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USINESS '바다 지키기' 이룰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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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해양생물들의 보금자리인 바다, 이곳에는 약 21만 종의 해양생물이 살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그리고 건강한 해양생태계를유지하기 위해서는 해양생물 다양성이 유지되어야 한다. 그러나 무분별하게 이루어지는 어획과 해양 쓰레기등으로 인한 환경 파괴로 인해 해양생물의 10~15%는 멸종 위기에 처해 있다. 이러한 해양생물을 보호하기 위해 올해 UN에서 공해해양생물다양성보전(BBNJ, Biological diversity of areas Beyond National Jurisdiction) 협약을맺기 위한 회의를 열었다.
<그린피스가 해양생물다양성보전 협약의 회의를 앞두고 해양보호 메시지를 전한 행사 사진>
이번 회의는 2018년에 처음 열려 이번이 다섯 번째이다. 168개의 회원국이 해양생물을 보호하기 위해 2주간 정부 간 회의를 진행하였다. 논의된 주요 내용은 총 네 가지로, ‘공해’의 일부를 해양보호구역으로 지정하는 것을 주요하게 다루었고 공해에서의 환경영향평가 기준, 개발도상국의 경제 지원 문제, 해양 유전 자원과 이로부터 발생하는 이익의 공유 문제에 대해 다루었다. 그러나 아쉽게도 이번 BBNJ 협약을 위한 회의는 합의를 도출하지 못한 채 마무리되었다고 한다. 그렇다면 왜 이번 회의가 중요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결렬되었는지에 대해 살펴보자.
먼저, 이번 회의에서 등장하는 용어인 ‘공해’란 국제법상 어느 나라의 영역에도 속하지 않고 모든 국가에 개방되어 있는 바다를 의미한다. 즉, 영해와 배타적 경제수역 외곽에 존재하는 바다이다. 세계 바다의 약 61%가 공해이고 다양한 해양생물들이 살아가고 있는데, 그 넓은 공해 중에서 해양보호구역으로 설정된 곳은 1.2%에 불과하다. 특히 공해는 모든 국가에 개방되어 있기 때문에 해양생물을 무분별하게 포획하여 생태계가 파괴되는 문제가 있었다. 또한 NASA(미국 항공우주국)에 따르면 지구 표면의 70%를 덮고 있는 바다는 수십 년간 온실가스 배출로 인해 발생한 열의 90%를 흡수해왔다고 한다. 따라서 해양 환경이 파괴되며 많은 해양생물이 멸종 위기에 처하게 되었다.
이렇게 바다의 대부분을 차지하지만 보호를 제대로 받지 못하는 공해를 지켜야 할 필요성을 느끼게 되면서, 많은 나라들은 2030년까지 해양 보호에 필요한 최소 기준인 공해의 30%를 해양보호구역으로 지정하고 법적 구속력이 있게 보호하자는 ‘30X30’ 목표를 세웠었다. 그리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것이 이번 BBNJ 협약과 회의의 목표였기 때문에 이번 회의가 중요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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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크게 두 가지 이유로 인해 BBNJ 협약은 체결에 실패하였다. 첫 번째로, 해양 유전 자원과 이로부터 발생하는 이익의 공유 문제 때문이었는데, 이번 회의에서는 여러 국가들이 규칙을 해양 유전 자원을 활용한 연구와 개발을 함께하고 이로부터 발생하는 이익과 책임을 모든 나라가 나눠가지는 것을 논의하였다. 그러나 선진국이 개발도상국과 이익을 나누고 싶지 않다는 입장을 보이며 합의는 결렬되었다. 그리고 두 번째로, 국가 간 정치적 문제가 BBNJ 협약을 위한 이번 회의에 영향을 미쳤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와 서방 국가 간의 관계가 악화됨에 따라 러시아가 BBNJ 협약을 체결하는 일에 아예 참여하지 않은 것이다. 따라서 주요국이 참여하지 않게 되자 협약 체결을 빠르게 진행시키기가 어려웠다.
올해 말까지 협약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였으나 이번 회의가 실패로 끝나며 협약을 체결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BBNJ 비상 회의를 마련하여 중단된 회의를 재개할 수는 있지만 각국의 스케줄이 너무 빠듯해 서로 모일 시간조차 없기 때문이다. 환경단체들은 자국의 경제적 이익만 생각하고 해양을 보호하기 위한 협약에는 관심이 없는 현 상황을 비판하였고 파괴되는 해양 환경에 대한 우려를 표하였다. 미래의 해양 환경을 위하여 국제적인 노력은 필수적이다. BBNJ 협약과 같은 움직임이 부진한 지금, 더 많은 이들의 관심이 필요하다. 개인의 관심이 모여 국가와 세계를 움직일 것이다. 부디 눈앞의 이익만을 보지 말고 장기적인 환경 및 자원 보전에 대해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
생명과학부에 재학 중이며 해양 생명 자원의 활용에 대해 관심이 많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