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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특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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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뱀장어를 위하여

김태기 한국농어촌공사 어촌수산개발처장

2019-12-27 16:16:57

  뱀장어는 한자(漢字)로 만리어(鰻鯉魚), 만려어(鰻鱺魚) 등으로 기록되어 있다. 한자 만()을 고기 어(), 날 일(), 넉 사(), 또 우()로 쪼개어 뜻풀이 하면서 하루에 4번을 먹어도 또 먹고 싶은 고기라 하였다. 그만큼 뱀장어는 예로부터 많은 사람들이 즐겨 먹는 음식일 뿐만 아니라, 영양강장 등 보양식으로도 유명한 어종이다.

   뱀장어는 강하성 어류로서 민물에서 자란 어미뱀장어는 산란을 위해 바다로 들어가서 알을 낳고 죽는다. 알에서 부화된 새끼뱀장어는 렙토세팔루스1) 단계로 해류를 따라 오다가 바다에서 민물로 소상하여 어미가 될 때까지 지낸다.

 

그림1. 렙토세팔루스(photo by Uwe Kils)

 

 

​  새끼 뱀장어 즉 실뱀장어가 강으로 오른 후 성장하여 우리가 즐겨 먹는 민물장어(분류학상 : 뱀장어목 뱀장어과 뱀장어)로 되지만, 자연산으로 어획되는 것보다는 실뱀장어를 잡아서 키운 양식산이 대부분이다. 뱀장어는 지난해 내수면 전체 양식 생산액의 75%를 차지할 만큼 중요하지만 최근 자원량은 1950년대에 비하여 10% 이하로 감소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특히 일본에서 연간 13만 톤의 민물장어를 소비하게 되면서 주변국의 실뱀장어까지 그야말로 씨가 마르고 있는 실정이다.

   그럼에도 미식가들로 인한 수요가 계속 늘어나면서 뱀장어가 줄어들게 되자 세계적으로 뱀장어의 멸종을 막기 위한 보호조치가 취해졌다. 유럽에서는 야생동물 멸종위기종 거래에 관한 국제조약(CITES)에 따라 유럽산 실뱀장어 무역거래 금지가 추진 중이며, 우리나라에서 생산되는 극동산 뱀장어에도 유사한 조치를 취하도록 협의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가 강 하구에서 맞이하는 실뱀장어는 태평양의 괌 부근 필리핀해 인근에서 산란하여 렙토세팔루스 단계에서 해류를 따라 성장하면서 우리나라를 비롯한 아시아 대륙으로 접근하고, 강으로 올라와 5~8년 정도 자란 후 다시 바다로 되돌아가는 과정을 거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인간이 만든 장벽, 하굿둑 앞에서 강과 바다의 연결통로를 찾아 헤매고 있다. 사람과 물고기가 공존할 수 있는 어도(魚道)’가 필요하다. 실뱀장어의 생태적 특성을 반영한 특별한 어도가 필요한 것이다. 이러한 여러 상황을 고려하여 해수부와 농어촌공사에서 뱀장어 전용어도 개발 사업을 시작하였다.

 

 

그림2. 금강하굿둑 뱀장어 전용어도 구성

 

  지난해 우리나라에서는 최초로 뱀장어 전용어도를 개발하여 금강하굿둑에 설치하였고, 올해도 영산강의 영암방조제에 뱀장어 전용어도 설치 사업의 마무리 작업이 한창이다. 실뱀장어가 강으로 올라가 성장할 수 있도록 방조제에 인공 구조물을 만들고 통로를 통해 계속해서 민물을 흘려보내어 실뱀장어를 유인하고 경사로에 매트를 만들어 실뱀장어가 타고 오를 수 있도록 하는 시설이다.

   금강하굿둑 전용어도를 통하여 2년간 약 150마리 정도 실뱀장어가 이용하여 미미하지만 연결통로로써 역할은 매우 긍정적이다. 아울러, 어린 참게, 밀어 등 다른 어종들도 함께 이동하는 것이 확인됨으로서 수산자원량 회복 및 생물 다양성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본다.

 

   물론 전용어도 하나 설치하였다고 해서 단번에 생태계와 환경을 원래대로 되돌리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렇지만 실뱀장어의 주요 소상 구간인 서남해안 방조제를 중심으로 전용어도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이동량 모니터링을 통해 뱀장어 자원을 체계적으로 관리하여야 한다.

   지천에 널린 풍천장어로 미식가들에게 만족감을 듬뿍 안겨 줄 수 있을 것을 기대하면서, 올해도 내년에도 우리는 실뱀장어를 위하여...

 

 

1)버들잎 모양의 뱀장어 유생. 독일의 자연과학자 Kaup1856년 발견된 물고기를 신종으로 보고 렙토세팔루스 브레베로스트리스(leptocephalus breverostris)라는 학명을 붙인 것이 계기가 됨(1785년 이미 린네가 학명으로 분류해 놓은 뱀장어로 1896년 변태하는 것이 목격됨)

 

 

김태기

한국농어촌공사 어촌수산개발처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