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USINESS 부산형 씨푸드테크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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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융합’은 사전적으로 ‘다른 종류의 것이 녹아서 서로 구별이 없게 하나로 합하여지거나 그렇게 만듦. 또는 그런 일’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 ‘푸드테크(Food-Tech)’는 ‘식품(Food)’과 ‘기술(Technology)’의 융합어이다. 우리의 먹거리와 혁신기술이 서로 더하고 곱해져 ‘푸드테크(Food-Tech)’가 탄생했고, 코로나19 이후 인류는 기후·환경문제를 더욱 체감하면서 ‘지속가 능발전(SDGs)’이라는 해법을 찾기 위해 푸드테크(Food-Tech)에 대한 관심이 재집중되었다.
기후·환경적 측면에서 보면, 지구 온실가스 배출량의 주요 요인 중 첫 번째가 에너지 생산, 두 번째는 제조업, 세 번째가 식품산업이다. 세계 농지의 80% 이상은 축산업에 사용되면서 지구 환경에 엄청난 부하로 작용(쇠고기 1㎏ 생산 시 사료 24㎏, 물 1.5만 ℓ 소요)하고 있고, 2050년 세계 인구는 지금 대비 2배 이상의 육류를 소비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하니 문제가 심각하다. 그리고 전 세계 식량 총생산량의 1/3에 해당하는 10억 톤 이상의 식량이 매년 쓰레기로 버려지고 있고, 이와는 달리 코로나19 대유행 이전 세계 인구의 8.9%인 6.9억 명은 영양실조 상태1)라고 하니 정말 모순적인 상황이다. 세계 식량 시스템은 2050년까지 100억 명 이상의 세계 인구를 먹여 살리면서 기아를 종식시키고 건강에 해로운 식단을 해결하기 위해 근본적인 전환이 필요하다.
푸드테크에 관심이 재조명되게 된 또 다른 요인은 바로 기술이다. 4차 산업혁명의 주요 기술은 물리학기술, 디지털기술, 생물학기술 이렇게 크게 3분야로 구분할 수 있고, 이에 해당하는 드론, 자율주행, 3D 프린팅, 로봇, 빅데이터, IoT, AI, 유전공학 등은 기존에 실현되기 어려웠던 식품과학에 새로운 미래를 열 수 있도록 해주었다.
그러면 ‘씨푸드테크(Sea Food-Tech)’는 ‘수산식품(Sea Food)’과 ‘기술(Technology)’의 융합어로 보면 이해하기 쉽겠다. 앞서의 환경․기술적 요인과 함께 해양수산부의 ‘코로나19 이후 대응’2)과 ‘수산식품산업의 미래유망 신사업화’3) 등 최근 정책동향을 살펴보면, 씨푸드테크산업의 육성과 성장을 필수로 하는 전략 및 추진사업이 담겨있는 것을 알 수 있다.
1) FAO·IFAD·UNICEF·WFP·WHO(2020) 발췌
2) “해양수산분야 한국판 뉴딜 등 코로나19 이후 대응 추진”(2020.07.)을 위해 제시한 전략에서는 한국판 뉴딜과 연계한 6대 전략과 18개 추진과제를 제시, 디지털·친환경·비대면 경제로의 전환은 수산식품산업의 지속가능발전을 위한 측면에서 매우 중요하다고 언급
3)“제1차 수산식품산업육성 기본계획”(2021.03.)은 소비자 맞춤형(품질·안전)으로 경제에 기여하는 수산식품산업으로의 육성을 위해 4대 전략과 12개 추진과제 제시, 추진과제 중 ‘미래유망 수산식품의 신사업화 지원’에서 ‘푸드테크산업 육성’을 주요 내용으로 기획·추진
< 씨푸드테크산업의 부상 >
‘부산형 씨푸드테크산업’에서 ‘부산형’이란 푸드테크 중 수산식품을 대상으로 한 ‘씨푸드테크’를, ‘수산식품산업 가치사슬 전단계가 집적되어 있는 지역’이라는 강점과 ‘수산식품산업의 가치사슬 선순환 체계 구축’이라는 지향점을 반영하여 개념을 정립했다. 특히, 산업의 집중 육성과 지원 차원에서 ‘신산업’ 개념으로 접근하였다. 부산형 씨푸드테크산업은 ‘산업 생명주기 상 태동기·도입기에 해당되며, 수산식품산업의 가치사슬 전반에 걸쳐 신기술·아이디어와의 융복합화·혁신으로 향후 고성장이 예견되는 산업’으로 정의한 것이다.
