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USINESS 선박 연료의 친환경화, LNG 추진선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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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박 연료의 친환경화, LNG 추진선박
우리 생활 가까이에 있는 자동차는 연료나 용도에 따라 차종을 구분하는 일이 어렵지 않지만, 선박의 분류는 다소 생소하게 느껴집니다. 특히 액화천연가스(LNG, Liquefied Natural Gas)는 배에 실어 운송하기도 하고, 연료로서 배를 추진시키기도 합니다. 오늘은 LNG를 연료로 추진하는 LNG 추진선박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LNG의 수요를 견인하는 키워드는 바로 친환경. 특히 올해부터는 UN 소속 국제해사기구인 IMO의 규정을 맞추지 못하는 선박은 회원국의 항구에 입항하는 것조차 불가능하기 때문에, 마치 자동차 업종에서 전기차와 수소연료전지차가 각광받듯 조선업에서도 LNG 추진선과 같은 친환경 선박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지난해 전 세계 LNG 수요는 전년 대비 12.5% 증가한 3억 5,900만 톤으로, 2040년 LNG 수요가 7억 톤까지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2030년이 되면 국내 건조되는 선박의 60%가 LNG 추진선이 될 것이라는 전망으로, 천연가스 황금시대(Golden Age of Gas)가 바다 위에서 본격적으로 열리는 것입니다.
< 천연가스 이동관 >
ⓒ rawpixel
LNG(Liquefied Natural Gas)란?
LNG란 천연가스를 -162℃의 상태에서 냉각하여 액화하는 과정에서 부피가 1/600로 압축된 것입니다. 정제 과정을 거쳐 순수 메탄의 성분이 매우 높고수분 함량이 없으며, 무색ㆍ투명한 액체로 주성분이 메탄이라는 점에서 LPG와 구별되죠.
LNG는 운반비가 비싸 산지와의 거리에 따라 경제성이 결정됩니다. 우선 LNG는 압력을 가해 액화시키면 부피가 1/600로 줄어들지만 메탄의 비점(沸點)이 -162℃로 낮기 때문에 냉각하여 액화시킨 뒤 특수하게 단열된 전용 탱크로 유전지대에서 반출됩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해외 천연가스 산지의 LNG 공장에서 액화시킨 것을 LNG 선으로 도입하고, 이를 LNG 공장에서 기체화시킨 후에 파이프를 통해 발전소나 수용가에 공급하고 있습니다.
LNG는 기화할 때의 냉열 에너지를 전력으로 회수할 수 있으며, 또 식품의 냉동 등에도 이용합니다. 1950년대 이후 도시가스가 석탄가스에서 천연가스로 전환되면서 현재 도시가스로 주로 사용되고 있으며, 전력·공업용으로도 이용되고 있습니다.
< CMACGM 대형 LNG추진선 >
ⓒ 한국조선해양
LNG 추진선박이 왜 뜨고 있나?
에너지를 얻기 위해서 석탄이나 석유를 연소시킬 때 다양한 종류의 배출가스가 나오게 됩니다. 이 중 이산화탄소(CO2), 황산화물(SOx), 질소산화물(NOx) 등 이러한 배출가스가 최근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미세먼지와 지구온난화의 주범들이죠.
대형 선박의 주 연료인 벙커C유는 황산화물, 질소산화물, 이산화탄소 등의 함유도가 높은 편에 속합니다.
반면 LNG는 기존 연료 대비 황산화물 99%, 질소산화물 90%, 이산화탄소 30%를 배출 저감하는 효과가 있는 친환경 연료입니다. 벙커C유와 대등한 수준의 연비에 가격 또한 저렴하죠. 천연가스를 연소하는 경우 미세먼지와 유해 배출가스 양이 많이 줄어들어 좀 더 친환경적인 천연가스의 사용이 많아진 것입니다. 지금까지 석유 사용량이 많아 잔존량이 적은 데 비해, 천연가스는 아직도 100년 이상 사용할 수 있을 정도의 충분한 양이 매장되어 있다는 것도 매력적인 부분입니다.
특히, 국제해사기구(IMO)에서 2020년부터 선박 연료의 황산화물 함유기준을 기존 3.5%에서 0.5%로 강화함에 따라 고유황유를 대신해 LNG를 사용하거나, 집진기를 설치하거나, 값비싼 고급 기름인 MDO/MGO 등 초저유황유로 대체하는 방법을 선택해야 합니다.
