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치유의 바다, 해양치유 체험 프로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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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이라는 도시의 매력적인 공간을 소개하고 공간을 경험할 수 있는 체험을 만드는 나의 일은 코로나로 인해서 멈추게 되었다. 여행이 멈췄다는 것은 호기심이라는 인간의 ‘욕망’과 생명을 위협하는 신종바이러스에 대한 ‘두려움’ 사이에서 두려움의 크기가 너무나도 크다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곳, 폐쇄된 공간을 가지 않으려 했고, 안전한 공간에 머무르며 안심할 수 있는 공간을 찾아내거나 만들어 내기도 했다.
2021년 4월 22일 ‘지구의 날’에 섬을 하나 만들었다. 나에게 집중할 수 있는 자연의 공간이며, 코로나도 환경오염도 없이 건강하고 깨끗하게 지켜나가는 곳. 그곳을 ‘코코 아일랜드’라고 이름 붙였다.
Ⓒ Unsplash
나에게 집중하는 시간을 내가 좋아하는 자연 공간에서 보내는 것, 그만큼 좋은 휴식과 치유의 시간이 있을까? 좋아하는 자연의 공간을 모으니 바다도 있고 그곳은 마치 하나의 섬과도 같았다. 오늘 나의 작은 섬 동쪽에는 회동수원지와 같이 잔잔한 호수와 숲길을 따라서 아침 산책을 하고, 오후에는 북쪽 산속을 트레킹 한 후 바다를 내려다보며 노천온천을, 저녁 무렵 서쪽에는 다대포처럼 고운 모래와 일몰이 아름다운 곳에서 해변 요가를 즐기는 ‘맞춤형 나만의 섬’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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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의 해양치유 체험프로그램 운영을 맡게 된 것은 자연친화 활동 브랜드인 코코아일랜드의 방향성과 맞았고, 바다에서 체험하게 될 액티비티를 통해서 많은 사람들이 좋은 에너지를 얻어 갈 수 있을 거라고 확신했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나는 100일 운동 챌린지와 미라클 모닝 인증 등의 자기개발에 꽤나 열심이었고, 그를 통해서 운동을 좋아하고 즐기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것을 체감했기 때문에, 이전에는 경험하지 못했던 이색 체험과 야외공간이라는 개방성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만하다고 생각했다.
해양치유란 심신 건강과 행복한 삶을 위해 해양 치유 자원을 활용하여 ‘예방-치료-치료 후 관리’과정에서 이뤄지는 일련의 행위를 말하며, 부산 해양치유 체험프로그램은 아름다운 부산의 해양경관을 눈으로 즐기고, 해변에서 진행되는 체험 프로그램을 통해서 자연스럽게 해양기후를 호흡하게 된다. 해변은 육지에 비해 미세먼지가 적고, 부서지는 파도가 만드는 작은 입자인 에어로졸에 포함된 염류는 세균 발육 저지 작용을 하기 때문에 호흡기 감염 치료에 효과적이다.
부산은 누가 뭐래도 바다의 도시이고, 해양과 관련된 산업 및 활동 또한 활발하다. 여름 성수기 해변 위 수많은 파라솔과 피서객들을 통해 우리가 부산의 여름 바다를 즐기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렇다면 비수기의 해변에서 우리가 즐길 수 있는 활동은 무엇일까?
< 부산시와 함께한 부산해양치유프로그램 포스터 >
Ⓒ 코코아일랜드
부산시는 봄과 가을에 운영되는 해양 치유 프로그램을 통해서 4계절 내내 즐길 거리가 풍족한 부산 해양관광 환경 형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해양 치유 체험프로그램은 7, 8월 성수기를 제외한 4, 5, 6월과 9, 10월에 운영된다. 작년에 노르딕 워킹과 선셋 필라테스를 선보였고, 올해는 싱잉볼 명상요가를 추가해서 2022년에는 총 3개 프로그램을 체험할 수 있다. 체험 장소도 부산 시내 7개의 해수욕장과 영도 아미르공원, 수영강 나루공원까지 총 9개의 장소를 순환하며 운영하고 있다.
< 다대포에서 진행한 노르딕워킹 >
Ⓒ 코코아일랜드
체험 프로그램 중 노르딕 워킹(Nordic Walking)은 북유럽에서 시작된 폴을 이용한 걷기 운동으로 지도자와 함께 교육이 진행된다. 두 손에 폴을 장착하여 앞으로 걸어가면서 폴은 뒤로 밀어주는 운동 방식은 관절을 보호하면서 허리를 바로 세워주며, 전신의 근육을 움직이게 한다. 새로운 걷기 방법을 익히고 폴과 함께 해변을 걷다 보면 체험 시간 1시간이 순식간에 지나감을 느끼게 된다.
