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산업 미국 세일드론(Saildrone): 탐사부터 잠수함 추적까지 해양드론의 무한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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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미국에서 갑자기 뜬 정치 전문 뉴스 매체가 있다. 악시오스(Axios)다. 군더더기 없이, 핵심 정보만 간결하게 전달한다는 기치를 내걸고 2017년 창간했다. 미국의 유력 정치인이 즐겨 찾는다는 인터넷 언론사. 호르무즈 사태가 발발하자 미국 백악관의 움직임을 속속 보도하면서 유명세를 탔다. 이 악시오스가 4월 20일에 단독으로, 아주 흥미로운 기사 한 건을 올렸다. ‘세일드론(Saildrone)이 잠수함을 추적·감시할 수 있는 길이 170피트(52m)의 무인 수상 드론(SUV, 해상 드론), 스펙터를 개발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지금까지 세일드론이 개발한 해상 드론과는 판이하게 다른, 방산 장비라는 점에서 관심을 끌었다. 특히 이 해상 드론은 바닷속에 숨어 있는 적 잠수함을 찾아내고, 필요한 경우 무력화시킬 수 있는 대잠전(Anti-Submarine Warfare) 능력뿐만 아니라 먼 거리 감시·정찰, 미사일 운용까지 염두에 둔 다목적으로 설계됐다. 세일드론은 현재 무기 제조회사인 록히드마틴은 물론 탈레스 사의 공격장비와 연동도 추진하고 있다. 스펙터가 단순한 해양 감시 드론이 아니라, 잠수함 탐지부터 표적 정보 제공, 경우에 따라 무장 탑재까지 가능한 해군용 무인 플랫폼으로 간다는 뜻이다.

세일드론이 개발한 잠수함 헌터 스펙터
ⓒ세일드론 홈페이지(https://www.saildrone.com/) 검색자료
창업자 젠킨스의 집념
세일드론은 리처드 젠킨스가 2012년에 설립했다. 영국 출신의 젠킨스는 본래 무인 해상 드론 개발과는 전혀 무관한 사람이었다. 다만, 바다와는 인연이 깊었다. 영국 해안 도시 리밍턴에서 성장한 그는 어린 시절부터 요트와 선박 제작에 남다른 관심을 보였다. 10세 무렵부터 딩기 요트 레이스에 참가한 것은 물론, 16세에 소형 요트 갑판원으로 일하며, 버뮤다에서 스페인까지 대서양을 횡단했다. 영국 임페리얼 공대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한 그는 재학 중에 새로운 결심을 하게 된다. 1998년 육상에서 바람으로 달리는 ‘랜드 요트’를 접하면서 풍력 차량 세계 기록에 도전한다. 당시 세계기록은 시속 188㎞였다. 젠킨스는 이 기록을 깨기 위해 1999년에 윈드젯 프로젝트(Windjet Project)를 시작했다. 처음 예상과 달리 개발과정은 고되고 힘들었다. 10년 동안 다섯 차례에 걸쳐 풍속 운행 차량을 설계하고, 영국·호주·미국 등 얼음 호수와 소금호수, 사막의 마른 호수 바닥에서 시험을 반복했다. 기록에 도전하던 마지막에는 신용카드 한도가 소진될 정도로 심한 자금난을 겪었다. 그리고 마침내 2009년 미국 캘리포니아 사막에서 자신이 개발한 ‘그린버드’를 타고, 시속 203㎞를 달리는 세계 신기록을 달성했다.