이 중 LNG 연료 사용이 대세입니다. LNG는 미세먼지 및 황산화물의 배출은 거의 없고, 질소환화물은 40~70%, 이산화탄소는 약 25%가 적게 배출되는 것으로 조사됐기 때문입니다. 물론 LNG를 쓰지 않고 저유황유를 사용해 이 기준을 충족할 방법은 있습니다. 하지만 원료가격이 높아 선박 운영비를 높일 수 있고, 탈황 설비는 설치비용이 높은 데다 거대한 크기 때문에 공간에 제약이 있을 경우 선박에 설치가 어려울 수도 있죠. 또한 일부 국가에서는 탈황 설비 장착 선박을 제한하기도 합니다.
또한 국제해사기구에서 에너지 효율 계산 지침(EEXI) 규제의 도입을 2023년으로 확정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에너지 효율 계산 지침 규제는 선박의 운항 과정에서 배출되는 탄소의 양을 2008년 배출량의 평균보다 2025년 30%, 2030년 40%, 2050년 70% 줄이는 해상 환경규제인데, EEXI 규제가 도입되면 기존의 석유연료 추진선 대부분이 LNG 등 가스연료 추진선으로 변경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에 대한 반사이익으로 2023년 전후가 아니라 2030년 전후로도 국내 조선 3사에 대규모 호재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해당 규제에 따르면 2030년부터 선박에 별도의 에너지 절감장치(ESD)를 반드시 설치해야 하기 때문에 2030년부터는 기존에 건조된 LNG 추진선도 새로운 LNG 추진선으로 교체를 해야만 하기 때문이죠.
LNG 추진선은 글로벌 조선사들 가운데 국내 조선 3사가 건조 능력이 가장 뛰어난 것으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국내 조선업계의 강력한 라이벌로 불리는 중국 업체들보다 기술력이 몇 년가량 앞섰다는 평가를 듣고 있기 때문인데, 실제 국내 조선3사가 2020년 들어 10월까지 수주한 선박의 45%가 LNG를 연료로 활용할 수 있는 이중연료 추진선인 것으로 파악됩니다.
EEXI 규제가 도입되는 내년 하반기부터 국내 조선 3사로 꼽히는 한국조선해양,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에 대규모 LNG 추진선 일감이 밀려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선박 발주에서 선주에게 인도하기까지 2년이 넘게 걸린다는 점을 고려하면 내년 하반기부터 선박을 발주하는 선주가 많을 것이라는 분석이죠.
< 브르타뉴페리의 하이브리드 LNG선박 조감도 >
ⓒ 가스신문(22.05.30)
LNG 추진선박의 미래
국제해사기구의 규제들로 인해 노후선들의 폐선 속도는 계속 앞당겨질 것이고, 규제를 충족시킬 수 있는 선박추진연료에 대한 수요가 급증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향후 규제조건을 맞추기 위해서는 기존의 벙커C유와 스크러버로는 불가능하기 때문에 LNG가 유력한 연료로 인정받고 있는 분위기입니다.
물론 LNG도 화석연료라는 한계가 있긴 하지만 현존 선박 연료 중에는 강화된 규제를 충족시키기에 효율적이라는 평가입니다. 물론 메탄올, 에탄올, 수소 등 대체연료 역시 검토되고 있긴 하지만 기술적 문제와 경제성 문제 등 넘어야 할 산이 많기 때문에 LNG가 새로운 선박추진연료로 각광받고 있습니다.
물론 LNG를 과도기적 연료로 보는 시각 역시 존재합니다. 작년부터 시작된 IMO2020이 2008년 대비 CO2 배출을 40% 줄이는 IMO2030을 거쳐, 70% 줄이는 IMO2050까지 가게 되면 수소가 기존의 화석연료를 대체하는 탄소 제로화 사회가 도래할 것이기 때문이죠. 하지만 그날이 오기까지 최소한 향후 10년, 아니 30년을 대표할 친환경 선박이 LNG 추진선이 될 것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어 보입니다. ⓒ 에너지 신문, LNG추진선박·벙커링이 미래 경쟁력이다 ⓒ 포스코 뉴스룸, 친환경 LNG추진선, 포스코는 출항 준비 완료! ⓒ RAWPIXEL
좋은 정신에 좋은 일들이 찾아온다고 믿는 물류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