< 다대포에서 진행한 선셋 필라테스 >
Ⓒ 코코아일랜드
아름다운 일몰시간의 해변을 즐길 수 있는 방법으로 선셋 필라테스(Sunset Pilates)가 있다. 호흡과 함께 몸의 균형을 잡아가며 코어근육을 강화하는 운동이다. 근육을 이완하고 수축하며 시원하게 몸을 움직였다면, 운동 후에는 해가 저무는 해변의 하늘과 바다를 배경으로 인생 샷을 담아 갈 수 있다는 게 이 체험의 또 다른 매력이다.
< 송정해수욕장에서 진행한 싱잉볼 명상 >
Ⓒ 쏠레미오
싱잉볼(Singing Bowl)은 노래하는 그릇이라는 뜻을 가진 명상의 도구이자 치유의 도구이다. 그릇과 같은 형태를 가지고 있으며, 여러 가지 금속을 녹여서 만든다. 각 금속이 가진 고유의 음역이 있기에 단일 금속에서 나는 소리와는 다르게 다양한 울림과 진동을 느낄 수 있다.
개인별로 싱잉볼을 체험하고 명상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으며, 요가 동작을 통해서 내 의식과 몸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도 함께 제공한다. 내 손위에 올려진 싱잉볼에서 느껴지는 진동과 맑고 청아하게 울리는 소리는 내 몸을 지나 바다로 퍼지며, 아름다운 연주가 되어 내게 돌아온다.
작년 4월 말 프로그램 사전예약 신청 창구가 열리자, 1주일도 안 돼서 90% 이상 예약이 완료되었다. 해양 치유 프로그램이 뭔지 잘 알려지지 않았음에도, 해변에서 운동하는 프로그램을 진행한다고 하니 사람들은 안전한 장소와 건강한 활동을 믿고 와주셨다. 2021년도 총 35회 400명이 넘는 분들이 참가하셨고, 만족도 또한 95점으로 높은 점수를 받았다. 2022년 올해도 사전 예약 매진된 프로그램도 많았고, 상반기 일정 종료를 앞둔 시점에서, 현재 참가자 600명이 넘었으며, 하반기 운영을 마치면 총 1,000명이 넘을 것으로 보인다.
< 광안리에서 열린 노르딕워킹 >
Ⓒ 코코아일랜드
해양 치유 프로그램을 통해서 누구는 괜히 눈물이 나서 나를 더 사랑하게 되었고, 내 몸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의 소중함을 느꼈으며, 일주일간의 스트레스가 날아가는 개운함을 얻어 갔다. 자연이 우리에게 허락해 주는 소중한 시간과 공간을 어떻게 느끼는가는 개인에게 달려있다. 누군가는 해변의 모래가 성가셔서 계속 털고 있고, 강한 햇빛과 바람은 우리를 힘들게 하기도 하니까.
부산의 7개 해변은 각기 다른 매력과 자원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해양 치유 프로그램을 더 매력적으로 즐기는 방법도 다르다. 2년간 해양 치유 프로그램을 운영한 경험으로 장소별로 추천하고 싶은 프로그램과 시간이 있다. 임랑은 한적한 평일 오전의 해변이 매력적인 곳, 일광은 해변보다는 갈맷길을 따라 걷고 지역 음식과 결합한 프로그램을, 송정과 해운대, 광안리는 인기도와 접근성이 좋아서 이른 아침과 늦은 오후 시간대의 프로그램을, 트레킹과 음식을 연계하는 송도, 다대포는 무엇이든 가능한 곳이다.
부산시에서는 내년에는 찾아가는 해양 치유 프로그램을 운영하여 더 많은 시민들에게 참여기회를 제공하고 해양 치유 도시 부산을 알리려는 계획을 하고 있다고 한다. 참가자들이 주신 의견을 반영하여 해양 치유 프로그램은 더 멋지게 보완될 것이고, 새롭게 추가될 프로그램도 생길 것이다. 일상 속에서 현지인들이 즐기는 문화는 자연스럽게 외지인들과 외국인들에게도 경험하고 싶은 문화이자 관광 콘텐츠가 된다. ‘바다의 도시, 부산’에 가면 할 수 있는 액티비티 프로그램들이 더 늘어나고 상시 운영되는 브랜드가 되고, 진정 바다를 즐기고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넘쳐나는 도시를 바래본다. Ⓒ 재구성 : 부산연구원. ‘부산지역 해양치유자원 발굴에 따른 활용방안’ 보고서 Ⓒ “기후요법 기후와 날씨로 질병을 치료하다”, 시그니처매거진, 2020.09.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