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USINESS 항만도시의 스마트한 변신, 해양도시재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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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재생사업을 통해 도시의 새로운 변화를 이끌어나가는 (주)싸이트플래닝 한영숙 대표와 함께 항만도시의 변화와 해양도시재생 산업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해양도시재생산업은 미래에 어떻게 변모할 것인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Q.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싸이트플래닝 대표 한영숙입니다. 저희 싸이트플래닝은 공간과 그 속에 사는 사람들의 관계가 윤택할 때 우리의 삶 또한 즐거울 수 있다는 비전을 갖고 지역 전체에 도시 건축을 통합한 공간 계획을 하고 있습니다.
특히 저희 회사가 도시재생, 재개발 분야를 많이 하는데, 이렇게 도시 기존 조직에 있는 중에 쇠퇴하거나 그 기능이 다 한 곳은 들어내고 그곳에 새로운 콘텐츠를 집어넣잖아요. 이때 주변 맥락을 살펴야 합니다. 그동안 이 도시가 성장하면서 연결되어 있는 수많은 사람, 재화, 그리고 도시 기반 인프라 등이 있기 때문에 그것과 잘 연계된 콘텐츠가 딱 들어가서 그 지역을 훨씬 더 건강하고 에너지 넘치게 전환시키는 일을 계속 도전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재생 측면에서도 이런 부분을 더 중요하게 다루고 있습니다.
Q. 그럼 혹시 싸이트플래닝에서는 해양 도시 관련해서 진행하신 사업들을 소개해 주실 수 있을까요?
부산 북항 재개발, 통영 폐조선소 재생사업, 장생포 문화창고 사업, 영도 경제 기반형 도시재생 활성화 계획 등을 진행해오고 있습니다.
< 통영 폐조선소 마스터플랜 >
ⓒ (주)싸이트플래닝
통영 폐조선소 재생사업의 경우 통영의 신아SB 폐조선소를 통영 12공방이라고 해서 나전칠기, 갓 등 통영의 전통 산업들을 전수받고 활성화할 수 있도록 만들었어요. 그리고 통영 예술제를 하는 공간이 바로 인근에 있어서 이 공간과 함께 콤플렉스를 이루면서 문화·예술 산업을 육성시키는 전략 기지로 탄생시켰죠.
그리고 장생포 문화창고 사업의 경우는 울산 고래문화특구 내 위치한 8년간 비어있던 세창 냉동고를 매입하여 지역 산업의 전성기를 실증하는 건물로서의 가치를 보전하며 지역민을 위한 재생 리모델링을 통해 울산시민을 위한 복합문화공간으로 재생시킨 사업입니다.
Q. 같은 해양 도시여도 지역마다 재생사업이 각자 다르게 이루어지네요.
맞아요. 어느 곳은 해양 레저를 특화해야 하고, 또 어느 곳은 수산 부문을 특화해야 되죠. 지역 산업과 연계해 지역 주민들의 욕구, 지역의 미래상 이런 것들을 지역 주민들과 워크숍을 통해서 도출하는 과정을 여러 번 거치죠. 행정과 전문가, 지역 주민이 갖고 있는 생각이 조금씩 다르기도 하지만 그런 생각들을 잘 조율해 내면 해당 지역에 적합한 솔루션이 나오는 거죠.
Q. 그렇다면 일반 지역과 해양을 접한 지역에서 재생사업을 진행할 때 차이점이 있나요?
바다를 접한 지역이 잠재력이 높아요. 도시랑은 다른 풍경을 볼 수 있고, 대도시권 해양과 중소도시 해양, 그리고 농어촌 지역의 소규모 어항은 각각 요구되는 기반 시설, 기능 등이 다 다르죠. 그래서 일반 도심 내에 있는 재생사업 지역보다는 사업목적이나 결괏값이 훨씬 뚜렷합니다. 바다라는 환경적 요건이 굉장히 우수하기 때문에 물을 잘 관리할 수 있는 방법, 철새나 그 지역의 특수한 어종을 관리하기 위한 방법 등이 계속 검토되었던 것 같아요. 강과 바다가 만나는 곳인 기수역이 많잖아요. 기수역은 생태적 민감도가 높기도 하고, 생물 다양성이 높아서 철새 도래지가 되거나 새로운 동물들의 안식처가 돼요. 그래서 오히려 이런 곳은 우리가 어떻게 탄소 중립 시대에 더 친환경적일 수 있을지, 깨끗하게 관리할 수 있을지 고민하게 되는 것 같아요.
이런 생각들이 사업의 테마가 되기도 하죠. 왜냐하면 이렇게 바다가 환경적으로 민감하니, 우리가 보행 시에는 어떻게 해야 할지, 개발을 해야 할 때는 어떻게 해야 할지, 친환경 적으로 재생하려면 수리조선하면서 나오는 폐기물들은 어떻게 관리할지 등 친수공간의 이슈는 환경적인 문제와 분리해서 생각할 수 없죠.
그리고 도심과 해양이 함께 접한 도심지역에서는 오히려 물류 산업공간이 아니라 문화공간, 여가공간으로 만들어 사람이 많이 교류하고 활력적으로 움직이려면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지 고민을 많이 합니다.