< 부산형 씨푸드테크산업의 개념 정립 >
부산의 수산식품산업은 우리나라에서 제1의 위상을 확보하고 있지만, 영세성, 보수성, 저부가가치 등의 문제로 인해 위축되고 있고, 이러한 측면에서 지역 수산식품산업의 가치사슬 전반에 혁신기술을 융․복합화한 씨푸드테크산업의 생태계 조성이 시급한 상황이다.
한국은행(2020)의 지역산업연관표와 EU(2016)의 세계산업연관표를 이용하여 정량적으로 분석해 본 부산의 수산식품산업은 산출액(1위), 부가가치액(2위), 취업자 수(3위) 등 절대적 규모는 17개 시도 중 상위권을 점하고, 입지계수(LQ)또한 매우 높은 수준으로 지역의 ‘기반(특화)산업’임을 알 수 있다. 반면, 부가가치율은 전국 9위, 노동 의존적 성향이 강하고, 원료 및 부자재 등 중간재 투입이 많은 저부가가치형 산업으로 분석되었다. 지역 수산식품산업의 가공 단계에 식품 원료로 투입되는 수산물가공품의 높은 수입 의존도도 문제점으로 나타났다. 혁신기술(의약, 전자기기, 정밀기기, 정보·통신, 소프트웨어, R&D·과학기술 부문 합계)의 중간투입률은 1.1% 수준에 불과하고, 선진 수산국인 노르웨이의 생산(어로·양식어업) 단계에 투입되는 ‘R&D·과학기술’ 부문만의 중간투입률이 3.06%(세계 1위, 미국 2.23%, 2위)임을 볼 때, 세계 주요 수산국과의 기술 투입률 격차 및 타 지역과 수입에 대한 높은 기술 의존도 등 혁신기술과의 융복합화 및 지역 역량은 상대적으로 미흡한 수준이다.
< 세계 주요 수산국의 생산(어로·양식) 단계 ‘R&D·과학기술’ 중간투입률(%) >
주 : 주요 선진수산국은 EU(2016) ′14년 WIOT를, 부산은 한국은행(2020) ′15년 지역산업연관표(IRIO)를 이용하여 분석·작성
ⓒ 이선영 외(2021) 재구성
부산 수산식품산업의 자급률 향상과 미래 산업화를 위해 수산식품산업의 가치사슬 중 첫 단계인 생산 부문의 씨푸드테크 동향과 사례를 ‘스마트양식’과 ‘대체단백질식품(해조류 기반의 식물육·식물어육 및 수산물 기반의 배양어육)’ 중심으로 보면, 먼저 양식업은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식품 생산형태 중 하나이며, 주요 양식 국가인 노르웨이, 일본, 중국, 미국 등은 이미 자동화·무인화 가능한 스마트양식 첨단기술을 개발해 양식업에 적용하고 있는 상황이다. 우리나라는 「양식산업발전법」 제정에 따라 제도적 기반을 마련, 해양수산부는 ‘스마트양식 클러스터 조성사업’을 부산 기장군, 경남 고성군, 전남 신안군, 강원 강릉시·양양군, 경북 포항시 등 5개 지역을 사업지로 선정하여 추진 중이다.
< 모위(Mowi)의 4차 산업혁명, ‘Mowi 4.0’ >
ⓒ 모위(Mowi)(https://mowi.com/), Mowi. Business and Strategy update. 2021.
