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USINESS 해양레저 디자인, 새로운 산업의 시작
페이지 정보
본문
해양수도 부산에서 해양디자인의 다양한 갈래를 펼치며 요트, 보트, 선박 침수 비상사다리 등 해양레저 제품부터 해양 안전 제품까지 디자인 및 개발하여 전문성을 키워가고 있는 크리에이티브퍼스 신홍우 대표를 만나보았다.
Q. 해양디자인이 최근 주목받고 있습니다. 해양디자인은 어떤 분야이고, 왜 주목받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해양디자인은 마린디자인이라고도 표현되는데 국내에서는 해양에서 바라보고 접해있는 모든 해양환경 요소에 포함될 수 있는 디자인을 다 해양디자인이라고 하는데 등대, 어선, 방파제, 조형물, 어촌 인터페이스 등 어촌 관련 문화와 선박, 레저 등 매우 광범위한 분야가 포함되어 있어요.
과거 해양은 선박, 조선, 물류 등 산업적 측면에서 많이 주목받았고, 이미 우리 대한민국은 산업적 측면에서 높은 위상을 세계적으로 차지하고 있었고, 세계적인 트렌드 변화로 인해 해양의 의미, 해양의 다양한 요소들을 활용한 디자인들이 점차 주목받고 있습니다. 해양레저 산업의 경우 유럽, 미국, 호주 등에 비해선 50% 미만의 수준에 위치해 있어 좀 더 기술 개발이 필요하긴 하지만, 한국의 특성상 아마 곧 해외의 국가들을 따라갈 수 있지 않을까 하고 기대가 됩니다.
Q. 크리에이티브퍼스에서 해양안전을 위한 디자인 제품으로 Rescue Axis Stairs(선박 침수 비상사다리)를 디자인하셨다고 들었는데, 어떤 제품일까요? 그리고 개발하시면서 가장 고려하셨던 점은요?
<크리에이티브퍼스에서 개발한 Rescue Axis Stairs(선박 침수 비상사다리)>
ⓒ 크리에이티브퍼스
Rescue Axis Stairs는 선박이 침수했을 때 탈출을 위해 디자인 및 제작한 비상 사다리입니다. 2014년 국민들을 슬픔에 잠기게 한 세월호 사건은 해양 안전에 대해 다시 한번 되돌아보고 책임감을 가지게 한 사건입니다. 이런 사건이 또 발생하지 않는 것이 가장 좋겠지만, 향후 선박 침수가 일어나더라도 승객들이 생존할 수 있는 방안을 고려하다가 개발하게 되었습니다.
선박 좌초 시 배가 옆으로 눕게 되어 기존 선내의 문들이 천장으로 올라가게 됩니다. 그래서 저는 출입문 아래에 비상 사다리를 매립하여 일반 출입문으로 사용하다가 해양 사고가 일어나면 수평감지센서가 기울기를 감지하다가 일정 각도에서 자동으로 잠금이 해제되고 사다리가 펼쳐져 승객들이 탈출할 수 있도록 돕는 제품을 개발했습니다.
개발하면서 가장 고려한 점은 현실적으로 상용화가 가능하고, 기존 선박에 즉시 설치가 가능하도록 제작하는 것이었어요. 이런 제품을 설치하려면 선박을 리모델링해야 하므로, 국내외 다양한 선박들에 설치가 가능한지 분석해야 했고요. 수많은 노력 끝에 Rescue Axis Stairs 개발에 성공하여 산업통상부장관상, 아이에프 디자인 어워드(IF Design Award),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Red Dot Design Award) 등 다양한 분야에서 수상하게 되었습니다.
Q. 크리에이티브퍼스에서는 해양안전 디자인 분야뿐만 아니라 해양레저 디자인 분야에서도 여러 성과를 가지셨다고 들었는데 소개해 주실 수 있을까요?
저희가 기존에는 IT, 가전, 제품 등 공업디자인 분야를 진행하고 있었어요. 2017년부터 해양 모빌리티적 관점을 중점적으로 다뤄보자고 의견을 모으게 되었고 다양한 해양제품 수요를 파악 및 디자인해나가고 있습니다. 현재는 사업 비즈니스 모델의 6-70% 해양디자인으로 잡고 있어요.
