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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0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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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생물의 활용잠재성은 어디까지인가?

김진구 부경대학교 해양생물학 교수

2020-10-05 12:50:01

 바다는 지구 역사상 가장 오래된 곳으로 지구 생명체가 태동한 곳이자 지구상에서 생물 다양성이 가장 높은 곳이다. 태초의 원시 인류는 식량자원으로 연안에서 쉽게 수확 가능한 어패류에 전적으로 의존해 왔다. 만일 원시 인류가 식량자원(또는 단백질원)으로 육상동물을 대상으로 했다면 아마 인류의 생존과 번성은 그리 오래 가지 못 했을 것이다. 간단한 도구로 쉽게 잡을 수 있는 어패류가 연안에 풍부했기 때문에 원시 인류의 생존도 훨씬 수월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후 종자식물의 발견으로 육상식물에 대한 의존도가 증가하게 되었고, 이후 가축을 사육하면서 육상동물에 대한 의존도 역시 증가하게 되었다. 인류는 19C 산업혁명기를 맞이하여 인구의 급격한 증가를 초래하였는데 이때 인류는 광범위한 식량과 약품 등 생존에 필수적인 자원을 자연스럽게 육상 동식물에 의존하게 되었다. 그러나 20C 인구의 폭발적인 증가로 모든 인류가 이용하기에 육상 생물자원은 이미 그 한계에 도달하였고, 따라서 미래의 식량자원과 약용자원은 앞으로 해양 생물자원에서 발굴하고 이용하지 않으면 안되는 시대에 와 있다. 다행히도 해양생물은 육상생물보다 종다양성이 훨씬 높다. 그 이유는 수심이 깊어질수록 해양환경이 드라마틱하게 변하고, 이러한 급격한 환경변화가 결국 해양생물의 오랜 기간 폭발적인 적응 진화를 가능하게 했기 때문이다. 특히, 해양생물의 종다양성이 집중되는 조간대와 조하대는 충분한 광량과 육상 기원의 풍부한 영양물질의 영향으로 다양한 서식처 환경(산호초, 잘피 등)이 조성되었고, 이로 인해 해양생물은 더욱 복잡한 진화역사를 가속화 시킬 수 있었다.

 

<해양어류의 진화역사 및 종다양성> 

 

 해양생물의 중요성은 단순히 먹거리에서 끝나지 않고, 새로운 산업 소재나 의료 소재를 발굴하는 데서 더욱 빛을 발할 것이다. 예를 들면 먹장어(꼼장어)의 경우 근육은 식용으로 이용되지만, 그들의 껍질은 전혀 다른 용도, 즉 가죽제품의 원료로 사용되고, 두툽상어(개상어)의 경우 근육은 식용으로 이용되지만, 그들의 껍질은 사포로 이용되며, 민어의 경우 근육은 식용으로 이용되지만, 그들의 부레는 아교로 이용되는 경우가 좋은 사례가 될 수 있다. 이에 정부는 해양생명자원의 확보, 관리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을 제정하였고, 이 법에 근거하여 지금까지 19개의 해양생명자원 기탁등록보존기관이 운영 중이다. 그중 해양어류자원 기탁등록보존기관201312월에 해양수산부의 인가를 받아 부경대학교 내에 설치되었다. 이 기관은 국내 해양어류를 채집후, 냉동, 액침, 조직상태로 보존하고, 필요로 하는 기관에 분양 또는 대여하는 일을 수행한다.

  

<해양어류자원 기탁등록보존기관-해양어류 표본 관리,분양>

 

