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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어업인의 역량강화를 위한 제언

최성애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선임연구원

2019-12-27 16:34:45

   일반 시민들은 여성어업인이라는 단어가 생소하게 느낄 수 있다. 어업활동에 참여하는 여성을 여성어업인으로 생각하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정부는 여성어업인의 권익을 보호하고 육성하기 위한 법제도적 기반으로 2001여성농어업인 육성법을 제정하였다. 해양수산부는 동 법에 따라 여성어업인 육성기본 5개년 계획과 매년 시행계획을 수립하며, 현재 제4차 여성어업인 육성 기본계획(20172021)이 시행 중에 있다.

   4050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제주도와 같은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 여성이 어업현장에서 활동하는 것을 쉽게 볼 수 없었다. 여성이 배에 타는 것을 금기시 해왔기 때문이다. 그런데 반세기만에 여성어업인을 장려하고 육성해야 하는 배경으로 국내외 사회경제적 환경변화를 들 수 있다.

   우선 국내 환경변화를 살펴보면 6070년대 산업화 과정 속에서 어촌의 인구가 대거 도시로 이동하였으며, 특히 젊은 층의 유출이 심하게 일어나 연안 어촌에서는 노동력 부족으로 여성이 어업활동에 참여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후 10톤 미만의 소규모 어선의 어업활동은 대체로 부부 조업의 전형적인 형태로 정착되었다. 뿐 만 아니라 양식업이 발달하면서 소득을 얻기 위해 여성의 어업활동 참여는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한편, 국외 환경변화로 여성의 교육수준이 높아지고, 사회진출이 활발해지면서 여성과 남성의 평등의식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었다. 따라서 우리나라도 국가가 추진해야 할 주요 책무로 양성평등을 모든 분야에서 수용하기에 이르렀다. 이에 정부는 상대적으로 약자의 위치에 있는 여성을 육성하고 지원하는 정책과 사업을 적극 추진해 오고 있다.

   여전히 심각하게 진행되고 있는 어업 인구의 감소와 고령화로 인한 어업노동력 부족에 대응하고, 양식업의 발달, 수산물의 부가가치를 높이는 수산물직판사업 그리고 수산물을 활용하는 관광사업 등에 잘 대응할 수 있는 여성어업인의 육성 및 활용은 시급한 실정이다.

   그동안 여성어업인이 어업활동에서 많은 역할과 어업노동을 담당해오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사회경제적 위상은 여전히 낮은 실정이다. 여성어업인은 어업활동 현장에서 보조어업인으로 인식하고 스스로 자신의 위상을 낮게 평가하고 있다. 또한 여성의 어업활동을 어렵게 하는 주된 요인으로 여성에게 불리한 노동 강도가 강한 작업환경을 들 수 있다. 더불어 가사노동, 육아 및 자녀교육을 전담하고 있고, 어업기술에 대한 교육 및 습득의 기회가 없어서 전문어업인이 되지 못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또한 수산업 관련 단체 및 조직에 가입 또는 임원이 되는 경우가 거의 없어 여성어업인 스스로의 권익을 보호하고 지위를 향상시키기에는 매우 어려운 상황이었다.

 

그림1. 해녀(출처:제주도민일보)


  최근 여성어업인 육성 5개년 기본계획이 수립·시행되면서 여성어업인의 권익 및 지위가 조금씩 향상되고 있으나 여성농업인과 비교해 보면 여전히 낮은 실정이다. 2019년도 여성어업인 육성과 지원을 위한 정부 예산은 약 37억 원에 불과하지만, 여성농업인의 경우 약 8,958억 원으로 엄청난 차이를 보이고 있다. 물론 여성농업인 수가 많음을 감안하더라도 240배나 많은 것을 보면 여성어업인 육성과 지원 정책은 매우 더디게 추진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여성농업인은 전국적으로 관련 단체 및 조직이 잘 갖추어져 있고, 통계청의 여성농업인 실태조사 등 통계기반이 확충되어 있다. 또한 전문농업인으로서의 교육 및 지원 사업이 충실히 시행되는 등 여성농업인 정책과 세부사업 등은 앞으로 여성어업인 정책에 반영하는데 많은 참고가 될 것이다.

   현재 제4차 여성어업인 육성 기본계획이 시행되고 있으나 3차까지의 기본계획은 여성어업인과 여성농업인을 함께 다룬 통합 기본계획 등으로 여성농업인이 주 대상이었고, 여성농업인 육성과 지원이 핵심이었다. 4차부터 여성어업인 단독의 육성 기본계획으로 최근에야 제대로 된 여성어업인 육성 정책이 추진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앞으로 여성어업인의 역할과 중요성은 더욱 높아질 것이며 이에 적합한 역량을 갖춘 여성어업인을 육성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정책 제언을 하고자 한다. 우선, 여성어업인의 범위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 현재는 어업생산 활동에 참여하는 경우만 여성어업인으로 정의하고 있는데 노동 강도가 약한 수산물가공·유통, 수산물을 활용한 관광사업에 종사하는 여성들도 여성어업인에 포함시켜야 한다. 둘째, 남성어업인이 주 대상인 어업인 후계자제도가 있지만, ‘여성어업인 후계자제도를 별도로 신설하여 전문여성 어업인으로 육성·지원할 수 있어야 한다.

   셋째, 여성어업인의 직업능력을 향상시키고 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다양한 정책과제와 사업을 발굴해야 한다. 특히 노동 강도를 줄인 여성친화적인 어업작업 환경을 조성하고, 여성친화적인 일거리를 확대하고 어업기술 훈련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많이 제공해야 한다. 넷째, 여성어업인 육성과 지원을 위한 예산을 늘리는데 해양수산부는 특단의 노력을 해야 한다. 다섯째, 여성어업인의 현황과 의견을 반영할 수 있는 실태조사 실시 등 기초자료 확보를 위한 통계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여섯째, 여성어업인을 담당하는 정부 및 지자체 조직이 매우 취약하므로 해양수산부와 지자체의 여성어업인 전담 조직을 확충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여성어업인의 권익과 지위 향상을 위 지원 단체의 확충과 조직적 기반을 튼튼히 조성해야 한다.

   정부만 아니라 여성어업인 스스로도 전문성과 역량을 강화하도록 힘써야 한다. 최근 수산업과 어촌에서 다양하게 추진되고 있는 정책 사업에 적극 참여하여 여성어업인에게 적합한 시설과 환경이 조성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한 정부의 수산·어촌정책에 대해 항상 관심을 갖고, 정책교육을 통하여 전문가로서의 역량을 길러 수산·어촌 정책 전반에 대해 자문하고 의견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림2. 보성 뻘배어업(출처:보성군)

 

  여성어업인 육성과 역량 강화는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할 수 있다. 정부, 지자체, 수산관련 연구기관 및 업체·단체 그리고 여성어업인 등이 합심하여 협력하고 적극 추진한다면 여성어업인 나아가 수산업과 어촌의 미래는 지금보다는 훨씬 밝아질 것으로 기대해 본다.

 

 

최성애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선임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