외 크루즈 관광객에 의존하는 크루즈 정책은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이다.

 

 

그림1. 크루즈 선상 패션쇼(부산시 후원 행사)


  ​크루즈 관광은 다른 관광에 비해 많은 매력을 가지고 있다. 크루즈는 일상으로부터 탈출감과 이동의 자유로움, 다양한 기항지 방문, 수준 높은 음식과 이동의 편리함, 여행계획 수립 용이함 등 많은 장점을 가지면서 가격대비 만족도도 높다. 최근에는 대형 크루즈가 많아지면서 가격부담이 줄어 중산층은 물론 남녀노소에 관계없이 크루즈를 즐기고 있다.


  그런데 왜 우리나라에서는 크루즈 관광이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을까? 여러 가지 요인을 찾을 수 있으나, 크루즈 관광객 입장에서 우리나라에서 탈 수 있는 크루즈가 거의 없다는 것이다. 크루즈는 모항지 또는 준모항지에서만 승선할 수 있고 단순 기항지에서는 승선이 불가한데, 우리나라에 오는 크루즈는 대부분 단순 기항하는 선박이다. 우리나라에서 승선이 가능한 선박은 연간 10~15회 정도에 불과하다.

   우리나라에서 크루즈 산업을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통 큰 정책이 필요하다. 그간 크루즈 정책은 법률 제정 및 제도 개선, 항만 및 터미널 건설 등 크루즈 산업 여건 조성에 초점을 두었고 많은 성과도 거두었다. 그러나 국내 크루즈 시장 답보 상황을 극복하고 도약을 위해 다음과 같은 거대 정책이 필요하다.

 

 

그림2. 2019 아시아 크루즈 포럼 '크루즈 산업 현안과 발전 전략' 발제 모습(황진회 본부장)


  ​첫째, 크루즈 비즈니스 전담 조직을 신설해야 한다. 크루즈 시장은 크루즈 회사가 비즈니스를 주도하는 공급자 시장이다. 크루즈 선사는 관광객을 싣고 국내외를 이동하면서 시장을 만들고 크루즈 선박도 발주한다. 크루즈항 기항도 크루즈 선사가 결정한다. 크루즈 선박에서 사용하는 식자재, 기계부품 등 선용품은 물론이고, 선내 쇼핑상품, 공연 및 전시 프로그램도 선사가 결정한다. 이와 같이 크루즈 회사가 시장을 끌고 가는데, 우리나라에는 크루즈 회사가 없으니 크루즈 산업이 성장하는데 근본적인 한계가 있다. 국내 크루즈 관련 공공조직은 주로 해외 크루즈 선박의 국내 기항을 위한 유치활동만 하고 있다. 크루즈 비즈니스를 전담할 수 있는 조직 신설이 긴요하다. 크루즈 관광상품 개발, 선박 운항 및 관리, 선내 프로그램 운영, 크루즈 조선 등과 관련한 비즈니스를 전담할 수 있는 조직을 만들어야 한다.

   둘째, 공공과 민간이 합동으로 크루즈 산업 투자 펀드를 조성할 필요가 있다. 크루즈 비즈니스를 위해 크루즈 선박이 필요한데, 크루즈선(15만 톤) 신조 가격이 무려 15천억 원에 달하고 중고선(7만 톤)5천억 원을 상회하여 개별 기업이 감당하기에는 벅찬 사업이다. 크루즈는 21세기 가장 유망한 성장산업이라고 하지만, 국내 투자 여력이 없어 시장 참여가 안 되고 있다. 국내 크루즈 시장성이 없는 것이 아니라, 투자 여력이 없어 크루즈 비즈니스를 제대로 못하고 있다. 따라서 민관협력방식(Public Private Partnerships ; PPP)으로 크루즈 투자 펀드를 조성하고,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 크루즈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적극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셋째, 국내 조선소의 크루즈선 건조도 적극 추진할 필요가 있다. 크루즈선 건조는 철강생산에 비해 부가가치가 20, 컨테이너 선박 건조에 비해 5배가 높다. 3천 명을 수용하는 크루즈 선박 1척을 건조하기 위해 선내 건축자재만 해도 소형 아파트 1,500채를 짓는 만큼 들어간다. 우리나라 조선소는 그간 상선 건조에서 세계적인 실적을 보였으나, 최근 조선경기는 만성적인 화물선 공급 과잉으로 채산성이 떨어졌다. 조선소 야드도 남아돌고 조선기술 인력도 계속 줄고 국내 조선산업이 위축되고 있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국내 조선소에서 고부가가치 선종을 개발해야 하나 실제 준비는 안되고 있다. 현재 글로벌 크루즈선사의 예약률은 90~95%에 달하고 관광객 증가도 계속되고 있다. 이는 크루즈 선박 건조 수요가 풍부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국내 조선산업의 새로운 활로를 미래에도 성장이 가능한 크루즈 선박 건조에서 찾기 위한 적극적인 방안이 필요하다.

 

 

 

  그림3. 2019 아시아 크루즈 포럼 단체 사진

 

  크루즈 산업은 일자리 창출과 지역경제발전효과가 높은 산업이다. 크루즈 산업은 우리나라 경제발전의 새로운 동력이 될 수 있다. 그러나 해외 크루즈 유치정책만으로는 이런 기대를 할 수 없다. 우리나라 크루즈 산업 발전을 위한 핵심 사업으로 크루즈 비즈니스 전담조직 설립, 민관합동 크루즈 펀드 조성, 크루즈 선박 건조 등 3대 사업을 제안한다. 크루즈 산업 진출의 기회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 정부의 적극적 대책과 민간의 관심과 참여를 기대한다.

 

 

황진회

한국해양수산개발원 해운해사연구본부장

(사)한국크루즈포럼 운영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