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산업 낚시에 낚인 사람들 - ‘우리가 알던 그 낚시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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낚시 산업이 뜬다, 낚시인구 720만 명
우리 모두가 잘 아는, 대중적인 레저 스포츠가 있다. 낚시다. 낚시 인구는 대략 720만 명이다. 1년에 세 번 정도 낚시를 한 사람을 기준으로 추정한 수치다. 낚시 협회의 의견은 조금 다르다. 진성 낚시인구를 기준으로 120만 명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국민 54명당 1명이 ‘낚시꾼’이라는 의미다.
이참에 낚시의 개념에 대해 알아보자. 낚시법에 따르면, ‘낚싯대와 낚싯줄ㆍ낚싯바늘 등 도구를 이용하여 어류ㆍ패류ㆍ갑각류, 그 밖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수산동물을 낚는 행위’를 말한다. 여기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수산동물은 연체동물(軟體動物) 중 두족류(頭足類)다. 머리 아래에 다리가 달려 있는 오징어, 문어 낚지, 주꾸미 등이다.
이 밖에도 낚시법에는 낚시인, 낚시터, 낚시터 업, 낚시어선과 낚시어선업 등 낚시에 관한 거의 모든 것이 규정되어 있다. 이쪽 분야 전문가가 아니면 알 수 없는 내용이 법에는 들어 있는 셈이다.
국내 낚시산업 및 시장 규모는 대략 5조 7,000억 원이다. 낚시 인구가 늘어나면서 낚시산업도 커지는 구조다. 이 같은 낚시 시장에 우리가 알지 못하던 새로운 변화가 나타났다.
낚시어선 및 낚시터, 전통 낚시대, 루어 낚시 모습
ⓒ물반고기반, 낚시춘추, 선재낚시공원, 구글 검색자료
선재 낚시 공원, 연간 매출액 100억 원
경기도 옹진군 영흥면에 선재도라는 섬이 있다, 서울에서 자동차로 1시간 정도 떨어져 있는 서해안의 조그마한 섬이다. CNN이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섬이라고 평가한 곳이다. 이 섬에 연간 100억 원 넘게 매출을 올리는 낚시터가 있다. 선재 낚시 공원이다.
버려졌던 폐염전을 사들여 땅을 파고, 바닷가 낚시터를 만들었다. 육지에서 바다낚시를 즐길 수 있는 독특한 시설이다. 실제 이곳에서는 손맛이 좋은 점성어를 비롯하여 우럭, 감성돔 등 15종이 넘는 바다 물고기를 낚을 수 있다.
이곳은 더 이상 우리가 알던 그 찌 낚시터가 아니다. 대지 6000평에 방갈로식 좌대가 무려 162개나 놓여 있다. 지난해에는 우리나라 최초로 루어 낚시터도 개장했다. 낚시 용품점, 펜션, 카페에다가 회 뜨는 곳과 레스토랑까지 갖췄다. 손님들이 물고기를 낚으면 회나 포로 떠 가거나 요리로 해먹을 수 있는 가족 친화형 낚시 힐링공간이다. 2024년 7월에는 국내 최대 규모의 글램핑&캐러밴 리조트인 ‘선재담’을 오픈했다. 연간 20만 명이 이곳은 찾는 이유다. 낚시 산업의 미래를 보여주는 상큼한 모델이다.
선재 낚시 공원(상)/ 선재담(하)
ⓒ 선재 낚시 공원
어신, 인공 지능으로 낚시 정보 서비스
바다 낚시의 핵심 포인트는 물때다. 바닷물이 언제 들어오고, 언제 나가는지와 조석 정보를 정확하게 짚어내야만 제대로 손맛을 느낄 수 있다. 여기에다가 바다 날씨, 수온, 바다 갈라짐은 물론 전국에 있는 유명 낚시터 정보까지 알 수 있으면 금상첨화! 프로낚시꾼들은 이 같은 정보를 손금보듯 줄줄이 꿰고 있다. 그렇다면, 초보나 일반 낚시인들은 어떨까? 이제 걱정할 필요가 없다. 낚시에 관한 거의 모든 정보를 애플리케이션으로 제공하는 기업들이 속속 나타나고 있어서다. ‘더 피싱’, ‘바다 타임’이나 ‘물반 고기반’, ‘어신’ 등이 이 같은 온라인 서비스 상품을 내놓았다.
이 중에서도, 물때 정보는 물론 물고기가 잘 잡히는 포인트까지 정확히 집어 주는 앱이 ‘어신(魚神)’이다. 이용자가 50만 명이 넘는 인기 앱이다. 이 낚시 앱 ‘어신’의 개발자가 ‘애쓰지마(SGMA)’ 임동현 대표다. 자신이 개발한 ‘인공지능 낚시 앱으로 편하게 낚시하면 되니까 낚시 포인트를 찾기 위해 애쓸 필요가 없다는 뜻에서 회사 이름도 이렇게 지었다고 한다.
최근에 이 회사는 어신에 ’피싱 매거진‘, ’피싱 기어‘, ’피싱 피플‘, ’피싱그램‘과 같은 기능을 추가했다. 콘텐츠 아이템을 늘려 이용자를 확대하고, 새로운 비즈 모델을 개발하려는 포석이다.
어신 앱
ⓒ구글 플레이 검색 자료
허기자 TV, 구독자 14만 명 낚시 유튜브
유튜브를 이용해 낚시정보를 소개하는 크리에이터도 각광을 받고 있다. ’허기자 TV‘가 대표적이다. 창간 50년이 넘는 ‘낚시 춘추’ 편집장 출신이 운영한다. 낚시 전문기자로 쌓은 경력을 바탕으로 2019년에 이 채널을 개설했다. 현장 낚시 실황을 중계하면서 다양한 낚시 콘텐츠를 만들어 올리고 있다.
2025년 3월 말 현재 구독자 수는 14만 3000명이다. 이쪽 분야에서 일찍이 문은 연 ‘입질의 추억’이나 ‘팀센 언니’보다는 구독자 수가 못 미치지만, 시즌, 테마, 키워드 별로 콘텐츠를 제작하면서 구독자 수가 늘고 있다.
특히 채널 개설 초기에 ‘낚시입문 1년 안에 고수 되는 비결’, ‘물고기 입장에서 생각하라(물고기의 시력과 지능)’와 같은 시리즈를 만들어 인기를 끌었다. 구독자들이 남긴 평가를 보면, “우리말을 이분처럼 잘 쓰는 유튜버 처음 본다”, “이론만 박사가 아닌, 경험이 바탕이 된 설명이 쏙쏙 귀에 들어온다”는 댓글이 대부분이다.
허기자 TV의 허성엽 크리에이터는 네이버에 쇼핑 스토어도 열었다. 낚시 장비와 용품 등을 판매한다. 경험과 지식을 낚시 콘텐츠 제작과 비즈니스로 연결하는 새로운 낚시산업 성장모델을 만들고 있다.
최근 중국에서는 낚시 라이브 스트리밍 서비스와 숏 콘텐츠가 대세다. 조회 수가 보통 1억 뷰를 넘는다. 낚시는 오프라인은 물론 온라인에서도 즐기는 전천후 스포츠가 됐다.
허기자 TV 채널 초기 화면
ⓒ허기자 TV
최재선
한국연안협회 연구위원, 법학박사
해양 전문지 『디 오션』, 『오션 테크』, 『환동해 경제학』 등을 공동기획하고, 같이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