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STYLE 보트산업의 성장, 라이프스타일을 바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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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레저나 휴양을 즐기기 위해 언제부터 보트를 이용하기 시작했는지는 관광의 기원만큼이나 정확하지 않다. 그러나 보트의 역사적 기원이 물고기를 잡거나 강을 건너기 위한 도구에서 산업혁명 이후 기술이 발달함에 따라 다양한 형태의 보트(Boat)와 선박(Ship)이 더 멀리, 더 빠르게, 더 많은 물자를 수송하고 인간이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면서 발전했다는 데에는 이견이 없을 것이다. 관광이나 휴양을 위해 사용되는 레저목적의 보트(Leisure Boat)는 국가에 따라 명칭과 형태가 다양하다. 우리나라에서는 플레저 보트, 유선(遊船), 수상레저기구 등 레저보트를 관리하는 법에 따라 다르게 부르며, 미국이나 유럽 등 해양레저가 활성화된 지역에서도 이용목적과 방식에 따라 카누나 카약에서부터 메가요트(Mega Yacht)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형태와 크기의 보트가 생산되고 있다. 그리고 코로나19 이후 레저활동이 개별화되고 아웃도어 레크리에이션 활동에 대한 선호도가 증가하는 등 라이프 스타일이 변화하면서 보트산업은 새로운 호황기를 맞이하고 있다.
보트쇼와 이벤트를 통한 보트산업의 성장
보트산업은 최신 제품을 소개하는 산업박람회와 제품의 성능을 시험하는 스포츠 대회나 이벤트 등을 통해 혁신적인 기술과 이용 문화를 전파하며 성장해 왔다. 보트산업 분야에서 세계 최대 이벤트는 1851년 처음 개최된 아메리카스 컵(America's Cup) 요트대회로, 근대 올림픽이나 월드컵보다 긴 역사를 가진 권위 있는 스포츠 대회이다. 아메리카스 컵 요트대회는 19세기 강력한 해양력을 자랑하던 영국의 주도로 처음 개최되었지만, 제1회 대회에서 미국이 우승하면서 우승국 요트 선명인 ‘아메리카’로 대회 이름이 정해졌으며 이후 1983년 호주가 우승할 때까지 100년 이상 미국팀이 승리하면서 미국 해양레저 및 보트산업의 기술력을 입증하는 이벤트로 자리 잡게 되었다.
아메리카스컵 요트대회 전경
Ⓒ아메리카스 컵 홈페이지 검색 자료(2023.05.30.)
이 대회가 보트산업과 연계되는 이유는 대회 우승국이 차기 대회 개최지와 대회에 사용되는 선박의 제원 및 규칙을 정하기 때문에 스포츠 대회이자 동시에 각국 보트산업의 기술력을 선보이는 자리가 된다는 데 있다. 우승국이 제시한 규격의 보트를 제작할 수 있는 기술력을 보유한 국가만 대회 참가가 가능하다. 한편 2021년 개최된 제36회 대회는 뉴질랜드가 우승했는데, 전체 대회 기간 중 총 전 세계적으로 9억 4,100만 명이 TV와 라이브 스트리밍을 통해 요트대회를 시청하는 등 보트 문화에 대한 높은 관심을 확인할 수 있었다. 뉴질랜드는 1995년 제29회 대회에서 처음 우승하면서 이를 자국의 보트산업 육성과 홍보 기회로 활용했으며, 보트산업단지 조성과 보트쇼 등 다양한 이벤트 개최를 통해 보트 문화를 발전시키고 있다.
아메리카스 컵과 같은 이벤트와 더불어 세계 주요 국가에서 개최되는 보트쇼는 보트 문화를 대중이 손쉽게 접할 수 있는 기회이다. 미국의 마이애미 국제보트쇼(Miami International Boat Show)는 세계 최대 보트쇼로 코로나19로 중단되었다가 다시 개최되면서 전 세계 35개국에서 약 10만 명 이상이 방문했으며 13억 4천만 달러의 경제적 파급효과를 창출하면서 코로나19 이후 미국 보트 산업의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2023년 마이애미 국제보트쇼는 보트 문화의 확산을 위해 카약부터 메가요트까지 다양한 레저보트를 선보이고 레저보트 탑승 체험, 레저보트 정비방법 안내, 낚시 세미나 등 보트를 이용한 레저문화의 확산을 통해 보트 시장의 지속적인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2023년 보트 시장의 주요 이슈로는 전기·하이브리드 엔진을 활용한 친환경 보트 이용, 보트와 연계한 레저문화 콘텐츠의 발굴, 보트 인구의 확산 등이 제시되고 있다.
마이애미 국제보트쇼 전경
Ⓒ마이애미 국제보트쇼 홈페이지 검색 자료(2023.05.30.)
공유경제 플랫폼을 통한 보트 문화의 확산
세계 보트 시장은 초기 보트 구매 비용에 대한 부담과 보관 및 이용 공간의 제약이 산업 성장과 대중화의 걸림돌로 여겨지고 있지만, 최근 공유경제 플랫폼이 확대되면서 보트 이용자가 다변화되고 이용 문화도 바뀌고 있다. 세계 최대 레저보트 기업인 브런즈윅(Brunswick)은 보트 시장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해양레저산업 트렌드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2021년 「ACES」 계획을 발표했다. 「ACES」 계획 중 공유(Shared Access)는 레저선박을 소유하지 않는 공유경제 개념을 활용한 것으로 ‘Freedom Boat Club’이라는 회원제 프로그램을 통해 레저보트의 대중화를 강화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보트 운항 경험과 관계없이 21세 이상 성인이라면 회원 가입 후 보트를 이용할 수 있다. ‘Freedom Boat Club’은 세계적으로 360개의 클럽과 4천 척의 보트를 운영하고 있으며 회원 수는 6만 7천 명에 달한다. 또한 브런즈윅은 보트 공유 플랫폼과 함께 보트 조종과 안전 교육 프로그램을 통하여 친수문화 확산을 모색하고 있다. 미국의 브런즈윅 외에 일본의 레저보트 및 엔진 제작사인 야마하도 보트 클럽인 ‘Sea-Style’을 운영하며 보트 문화의 확산을 유도하고 있으며, 미국과 유럽은 에어비앤비와 렌트카 회사가 보트 공유 앱을 통해 일상생활 속에서 보트 문화를 접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고 있다.
미국과 일본의 레저보트 공유 프로그램
Ⓒ라이트하우스 하버마리나(좌)·야마하 씨스타일(우) 홈페이지 검색 자료(2023.05.30.)
미국이나 유럽 등과 비교할 때 국내 보트 산업 여건과 이용 문화는 아직 미흡하다. 그러나 레저보트 산업 육성을 위한 정부의 정책이 지속적으로 마련되고 있고, 레저보트를 이용한 서비스업인 마리나업이 2016년 58개에서 2021년 201개 업체로 확대되고 있으며, 서핑과 프리다이빙 등 바다를 즐기는 문화가 점차 다변화되고 있음을 고려할 때 분명히 보트 문화에 대한 관심이 꾸준히 높아질 것으로 전망되며 레저보트가 바다를 즐기는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로 자리잡을 것으로 기대된다.
홍장원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연구위원.
한국해양수산개발원에서 해양관광 활성화•제도개선을 위한 정책연구를 담당하며
해양친수문화 확산과 해양관광산업 육성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