Q. 대표님께서 해양도시재생사업의 벤치마킹을 위해서 여러 해외 도시를 다녀오셨다고 들었는데 대표적으로 소개해 주실 만한 도시가 있을까요?
그동안 우리 사회가 모든 것을 높게 구축하는데 과열되어 있지 않았는지 돌아보게 된 시간이었죠. 항상 도시 이슈에서 높이 이야기밖에 안 하거든요. 하지만 시드니는 도입된 기능도 많이 보였지만 도시 지역과 수변 지역을 사람들이 오고 갈 수 있도록 불편함 없이 잘 연결되어 있었어요.
오페라하우스랑 서큘러키에서 도심 크루즈가 오가는 것을 볼 수 있어요. 연안 부두 터미널이 지금 롯데백화점 광복점 옆에 방치되어 있는데, 이렇게 도심 크루즈가 활발히 돌아다니면 너무 재밌지 않을까요?
그래서 이 항만들이 어떻게 하면 사람들이 이곳을 더 걸어 다니면서 즐길 수 있을지 고민이 되었어요. 현대 미술관을 보면 여기는 담이 없어요. 개방형이라 사람들이 잔디에 앉아 있다가 걸어가고, 인근 건물들에서 커피를 마시고 구경하다가 다시 걷다가, 자연 경관을 바라보았다가 다시 도심이 펼쳐지죠. 도심 곳곳에 자연을 채워서 사람들에게 매력적인 도심 공간을 만드는 거예요.
그리고 독일의 하펜시티 사례에서도 배울 점이 참 많았습니다. 설탕 창고를 리모델링해서 오페라 하우스를 만들고, 오페라 하우스 내에 호텔과 아파트도 있어서 놀랐어요. 오페라가 없을 때에도 이 공간은 비워지지 않죠. 그리고 중간에 피어를 설치해서 사람들이 수변부 위를 걸어 다닐 수 있게 하고, 구시가지와 연결해서 쭉 오면 바로 플로팅을 즐길 수 있게 만들고, 통경축을 만들어 광장을 만드는 등 공공 영역을 충분히 확보했죠.
이런 사례들을 보면 우리가 큰 도시계획이나 재생계획을 하기 위해서 땅을 분할하거나 무엇을 만들까, 어떻게 할까 궁리하는데 실제로 시민들은 걸어 다니면서 어떻게 이 모든 것들을 누리고 즐길 수 있게 제공하느냐가 더 중요할 수 있거든요. 그래서 그런 관점으로 우리가 디자인을 더 중시해야 된다는 걸 느낄 수 있었어요.
Q. 수변공간을 시민들이 보행하며 즐길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게 무척 중요해지겠네요. 그럼 미래 해양도시재생사업에서 중요하다고 판단되는 연구나 과제가 있을까요?
우선 도시 관리를 종합적으로 하는 스마트 플랫폼이나 메타버스처럼 디지털 트윈시티 기반 하에서 도시 관리나 디자인을 추진할 필요가 있어요. 교통과 이동 수단 그래서 마스(MasS · Mobility as a Service) 해양 물류 산업에서 많은 고민이 되어가고 있죠. 만약에 내가 시청에 가야 할 일이 생겨서 집에서 시청을 입력하면 시청까지 이동하게 될 루트가 나오겠죠. 지금 나가면 엘리베이터가 와 있고, 내려가면 택시가 도착해 있고 택시가 내려주면 거기서 내려서 이쪽 엘리베이터가 몇 번 출구로 가서 탑승하면 빠르다는 정보가 뜨는 거죠. 이렇게 개인 미디어 디바이스를 통해 쉽고 편하게 이동하는 거죠.
또한 수상 교통 시스템도 굉장히 활성화될 거라고 생각해요. 수상 교통들도 이제 자율 운항을 한다고 하거든요. 그리고 해양의 경우 드론이 가능해요. 그럼 교통수단이 훨씬 다양해지는 거죠. 어떻게 하면 크루즈와 결합을 해서 새로운 도심 교통수단으로 쓸 수 있을지 고민할 필요가 있을 거예요.
Q. 10년 후가 되면 해양 재생사업의 또 다른 테마가 될 수 있겠네요.
네. 그런데 우리가 아직 미래 기술이 확정된 것이 아니라 진행되고 있는 중이어서 확실하게 그렇다고 말씀드릴 수는 없지만, 분명한 것은 앞으로의 스마트 기술은 탄소 중립을 얼마나 실현하는지를 항상 수치화하고 시민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여 우리가 탄소 중립을 실천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게 핵심인 것 같아요. 실천 없는 기술은 우리가 설치하고 사용하지 않는 앱과 똑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산업화 시대의 성장 목표에 맞춰 구축되어온 해양, 항만, 수산업 관련 도시 인프라가 재생사업을 통해 변화하고 있는 사례를 많이 발견할 수 있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사람과 공간이 조화를 이루고, 새로운 기술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여서 바다라는 활짝 열린 공간이 우리의 미래산업을 이끌어 갈 무대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주)싸이트플래닝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