대체 단백질식품은 스타트업의 성공적 성장과 코로나19 이후 건강, 환경, 동물복지 등 지속가능성에 대한 세계적 관심으로 소비가 확대되면서 대중화에 가속도가 붙었다. 대체 단백질식품 중 육상식물 기반의 식물어육은 참치, 연어 등을 중심으로 다수의 제품이 판매 중이나, 해조류를 단백질의 주원료로 이용한 사례는 적고, 이 중 씨모어(Seamore)의 식물육 베이컨과 캐비아트(Cavi-art)의 식물어란 캐비어 등이 대표적이다. 배양육은 친환경·안전성·동물복지 등 미래 유망 식품자원으로 평가, 대량 배양 기술 및 세포의 근육 조직화 기술 등 효율적인 배양 기술은 미숙한 초기 단계의 신산업이며, 블루날루(풀무원과 업무협약), 와일드타입, 시옥미트 등 세계 배양어육 스타트업은 규모의 경제 실현을 위해 사업을 확대 추진 중에 있다.
< 해조류 기반 식물육·식물어육(란) : 기업별 브랜드 및 제품 >
ⓒ 씨모어(https://www.seamorefood.com/), 캐비아트(https://caviart.com/)
< 블루날루(BlueNalu)의 배양어육 제조과정>
ⓒ World Economic Forum. The top 10 emerging technologies for 2018. 2018, 블루날루(BlueNalu)(https://www.bluenalu.com/)
부산형 씨푸드테크산업의 육성을 위해서는 수산식품산업의 수요 변화와 기술발전 속도에 대응한 연구개발 관련 투자 확대, 규제 정비와 전후방 연관산업 생태계 조성 등을 통해 시장 형성 초기단계부터 ‘신산업 성장의 기회’로 삼아 정책적으로 집중 육성할 필요가 있다. 부산은 씨푸드테크산업의 근간인 수산식품산업의 사업체 및 종사자, 관련 혁신자원 및 인적·물적 인프라가 자연 발생적으로 집적되어 있고, 이러한 지역 수산식품산업의 강점을 십분 활용해야 한다. 부산 씨푸드테크산업의 가치사슬 전단계에 대한 지원·육성은 필수적이며, 특히 가치사슬 중 첫 단추라고 할 수 있는 ‘생산 단계의 혁신기술 거점화’를 위한 전략적 접근이 더욱 필요하겠다. 지역 수산식품산업의 원료 및 부자재 등 중간투입재의 자급률 향상 및 정부 정책과의 부합성 등을 고려해서 생산단계의 혁신기술인 스마트양식과 수산물 기반 대체 단백질식품을 중심으로 한 과감한 도전을 통해 미래를 개척해 나갈 수 있기를 바란다.
[출처]
ⓒ 발췌 및 재구성 : 이선영․배수현․박경옥․장하용, 「부산형 씨푸드테크산업 육성방안 연구」 , 부산연구원 정책연구보고서, 2021.
ⓒ 발췌 : FAO·IFAD·UNICEF·WFP·WHO, 「The State of Food Security and Nutrition in the World 2020」 , 2020.
ⓒ 발췌 : 해양수산부,「해양수산분야 한국판 뉴딜 등 코로나19 이후 대응 추진」 보도자료, 2020.07.16.
ⓒ 발췌 : 해양수산부,「제1차 수산식품산업육성 기본계획(2021~2025)」 보도자료, 2021.
ⓒ 모위(Mowi) 모위 홈페이지 https://mowi.com/
ⓒ Mowi, Business and Strategy update, 2021.
ⓒ 씨모어(Seamore) 씨모어 홈페이지 https://www.seamorefood.com/
ⓒ 캐비아트(Cavi·Art) 캐비아트 홈페이지 https://caviart.com/
ⓒ World Economic Forum, The top 10 emerging technologies for 2018, 2018.
ⓒ 블루날루(BlueNalu) 블루날루 홈페이지(https://www.bluenalu.com/)
부산연구원 해양ㆍ관광연구실 연구위원
‘수산식품산업의 미래성장산업화’를 실현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연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