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USINESS 식문화의 혁명, 수산 푸드테크 비즈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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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문화의 혁명, 푸드테크
우리 동네 주변에 있는 식당, 메뉴 및 가격 등을 스마트폰에 있는 배달 앱으로 찾아 음식을 주문·결재하는 것이 대수롭지 않은 일이 되어 버렸다. 최근에는 로봇이 사람을 대신하여 주문한 음식을 가져다주기고 하고, 해외에서는 드론이 음식을 배달해 주기도 한다. 공상과학 영화에서나 보아 왔던 로봇이 식재료를 생산하고, 고객이 어떤 음식이 필요한지 파악하고, 심지어 음식을 만드는 일마저도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식문화의 혁명, 푸드테크의 시대가 열린 것이다.
푸드테크란 말 그대로 식품(Food)과 기술(Tech)이 합쳐진 합성어로, 식품 관련 서비스, 생명공학, 식품공학, 그리고 AI·로봇을 포함한 첨단기술 등이 접목되어 식품 분야에 새로운 영역으로 자리 잡고 있는 신산업을 말한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인 리서치앤마켓(Research and Markets)은 이러한 푸드테크 시장이 전 세계적으로 연평균 5.8%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으며, 2022년에는 약 2,500억 달러(약 298조 원) 규모로 성장할 것을 전망한 바 있다. 푸드테크의 영역은 배달, 식자재 생산·배송·서비스부터 식당 정보 서비스, 콘텐츠·빅데이터, 스마트양식, 그리고 인공육·배양육에 이르기까지 매우 다양하다. 즉, 요리를 편리하게 해주는 기기·장비, 식품 관련 IT 기술, 조리 로봇과 서빙 로봇, 식물성 고기와 배양육 등 식품에 기술을 접목한 모든 것들이 푸드테크의 범주에 포함된다고 볼 수 있다.
푸드테크는 다음과 같이 국내외 기업이 당면해 온 다양한 문제를 해결할 주요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맛을 유지하는 급속냉동
냉동 음식은 장기간 보존이 가능하나, 맛은 떨어진다는 인식이 지배적이었다. 일본 지바현의 구주쿠리마치에 위치한 해물 요리점 ‘어부의 가게 반야(漁師の店 ばんや)’는 매일 아침 매장으로 들여온 신선한 해산물로 요리하는 것이 차별요소였으나, 코로나19 등으로 관광객이 급감하며 막대한 경영손실을 겪게 되었다. 어부의 가게 반야는 이러한 경영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해산물을 급속 냉동하면서도 맛을 유지하는 기술을 도입하였고, 인기 메뉴를 냉동 상품으로 탈바꿈하여 온라인 배송을 시작했다. 어부의 가게 반야가 출시하는 정어리 튀김은 1년 이상 보존 가능하며, 배송을 통해 상품을 받아 해동하면 바삭한 식감과 맛이 그대로 살아난다.
<본아이에프 본메이드기>
ⓒ 브릿지경제(19.06.07.)
본죽의 본메이드기
죽은 많은 노동력을 요구하는 식품이다. 죽을 냄비 바닥에 눌어붙지 않도록 계속 저어가며 끓여야 하기 때문에, 한 그릇의 죽을 위해 이를 300번 이상 저어줘야 한다. 그런데 이러한 조리 방식은 가맹점주나 주방 직원들의 업무 피로도가 상당히 높아질 우려가 있다. 본아이에프는 이러한 반복되는 노동력 절감을 위해 자동으로 죽을 저어주는 ‘본메이드기’를 도입했다. 본아이에프의 본메이드기는 같은 시간, 속도, 방향으로 저어주는 방식을 통해 맛의 편차를 줄임과 동시에 매장에서 사용이 편리하고 어떤 메뉴를 조리하더라도 문제가 없도록 설계되었다. 본메이드기는 시간, 젓는 속도, 방향, 횟수 등이 일단 세팅되면 죽이 완성될 때까지 별다른 모니터링이 필요 없고, 고정형이 아닌 이동형이기 때문에 직원의 노동 강도 및 피로를 줄일 수 있다. 본 메이드기는 죽 조리 완료 후 알람 기능이 있어 초보자도 다루기가 쉬운 이점도 있다.
<민트피그분식 로봇 오토웍에서 조리되는 떡볶이>
ⓒ 매일경제(21.08.09)
민트피그분식의 오토웍
푸드테크 스타트업으로 알려져 있는 민트피그분식은 오토웍(AutoWok)이라는 볶음 전문 기계를 도입했다. 오토웍은 30년 경력의 한식 전문 요리사가 8개월의 기간을 거쳐 개발하였는데, 이 기계에는 제육볶음, 닭갈비 및 오징어덮밥 등을 비롯한 12가지 볶음요리 조리법이 저장되어 있다. 각 메뉴의 개발을 위해 수백 번씩 오토윅을 가동하며 맛을 평가했고, 기대한 맛을 내지 못할 경우 과감한 메뉴에 제외했다. 또한 오토웍 사용법은 매우 간단하여 초보자가 사용하기에도 용이하다. 메뉴 버튼을 눌러 요리를 선택한 다음 식사량을 입력하고, 재료를 넣기만 하면 된다. 오토윅은 각각의 메뉴에 따라 온도, 회전, 시간 값이 자동으로 다르게 맞춰지며, 요리가 되는 동안 주방에 있는 근로자들은 다른 일에 집중하면 되기 때문에 업무의 효율성도 높아진다.