  해양어류자원 기탁등록보존기관2019년에 한반도 바다물고기를 발간하여, 수요처가 쉽고 편리하게 어류 시료를 확인 가능하도록 하였다. 이 책에는 한반도 주변해역에서 채집한 742종의 해양어류의 사진, 국명, 영명, 북한명, 형태, 분포지도, 자원상태 등이 수록되어 있다. 세부적인 표본 정보(채집지역, 시기 등)해양어류자원 기탁등록보존기관홈페이지(http://cms.pknu.ac.kr/mfrbk)에서 받을 수 있고 모든 표본은 국립해양생물자원관(MABIK)의 해양생명정보시스템(MBRIS)에서 신청하면 무료로 제공된다. 이 책은 1993년 발효된 생물다양성협약(CBD: Convention on Biological Diversity), 2013년 발효된 나고야의정서(ABS: Access, Benefit Sharing)에 대비하여 해양어류의 확증 표본에 근거한 분포지도를 작성함으로써 해양어류의 주권적 권리를 확보하는데 목적이 있다. 예를 들면, 우리나라 완도에서 최근 신종으로 보고된 흰줄왜먹장어(Eptatretus wandoensis)는 기존의 먹장어(Eptatretus burgeri)와 달리 완도와 제주 북부해역에만 제한적으로 분포하는 것이 확인되었다. 한편, 2017년 신종으로 보고된 해마(Hippocampus haema)는 남해에만 분포하는 반면, 유사종인 산호해마(Hippocampus mohnikei)는 전해역에 걸쳐 광범위하게 분포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우리나라에서는 과거 해마를 Hippocampus coronatus로 사용해 왔는데, 이 종은 일본 태평양측 동경만 주변 해역에서만 서식하는 것으로 확인되어 기존의 국내 해마는 Hippocampus coronatus에서 Hippocampus haema로 모두 변경되었다. 최근 우리나라에서 미기록종으로 보고된 신도해마 역시 해마(Hippocampus haema)Hippocampus sindonis로 잘못 동정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처럼 새로운 종을 밝히거나 기존에 알려진 종의 분류학적 재검토 또는 미세분포지역을 새롭게 재조명하는 것은 이후 이들 종에서 추출물을 연구하거나, 신약을 개발하는 후속 연구의 관점에서 보물섬 지도와 같은 안내자 역할을 해 줄 것이다 

 

<어류신종 발견의 가속화>

 

  예를 들어, 해마는 동의보감에 의하면, 남성의 양기를 보충하고 신장의 기능을 돕는데 탁월한 효능이 있다고 기록되어 있다. 그렇다면 해마가 소속된 실고기과 어류 전종(해마, 산호해마, 점해마, 실고기 등)으로 연구 대상을 확대하여 추출물 연구 또는 신약 개발 연구에 정부의 관심과 연구개발 투자가 실질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이처럼 고부가가치의 잠재력을 가진 해양생물종을 국내 보호품종(또는 잠재품종)으로 등록함으로써 향후 안정적인 기능성 건강보조식품 산업을 촉진시키고, 종자의 해외 수출시 로얄티 지급 등 안전한 후속 관리도 가능하다.

한반도 바다물고기책의 또 다른 목적은 지구온난화에 따른 표층해수의 수온 상승으로 해양어류의 북상 경로와 규모를 정확히 예측하는데 있다


<기후변화에 따른 해양어류의 이동>

 

 예를 들면 과거 제주 근해에서만 드물게 관찰되었던 고래상어(Rhincodon typus)는 최근 동해안에서 자주 출현하는 현상을 보인다. 또 과거 서해안에서 주로 해녀를 공격했던 백상아리(Carcharodon carcharias)는 최근 남해안과 동해안에서도 출현하는 흥미로운 현상을 보인다. 그리고 과거 제주도에서만 볼 수 있었던 아열대 어류인 파랑돔(Pomacentrus coelestis)은 최근 독도에서 관찰된 기록이 흥미롭다.

한반도의 아열대화는 더 이상 놀라운 일이 아니다. 해양생태계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고 최적화된 관리체계로 전환하는데 지혜를 모을 때다. 바야흐로 ICT 시대를 맞이하여 방대한 과학 자료와 통신 기술의 융합으로 실시간 정보 제공이 현실화 되고 있다. 최근 정부는 해수관상어 시장 확장에 대비하여 관상어 전자도감 개발과제가 진행 중이다. 이처럼 수산분야에서도 정보-통신 결합이 시도되고 있어 향후 사진 기반의 종식별플랫폼 구축이 멀지 않았음을 짐작할 수 있다.

이를 위해 해양생물의 종별, 성장단계별, 암수별 확증 표본에 근거한 세밀한 형태 및 분자 정보의 DB 구축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나아가 이 자료를 기반으로 최종 국내 해양생물의 생물생태 정보를 집대성한 한반도의 해양생물 정보집발간이 시급하다.

 

 


부경대학교 해양생물학 교수

김 진 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