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한국해양산업협회 세계해양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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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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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가능어업을 위한 MSC의 역할

서종석 한국MSC 대표

2019-10-31 13:00:58

경제성장을 위해 열강의 틈바구니 속에서 어장을 확보하고 태평양까지 개척했던 우리나라의 어업이 지금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다. 불법어업과 남획으로 날이 갈수록 줄어드는 수산자원, 경쟁조업으로 인한 분쟁들, 어선 노후화와 선원의 고령화, 그 모든 것으로 인한 수익성 악화, 기후변화로 인해 더욱 불안해진 사업 리스크관리, 한 마디로 절망적이다.

   하지만 어민들은 생계를 포기할 수 없기에 오늘도 지뢰밭처럼 펼쳐진 그물과 통발들 사이로 투망을 시도한다. 하지만 걸려드는 것은 해양쓰레기와 해파리뿐이다. 기름값이라도 벌려면 양식장 사료용으로 헐값에 넘길 어린 물고기라도 잡아다 팔아야한다. 이렇게 하면 씨가 마른다는 것을 알지만 내가 안잡으면 결국 다른 누군가가 잡는다.

   1968년 하딘이 발표한 공유재의 비극이 이러한 상황을 대변한다. 이대로라면 결국 수산자원은 모두 고갈되어 버릴 것이고 미래 세대는 이로 인한 피해를 고스란히 입게 될 것이다.

 

   20년 전 일어난 북대서양 황금어장 붕괴는 지금 우리의 상황과 많은 면에서 일치한다. 남획으로 수산자원은 심각하게 고갈되었고 어장은 결국 폐쇄되었다. 수많은  어업회사들이 도산하였고 이로 인해 어부들은 일자리를 잃었다. 하지만 그들은 포기하지 않았다. 과거의 잘못된 어업방식에 대해 반성하고 수산자원을 회복하기 위해 막대한 노력과 비용을 지불했다. 어린물고기와 산란장을 보호하였고, 자발적으로 어획량을 감축하였다. 지속가능어업을 실현하기 위해 어구개발과 감시시스템을 도입하였다. 소비자들 역시 그 동안 값싼 수산물이 어떠한 결과를 가져오는지 깨닫고 지속가능어업에서 나온 수산물인지 확인하고 구매하였다. 그 결과 2017년 북해 대구 자원량은 2006년 대비 약 4배 증가하게 되었고, 북해 대구 어업은 20177월에 MSC(Marine Stewardship Council : 해양관리협의회) 인증을 획득할 수 있었다.

 

 

    

그림1. MSC 로고

 

  MSC는 글로벌 이해관계자의 지속가능수산물 생산·유통·소비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 거버넌스와 인증제도를 개발하였다. 독립된 심사기관들에 의해 운영되고 있는 인증제도는 규격의 종류에 따라 어업인증(Fishery), CoC(Chain of Custody: 이력추적관리), CFO(Consumer Facing Organization: 식당/수산물 판매대)로 나눠진다. 가장 기초가 되는 어업인증에서 수산자원의 과학적 관리, 환경영향 최소화, 효과적인 관리시스템을 요구한다. 인증서를 취득한 어업 및 가공업체 등에서는 MSC 에코라벨을 부착함으로써 소비자 인식확산에 동참한다. 인증제도 운영에서 규격만 제공할 뿐 심사 및 평가에서는 일체의 관여도 하지 않는다.

 

   현재 전 세계 어획량 중 15.8%MSC 인증수산물이다. 36개국 376개의 어업(126개 어종)MSC 어업인증을 받았고, MSC 인증을 목표로한 어업개선 프로젝트가 1,250건 진행 중이다. 이러한 프로젝트에는 MSC 국제기금이 활용되기도 하는데 현재 한국에서 진행되고 있는 통영굴 개선 프로젝트에 MSC기금을 사용하고 있다.

  또한 113개국 48,041개의 기업에서 공급사슬관리 및 이력추적을 위해 CoC 인증을 받고 있고, 소비자 인식을 위해 100개국에서 30,000개 이상 제품에 에코라벨이 부착되고 있다. 유럽과 북아메리카를 중심으로 대형마트, 식품브랜드의 지속가능수산물 구매 선언이 이루어지고 있다. 월마트는 2006년부터 고갈어종에 대해 MSC 인증을 요구하고 있고 영국의 대형마트인 세인스버리는 2020년까지 100% MSC 수산물로 대체하겠다고 선언했다. 그 외 까르푸, 테스코, 코스트코, 이온 등 100여개의 글로벌 주요 유통업체들이 이러한 선언에 동참하고 있다.

 

   

 

그림2. MSC 프로그램에 동참하는 글로벌 브랜드들

 

​  이렇게 어장붕괴의 아픔이 있었던 유럽과 북아메리카를 중심으로 지속가능어업, 책임 있는 수산물소비라는 용어가 확산되었다. 하지만 20년이나 지난 지금에도 여전히 한국에서는 낯선 용어이다. 국민들은 여전히 낮은 가격 대비 높은 품질을 요구하고 시장은 어린 생선을 공급함으로써 그 수요를 맞춘다. 하지만 그 뒤에 숨어있는 불편한 진실에는 관심이 없다. 그 누구도 내가 수산자원을 고갈시키고 있는 소비를 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 것이다.

   이러한 시기에 MSC 한국사무소가 작년 2부산에 설립되었다. MSC는 수산자원고갈과 어장파괴를 최소화하기 위해 지속가능어업 국제표준을 제작하여 보급하는 국제비영리 단체이다.

 

   우리나라에는 지속가능어업 독려와 소비자 인식확산을 위해 올가홀푸드(Orga Whole foods), 행복중심생협 등이 지속가능한 수산물에 대한 구매선언을 하였다. 이에 발맞추어 한성기업, 삼진어묵 등 유명 수산브랜드들이 CoC 인증을 통해 지속가능수산물 공급사슬을 구축하고 있다. 아쉽게도 아직 국내에는 원천단계인 어업인증 사례는 없지만 동원산업, 기장물산이 올해 다랑어와 미역에 MSC 어업인증 취득을 앞두고 있다. 연근해 어업에서는 대형선망수협이 앞장서 고등어를 대상으로 국내 최초 MSC 인증을 받겠다는 목표로 진행일정을 수립하고 있다.

 

   MSC는 지속가능수산을 위한 좋은 플랫폼이다. MSC 규범은 전 세계의 전문가의 의견을 반영하여 주기적으로 개정되고 있다. 인증결과도 투명하게 공개하고 반대의견이 있으면 적극적으로 수렴하고 논의하는 장을 만들어준다. 한국사무소는 런던본부의 지원으로 운영되고 있기 때문에 이해관계에 얽매이지 않고 정부, 어업, 과학자, 학계, NGO와 시민단체, 인증심사기관 등 다양한 참여자로 구성된 거버넌스를 구축할 수 있다.

 

   이제 한국도 소득 3만불 시대가 열린다. 지금 이 순간 나만을 위해서만 지갑을 여는 것이 아니라 주변을 돌아보고 지속가능이 무엇인지 진지하게 고민해볼 수 있는 시기가 되었다. 이제 곧 우리나라에 지속가능어업과 책임있는 소비문화가 정착될 것이라고 믿는다.

 

 

 

 

서종석 한국 MSC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