세일드론 창업 CEO 리처드 젠킨스 및 그린 버드
ⓒ세일드론 홈페이지(https://www.saildrone.com/) 검색자료
신개념 무인드론 개발
젠킨스는 10년 동안 ‘그린버드’를 설계하고, 다시 제작하는 과정을 반복하면서 비행기 날개처럼 작동하는, 탄소섬유 소재의 고정익 윙 세일을 개발했다. 날개 중간에 꼬리날개와 작은 조종 탭을 설치해 날개의 받음각을 정밀하게 조절한 것이 특징이다. 에너지를 많이 쓰지 않고도, 날개의 방향을 정밀하게 제어하는 독창적인 기술이었다. 이 기술은 나중에 세일드론의 상징인 수직형 날개와 자율 항해 시스템으로 진화한다. 젠킨스는 이 기술을 육지가 아닌 바다에 적용하면 장기간 항해가 가능한 무인 관측 드론을 만들 수 있다고 판단했다. 그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풍력 추진과 태양광 전력을 결합한 자율운항 해상 드론 개발에 착수했다. 바닷바람으로 이동하고, 태양광으로 센서와 컴퓨터를 작동시키면서, 사람이 타지 않은 상태로 수개월 동안 항해가 가능한 해양 조사·관측 플랫폼이 등장한 배경이다.
세일드론의 성공 이면에는 창업자 젠킨스 이외에 또 한 명의 탁월한 엔지니어가 등장한다. 초기 세일드론 개발에 참여한 전자·제어 시스템을 담당한 엔지니어 딜런 오웬스다. 두 사람은 세일드론에서 첫 작품으로 길이 6미터의 ‘허니 배저’(Honey Badger)를 만들었다. 2013년 10월, 처음 바다에 들어간 허니 배저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하와이 오와후(Oahu) 섬까지 2,248㎞를 사고 없이 항해하는 대기록을 세웠다.

세일드론 해양 조사 및 탐사 기능
ⓒ세일드론 홈페이지(https://www.saildrone.com) 검색자료
해양안보로 사업 확대
게다가, 선원이 승선하지 않은 무인 드론에, 추진 동력은 바람이었고, 34일 동안 원격으로 조종되는 자율운항방식이었다. 항해 도중 강풍과 폭풍, 그리고 무풍지대를 통과했으나 드론에 별 손상이 발생하지 않았다. 세일드론이 해상 실험용이 아닌, 장기간 바다에서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무인 해상 드론을 성공적으로 개발한 상징적인 사건이었다. 하와이 횡단 성공 이후, 젠킨스는 해상 드론을 만들어 파는 것보다 해양 데이터를 수집하고, 제공하는 서비스로 사업 방향을 바꿨다. 그 뒤 세일드론의 전도는 양양했다. 미국 해양대기청과의 협력을 시작으로 북극 관측 임무를 수행했고, 2017년에는 남극을 일주하는 쾌거를 이뤘다. 2021년에는 허리케인 속으로 들어가 해양과 대기의 변동 데이터와 영상 데이터를 전송하기도 했다.

세일드론 무인 수상 드론(해상 드론)
ⓒ세일드론 홈페이지(https://www.saildrone.com) 검색자료
세일드론은 창업 이후 2026년 8월 현재까지 스펙터를 포함하여 모두 4종의 무인 해상 드론(보이저, 서베이어, 익스플로러 등)을 개발하면서 3억 달러가 넘는 투자금을 유치했다. 그리고, 2021년부터는 미 해군의 중동 지역 작전에 참여하는 등 해양안보 쪽으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1). 해양탐사를 위해 개발한 드론 플랫폼 기술에 레이더, 카메라, 음향 센서와 인공지능을 결합하여 최근에 가장 핫한 해양안보와 방산시장에 진입했다. 2024년에는 타임이 선정한 올해 ‘가장 영향력 있는 100대 기업’에 포함됐다. 최근에는 미 해군 예비역 중장을 사장으로 영입했다. 세일드론의 향후 사업 방향성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1)초기에 세일드론은 기후변화, 수산자원, 해양산성화와 같은 과학 관측을 사업으로 설정했으나 최근에는 카메라, 레이더, 음향센서, 인공지능 객체 인식 기술을 결합하면서 활용 분야가 크게 확대됐음. 주요 활용 분야는 불법·비보고·비규제 어업 감시, 밀수 및 불법 선박 탐지, 해양보호구역 감시, 해저지형 조사와 해양지도 제작, 해저케이블과 중요 해양시설 감시, 군사적인 측면의 해양상황인식, 잠수함 및 수중위협 탐지 등임

세일드론 4가지 모델 분류


최재선
한국연안협회 연구위원,법학박사
해양 전문지『디 오션』,『오션 테크』,『환동해 경제학』등을 공동기획하고,같이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