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문화 해변을 넘어 파도를 즐기는 다양한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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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관광 시장 다변화와 함께 바다를 즐기는 레저문화도 점차 다양해지고 있다. 과거 해수욕장은 백사장 산책이나 물놀이를 위한 공간으로 주로 이용되었지만, 서핑을 즐기는 문화가 확산하면서 하와이나 폴리네시아 제도에서나 보았던 서핑 활동을 국내 해수욕장에서 보는 것은 더 이상 낯설지 않다. 이는 코로나19를 거치면서 사회적 거리를 지키는 레저활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이후 포스트 코로나 시기 야외 레저활동에 대한 수요가 증가한 것에 힘입은 바가 크다. 이와 같은 사회·문화적 여건 변화에 따라 서핑 활동 공간은 강원도와 부산의 해수욕장을 벗어나, 좋은 파도가 있는 전국 해수욕장으로 확대되었으며 최근에는 실내에서도 서핑을 쉽게 배우고 즐길 수 있게 되면서 사계절 내내 서핑 체험을 만끽할 수 있다.
국내 주요 해수욕장의 서핑활동 전경 ⓒ홍장원
하천·호수·실내에서 즐기는 서핑
바다에서 즐겨온 서핑 활동을 언제부터 실내 인공서핑 시설에서도 즐길 수 있게 되었는지는 정확하지 않다. 수영장이나 테마파크에서도 인공파도를 만들어 물놀이를 즐기는 아이디어가 탄생했고, 서핑을 즐길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다가 물과 파도를 다루는 기술의 발달과 서핑 인구가 늘어나면서 지금과 같은 다양한 인공서핑 시설이 개발되었다. 인공서핑 시설은 물웅덩이를 만들어 유속을 변화시켜 파도를 일으키는 방법, 고압으로 물을 분사해 그 수면 위에서 서핑보드를 타는 방법, 유압식 피스톤으로 물을 밀어내 대형 파도를 만드는 방법 등 파도를 생성하는 방법과 방향, 파도의 주기나 크기에 따라 다양한 방식으로 운영된다. 한편, 물웅덩이에서 파도를 만드는 방식은 독일 뮌헨의 하천에서 서핑을 즐기던 것과 유사한 형태이다. 독일 뮌헨의 아이스바흐벨레(Eisbachwelle)는 도심에 위치한 서핑 공간으로, 하천 수로에 형성된 파도를 활용해 사계절 내내 서핑을 즐길 수 있는데 이와 유사한 방식의 실내 인공서핑 시설을 ‘City Wave’사에서 개발해 운영 중이다.
독일의 하천·실내 서핑시설 ⓒ홍장원
‘City Wave’사의 인공서핑 시설은 설치공간 여건과 이용 목적에 따라 규격화된 제품을 조립·설치하는 모듈 형태로 실내 수영장 외에도 수조 설치가 가능한 공간이라면 자유롭게 조성이 가능하기 때문에 도심의 야외공간, 전시장, 쇼핑센터 등에 활발하게 적용되고 있다. 모듈 형태의 인공서핑 시설로는 ‘City Wave’ 외에 ‘UNIT Surf Pool’이나 ‘FlowRider’ 등에서 운영하는 시설이 있는데, 이들 시설은 대부분 고압으로 물을 분사시켜 파도를 만드는 방식이므로 실내 공간 외에도 호수, 해변 등에서도 서핑을 즐길 수 있다.
실내 모듈형 서핑시설 ⓒ홍장원(좌), UNIT Surf(중), Flowrider(우)
서핑 테마파크에서 즐기는 서핑
‘City Wave’, ‘UNIT Surf Pool’, ‘FlowRider’ 등 인공서핑 시설은 도심이나 실내 공간에서 서핑을 쉽게 체험하고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자연에서 즐기는 서핑 환경과는 파도의 크기나 방향 등에서 차이가 있다. 한편, 최근 다양한 인공서핑 시설이 개발되고, 인공적으로 파도를 생성하는 기술이 발전하면서 테마파크 형태의 인공서핑 시설들도 조성되고 있다. 서핑 테마파크로는 미국의 서핑 선수 Kelly Slater가 만든 ‘Surf Ranch’, 영국의 공장 시설을 재개발하여 조성한 ‘Surf Snowdonia’ 외에도 파도를 형성하는 방식에 따라 다양한 시설이 운영 중이며, 국내에는 ‘Wave Park’가 대표적이다. 서핑 테마파크는 서핑대회의 개최와 서핑 강습, 체험 외에도 물을 이용한 놀이시설이 함께 조성되어 있어 다양한 레저 활동을 즐길 수 있다.
야외 서핑장: Surf Ranch, Surf Snowdonia ⓒSurf Ranch(좌), Surf Snowdonia(우)
해양레저 활동은 바다수영이나 다이빙 등 자연 그대로를 즐기는 형태에서 다양한 레저 장비를 이용함에 따라 변화·성장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해양레저는 해수욕과 바다 수영에서 시작해 보드를 이용해 파도를 즐기는 서핑, 파도와 바람을 함께 즐기는 윈드서핑 등으로 확대된다. 또한 윈드서핑은 딩기요트로 활동의 범위가 확장되고, 대형 크루저 요트에 이르게 된다. 이와 같은 해양레저 문화의 변화와 같이 우리나라에서도 서핑을 즐기는 문화가 널리 대중화되어 다양한 해양레저 활동을 일상 속에서 체험할 수 있기를 바라며, 안전하게 바다를 즐기면서 바다를 익숙하게 느끼는 친수문화가 성장하기를 바란다.
홍장원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연구위원
한국해양수산개발원에서 해양관광 활성화•제도개선을 위한 정책연구를 담당하며
해양친수문화 확산과 해양관광산업 육성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