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문화 지속가능한 해양디자인 정책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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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과 디자인의 관계
해양과 디자인은 그동안 별개로 여겨져 왔다. 그러나 오늘날 해양은 단순한 자원 공급원이나 관광지에 그치지 않고, 중요한 산업적 공간이자 생태계 보전의 핵심 영역으로 자리 잡았다. 디자인은 해양 공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고, 이를 통해 사람과 자연, 산업을 모두 고려한 균형 있는 개발을 가능하게 한다. 예를 들어, 항구의 설계나 해양 인프라의 디자인은 해양 생태계와 인간 활동을 조화롭게 만들어주며, 새로운 경제적 기회를 창출할 수 있다.
해양디자인은 이러한 해양 공간의 효율적 활용을 넘어서 환경 보호, 해양 자원의 지속 가능성까지 고민하는 포괄적인 개념이다. 다시 말해, 해양디자인은 미적 가치뿐만 아니라 기능적이고 생태적인 가치를 동시에 추구하는 디자인을 의미한다. 이는 해양 개발뿐만 아니라 기후 변화와 해양 생태계 보호 같은 문제에 대응하는 필수적인 전략으로 자리 잡고 있다.
항만시설 공공디자인 ⓒ 물류신문, 2021.07.08
해양디자인의 필요성
해양 공간은 많은 자원을 포함하고 있지만, 이를 적절히 활용하지 않으면 오히려 해양 환경을 파괴할 수 있다. 해양디자인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는 중요한 도구가 될 수 있다. 친환경적이고 지속 가능한 해양디자인을 통해 해양 자원을 보존하면서도 새로운 산업적 기회를 창출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해양 레저 산업의 성장에 맞춰 조화로운 해양 관광시설이나 마리나 시설을 설계하는 것이 이에 해당한다.
해양디자인의 또 다른 필요성은 해양 산업의 경쟁력 강화에 있다. 디자인을 통한 혁신은 해양 관련 제품이나 서비스의 경쟁력을 높이고, 경제적 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다. 디자인이 단순한 외관의 아름다움뿐만 아니라, 기능성과 지속 가능성을 함께 고려할 때 해양 산업의 전반적인 발전을 기대할 수 있다.
해양레저 보트 ⓒ pixabay
또한, 지역 자원을 활용한 활성화도 해양디자인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다. 지역 특성을 반영한 해양디자인은 그 지역의 경제를 활성화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어촌 지역에서는 전통적인 해양 문화를 현대적인 디자인과 접목해 관광 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다. 지역에서 나오는 자연 자원과 문화적 특성을 바탕으로 한 해양디자인은 그 지역만의 고유한 브랜드를 형성하게 하고, 이는 지역 경제 활성화로 이어질 수 있다. 그리고, 중요한 것이 지속가능성이다. 이것은 해양디자인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해양 자원은 한정되어 있으며, 무분별한 개발은 환경 파괴와 자원 고갈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해양 공간을 효율적으로 설계하고, 자연 환경과 조화를 이루는 디자인을 통해 해양 생태계를 보호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예를 들어, 해양 레저나 관광 시설을 설계할 때, 해양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고, 재생 가능한 에너지를 사용하는 디자인을 도입함으로써 지속 가능한 해양 이용이 가능해진다. 이처럼 해양디자인은 지속 가능성과 지역 자원의 활용이라는 두 가지 핵심 요소를 통해 해양 자원을 보호하고,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는 중요한 도구로 자리 잡고 있다.
해양디자인정책의 중요성
해양디자인정책은 단순히 해양 공간의 미적 개선만을 목표로 하지 않는다. 해양디자인은 해양 환경 보호, 경제 성장, 관광 활성화 등 다양한 영역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예를 들어, 해양도시의 개발이나 해양 환경을 보존하는 인프라를 설계할 때 디자인 정책은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이루어지도록 가이드라인을 제공한다.
특히, 해양디자인정책은 장기적인 해양 자원 관리를 목표로 한다. 해양 환경은 다른 자연 자원보다 훨씬 더 민감하고, 오염되면 복구가 어렵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해양을 체계적으로 디자인하고 관리하는 정책이 필수적이다. 또한, 해양 레저, 관광, 산업 개발이 동시에 이루어질 수 있도록 균형 잡힌 정책이 필요하다.
해양쓰레기 ⓒ pixabay
한국의 해양디자인 정책
한국은 해양 자원이 풍부한 나라로, 해양 산업이 중요한 경제 축을 담당하고 있다. 그러나 해양디자인에 대한 정책적 지원은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 한국의 해양디자인 정책은 주로 해양 환경 보호와 해양 관광 산업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예를 들어, 한국 정부는 해양 관광을 활성화하기 위해 해안 지역 개발과 해양 레저 산업을 육성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한국 해양수산부는 해양 공간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해양 환경 보호를 위한 다양한 디자인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해외 선진국에 비해 해양디자인을 전반적으로 포괄하는 정책이 부족한 실정이다. 해양 인프라의 디자인을 산업적으로 활용하는 것뿐만 아니라, 해양 생태계 보호와 같은 장기적인 시각을 가진 디자인 정책이 필요하다.
해외의 해양디자인 정책
해외에서는 해양디자인이 적극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 네덜란드는 해수면 상승에 대비한 플로팅 시티를 개발하고 있다. 이 도시는 해양 공간을 활용한 혁신적인 디자인의 대표적인 예로, 물 위에 떠 있는 주거 지역과 상업 지역을 통해 환경 문제와 인구 증가 문제를 해결하려는 시도다. 이러한 사례는 기후 변화에 대응하는 해양디자인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암스테르담 플로팅 시티 ⓒ 매일경제, 2022.07.14
또 다른 사례로, 스칸디나비아의 에코 마리나는 해양 생태계를 보호하면서도 지속 가능한 해양 산업을 육성하는 모범적인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이곳에서는 친환경 에너지를 이용해 해양 생태계를 보호하고, 관광객과 지역 주민 모두가 이용할 수 있는 해양 시설을 디자인했다. 이러한 정책은 해양 환경을 보호하는 동시에 경제적인 이익을 창출하는 좋은 예다.
스칸디나비아 에코마리나 ⓒ ETRI WEBZINE Vol.233
앞으로의 과제
한국의 해양디자인 정책은 앞으로 몇 가지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
첫째, 해양디자인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확대되어야 한다. 현재 한국에서는 해양디자인이 경제적 가치와 환경 보호의 관점에서 충분히 논의되지 않고 있다. 해양디자인이 해양 자원을 보존하고, 해양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핵심 요소라는 점을 더 널리 알릴 필요가 있다.
둘째, 정부의 적극적인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 현재 한국의 해양디자인 정책은 아직 미흡한 점이 많다. 해외의 성공적인 사례를 참고해, 해양디자인이 해양 자원과 환경을 보호하는 데 있어 필수적인 요소라는 인식이 자리 잡아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과 함께 해양디자인 전문가를 육성하는 교육 정책도 함께 추진되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해양디자인을 통해 지속 가능한 해양 개발이 이루어져야 한다. 해양은 더 이상 무한한 자원이 아니며, 해양 자원의 지속 가능성을 고려한 정책이 필요하다. 한국의 해양디자인 정책이 해양 자원의 장기적 관리와 보호를 위한 중요한 수단으로 발전해 나가야 한다.
강태호
(재)한국해양디자인진흥원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