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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6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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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선의 신박한 바다]해양 치유, 100년 전 자연이 내린 선물

(사)한국해양산업협회

2021-04-29 11:28:02

 

해양 치유, 100년 전 자연이 내린 선물

 

 

 

 최  재  선

법학박사, 한국해양수산개발원, 명예 연구위원 

 

 

1899, 20세기가 막 시작하기 바로 1년 전이었다. 프랑스 파리에서 북서쪽으로 560킬로 떨어진 부르따뉴 지방, 로스코프 해안에 해양연구소가 들어섰다. 풍광이 수려하고, 공기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곳이었다. 연구소를 세운 루이 유진 바로는 바닷물 등을 이용하여 지친 심신을 치유하고, 달래는 법을 고안했다. 그것이 바로 해양치유요법(thallassotherapy)이다. 해양치유요법은 교통사고 환자의 재활치료가 효과를 보면서 이름이 널리 퍼졌으며, ‘루이 유진 바로는 해양치유요법을 의학 분야와 세계 해양사에 처음 끌어들인 선구자가 됐다.

 

5월 초 트립 어드바이저에 들어가 로스코프에서 꼭 해야 할 일을 검색했다. 15개 아이템 가운데 해양치유시설 추천이 2개 들어 있었다. 로스코프 탈래스 & 스파(발라스 리조트)가 그 중 하나였다. 100유로 안팎의 당일치기 프로그램부터 6일 동안 체류하면서 즐길 수 있는 상품까지 즐비했다. 지역관광과 그곳에서 유명한 어니언 푸드가 들어가는 미식 기행까지 넣으면, 1000 유로에 육박하는 힐링 프로그램까지 다양하다. 해수 맛사지에서 소금 동굴 체험, 안티 에이징 스파까지 당신이 원하는 모든 것이 망라되어 있.

 

 

최재선

 

해양 치유는 프랑스는 물론 유럽에서 활성화된 힐링 산업으로 각광받고 있다. 현대의학에서 치료하기 어려운 질병을 치유하고, 몸과 마음의 근육을 튼튼하게 해주는 새로운 산업으로 등장한 지 이미 오래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에 따르면, 프랑스의 경우 80개가 넘은 해양치유시설이 연합체를 구성하여 인증시스템을 운영할 정도로 보편화되어 있다. 독일 또한 쿠어오르트(Kurort)라는 치유 휴양지를 중심으로 해양치유사업을 운영한다. 특히 전국에 있는 350개 쿠어오르트 가운데, 10% 가량이 해양치유요법을 시행하고 있을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최근 들어 해양치유산업을 가장 적극적으로 육성하고 있는 나라가 일본이다. 1990년대에 프랑스식 해양요법시설을 도입하면서 해양치유를 산업화한 대표적인 나라라는 평가다. 특히 일본은 미네널 성분이 많이 들어 있는 해양심층수 클러스터를 만들고, 이를 활용한 해양치유상품과 관광 프로그램으로 성장시켰다. 기후가 온화한 오끼나와가 그 중심에 있다.

 

 

최재선

 

최근 우리나라도 해양치유산업 육성에 속도를 내고 있다. 2017년부터 해양치유산업을 집중적으로 키우기 위해 다양한 포석을 깔고 있다. 제일 먼저 충남 태안군, 전남 완도군, 경남 고성군 4곳을 해양치유 협력 지자체로 선정하고, 해양치유지구로 지정했다. 이곳을 거점으로 해양치유산업을 전국적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여기서 한 가지 눈여겨 볼 것을 네곳의 성격이 각각 다르다는 점이다. 이를테면, 태안군의 해양치유공간은 주말·가족 단의 방문객을 고객으로 모시는 레저복합형으로 운영된다. 해조류가 풍부한 완도의 경우는 해양바이오 산업과 연계하여 스포츠 재활에 초점을 두고 있다.

현재 해양치유지구 가운데, 가장 적극적으로 시설을 짓고, 예산 투자를 늘리는 곳이 완도군이다. 고성은 기업체 종사자의 스테레스 해소와 피로회복에 중점을 둔 기업 연계형으로 육성하게 된다. 강원도 울진은 성격이 좀 독특하다. 온천과 산림자원을 한데 묶어 해양-온천-산림 치유를 경험할 수 있는 중장기 체류형으로 꾸며지게 되어서다. 시간적인 여유가 있는 시니어들이 이용하기에 딱 좋다.

 

 

최재선
법과 제도적인 기반도 갖추고 있다. 지난해 1월에 해양치유자원 개발 및 활용에 관한 법률을 제정하여, 시행 중이다. 법률에는 해양치유자원의 조사와 앞으로 5년 동안 시행할 기본계획의 수립에 관한 사항(2020. 1. 시행) 및 해양치유 전문가 및 관련 기업 육성 등 산업화 방안 등이 다양하게 들어 있다. 특히 이 법률에는 해양치유산업을 활성화하는데 필요한 여러 가지 조치를 담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해양치유 특화 어촌 체험마을 육성이나 인근 지역주만 지원사업, 해양치유 프로그램 개발 및 인증 등이 그렇다. 해양치유에 관한 연구ㆍ개발, 인력 양성 및 해양치유서비스의 보급 등을 수행하는 해양치유관리단을 설립하도록 한 것도 눈에 띈다. 해양치유를 하나의 새로운 산업으로 만들고, 국민들에게 지금과는 다른 해양 체험·힐링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할 일은 다 하겠다는 의미다. 해양수산부가 지난해 해양치유 기본계획을 발표하면서 내건 약속이 있다. 2024년까지 해양치유 체험인원 100만명 달성, 연안지역 고용 효과 1,900명 달성 등이다. 정부에서 의욕적으로 추진하는 일이 우리를 얼마나 기쁘게 할지 지켜보고, 지원하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