수산 푸드테크 비즈니스 육성을 위한 기반 조성의 필요성
건강과 편의성, 수산자원의 지속 가능한 이용, 그리고 윤리적 소비에 대한 관심 등으로 수산식품에 대한 다양한 소비자들의 기호 반영이 중요시되고 있다. 수산분야의 푸드테크인 씨푸드테크는 이러한 소비자들의 니즈(Needs)을 만족시키기 위해 부상하고 있는 비즈니스로, 해당 산업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해결함과 동시에 증가하는 수산물 수요에 대응할 수 있는 대안 중 하나로 기대되고 있다.
<블루날루의 세포배양 방어 요리>
ⓒ 한겨례(22.10.25)
씨푸드테크는 생산 부문의 경우 스마트양식에서부터 식물율 및 배양육 개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가 존재한다. 그중 해조류 기반의 식물육 및 식물 어란, 그리고 배양육에 대한 주요 내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먼저 해조류 기반의 식물육 및 식물 어란은 해조류가 광합성 작용을 통해 이산화탄소 등의 온실가스를 흡수하고 바이오에너지를 생산한다는 점에 착안하여 식물 기반 단백질인 해초 파스타, 랩(wraps), 빵, 베이컨 등의 제품에 개발되고 있다. 해외 주요 기업으로는 ‘해초 베이컨(Seaweed Bacon)’으로 알려진 식물육 베이컨을 개발·상용화 한 네덜란드의 씨모어(Seamore), 그리고 해조류 기반 식물어란인 캐비어를 판매하고 있는 덴마크의 캐비아트(Cavi-art)를 들 수 있다. 이와 같은 수산 식물육은 육가공 제품을 식물성 단백질로 대체하여 수산업을 지속 가능한 산업으로 탈바꿈할 수 있는 대안 중 하나로 주목을 받고 있다. 다음으로 배양육의 경우 세포배양 기술을 통해 생선 고유의 맛과 식감을 모방한 수산물 배양육 개발을 들 수 있다. 유전자 변형 없이 다양한 생물종을 기반으로 한 수산식품 생산이 가능하고 미세 플라스틱, 독소, 수은 등 기타 환경오염물질을 포함하지 않는 친환경 수산식품 생산이 가능하다.
<씨푸드테크 관련 국내외 기업>
ⓒ 이선영 외(2021), 「부산형 씨푸트테크산업 육성방안 연구」, 부산연구원, p. 73~75.
우리나라의 에이치앤노바텍 및 씨위드를 포함하여 네덜란드, 덴마크, 미국 및 싱가포르 등 세계 각국에 기반을 둔 신생 기업들이 다양한 수산식품을 선보이며 씨푸드테크 산업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국내외 민간 분야에서는 미역, 다시마, 참치 및 새우 등 다양한 수산 품종을 이용해 배양육 개발에 나서고 있고, 부산시를 비롯한 지자체 또한 씨푸드테크산업 생태계 육성을 위해 다양한 정책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부산시의 경우 수산식품산업 클러스터 조성사업 813억 원을 포함한 2,099억 원이 씨푸드테크 관련 산업에 투입될 계획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의 씨푸드테크 산업은 이제 막 관심을 가지고 시작되는 초기 단계로, 이와 관련한 혁신 생태계 모델 구축, 전문 연구기관 설립 및 지역 대학과 연계된 인력 양성 프로그램 개발 등 해당 산업의 육성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정책은 아직 미흡한 실정이다. 우리나라 수산식품 산업은 높은 노동 의존적 성향을 가지고 있고, 혁신 기술의 중간 투입률이 낮아 기술진보 측면에서는 부가가치가 낮은 산업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수산식품의 부가가치 증진을 위해선 타 분야에서 진행되어 온 푸드테크의 성공 사례를 수산업의 접목시켜 우리나라 실정에 맞는 고유의 씨푸드테크 산업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다양한 연구과 체계적인 식품 개발 전략이 마련될 필요가 있다.
ⓒ Research and Markets(2016), Global Food Tech Market
ⓒ 식품외식경영, http://www.foodnews.news/news/article.html?no=464454(검색일: 2022. 10. 09.)
ⓒ 월간식당,, http://month.foodbank.co.kr/section/section_view.php?secIndex=6355&page2=1&page=§ion=001&back=S§ion_list=special.php (검색일: 2022. 10. 09.)
ⓒ 네이버 포스트, https://m.post.naver.com/viewer/postView.naver?volumeNo=33514765&memberNo=36529745(검색일: 2022. 10. 09.)
ⓒ KMI 해양수산해외산업포털, https://www.kmi.re.kr/globalnews/posts/view.do?rbsIdx=1&key=%EB%8C%80%EC%B2%B4%EC%9C%A1&idx=22643 (검색일: 2022. 10. 09.)
ⓒ 부산제일경제, http://www.busaneconomy.com/news/articleView.html?idxno=273522(검색일: 2022.10.09.)
KMI 수산연구본부 연근해어업연구실 실장
연근해어업의 수산자원관리에관해 연구하며 한국해양수산개발원에서 근무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