<크리에이티브퍼스에서 디자인한 40FT급 카타마란 레저보트>
ⓒ 크리에이티브퍼스
<‘스피드’를 시각화하여 제작한 해양레저용 고속단정>
ⓒ 크리에이티브퍼스
해양 모빌리티 분야에서 어떤 분야를 가장 우리가 잘 개발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국내의 해양레저 제품은 대부분 해외 수입에 의존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고급형 보트 90%가 일본, 미국, 유럽에서 들어오는 상황이고 제트스키도 일본에 수입을 의존하는 등 마찬가지였죠. 국내 기술로 디자인적으로도 아름다운 해양레저 제품들을 개발한다면 국내 기업들의 경영 수지 개선, 신규 고용 창출을 기대할 수 있고 친환경 소재 및 공법을 적용하는 등 지속 가능한 해양디자인 산업의 미래를 위해 성장할 수 이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확신했습니다.
이후 차량 내 수납이 가능한 1인용 낚시보트, 해양레저용 고속단정, 40ft 카타마란 레저보트 등 해양레저 시장에서 안전은 물론 디자인적 아름다움까지 충족시킨 제품들을 개발했습니다. 해양레저용 고속단정의 경우 현재 고속단정의 수요가 급격히 증가함에도 불구하고 고급 레저 목적의 고속단정은 80% 이상 수입에 의존하고 있었습니다. 해외 제품에 비해 20% 정도 저렴하면서 ‘스피드’를 시각화하여 유려한 선이 특징인 고속단정의 경우 일본 BSS인터내셔널 세일링 요트학교에 납품을 확정하는 등 많은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향후에는 저희가 직접 조선소를 운영하며 디자인뿐 아니라, 선박 건조 및 해양레저용품 판매까지 운영하며 해양레저 디자인의 부흥을 이끌 계획도 가지고 있습니다.
Q. 해양레저 디자인 산업의 부흥을 위해 더 필요한 제도나 바램이 있을까요?
우선 해양디자인산업을 향한 정부, 조선업계의 관심과 전문 인력 양성 분야가 시급해 보입니다. 정부 및 조선업계에서 현재 가장 관심을 두고 있는 분야는 탄소중립과 전기추진선박, 암모니아 선박 등 친환경 선박 개발입니다. 물론 탈탄소를 위한 친환경 정책에는 저도 동의하지만 레저 수준에서 대한민국은 많이 뒤처져있는 편이기도 하죠. 한국 정도의 GDP면 해양레저에 대한 부분도 함께 고민되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조선소의 입장에서는 미려한 디자인 보다는 직선적 디자인의 선박에 더 관심을 기울입니다. 왜냐하면 가격, 효율성, 건조기간, 생산성 등 현실적 여건에 부딪히기 때문이죠. 그래서 중소 조선소에서 가진 장인 정신과 디자인적 측면에 함께 어우러진다면 더욱 다양한 디자인 선박들이 탄생하지 않을까요?
마지막으로 부경대학교 마린융합대학원 등 관련 전문가 양성 과정이 있지만, 해양디자인, 해양안전에 관한 전문 인력을 양성하기 위한 과정이 아직은 많이 부족한 실정입니다. 또한 관련 자격증도 부재하고요. 해양레저 분야의 발전을 위해서 사람들이 관심을 가질 수 있는 계기가 많아지고 전문가들도 더욱 많이 탄생하면 좋겠습니다.
Q. 마지막으로 독자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바다에 근접한 부산은 해양디자인 산업이 더욱 많은 방향성을 모색하고 활기를 띨 수 있는 우수한 지리적 여건을 지니고 있습니다. 현재 부산에서 해양레저 디자인 기업체 수가 많지는 않지만, 부산에 있는 기업들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분야인 만큼 더 많은 기업들이 함께 해양디자인 산업을 이끌어나가고 부산은 해양디자인 산업의 전투기지가 되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