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산업 세계 해양의 날, 바꾸지 않으면 희망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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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8일은 세계 해양의 날(World Ocean Day)이다. 세계 해양의 날의 필요성은 1992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린 지구정상회담(Earth Summit)에서 처음 제기되었다. 전 세계인들과 공유 자원인 바다를 보호하기 위한 방법을 함께 모색하자는 것이 그 목적이었다.
마침내 2008년 12월에 개최된 유엔 총회 결의안 63/111이 발표되었고, 6월 8일은 공식적으로 세계 해양의 날로 지정되었다. 그리고 유엔과 다양한 해양 관련 기구들을 중심으로 바다를 보호하기 위한 활동들이 공식적으로 장려되기 시작하였다.
UN 세계해양의 날 공식 포스터
ⓒ United Nation
예를 들어 유엔 해양사무 및 해양법국(UN Division for Ocean Affairs and the Law of the Sea)에서는 세계 해양의 날을 맞아 해양 생물 자원 및 에너지 자원의 지속가능한 개발과 이용에 대한 국제적인 협력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고 유네스코 정부 간 해양학 위원회(UNESCO's Intergovernmental Oceanographic Commission, IOC)는 세계 해양 네트워크(World Ocean Network)를 후원하며 세계 해양의 날을 기념하고 있다.
해양관리협의회(Marine Stewardship Council, MSC)에서도 매년 6월에 지속가능한 수산의 의미와 중요성을 알리고 책임 있는 소비를 장려하는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올해 테마는 ‘Sustainable Fishing means, More Fish(#MoreFish)’로, 지속가능한 어업과 수산물 소비에 대한 동참하자는 영상 및 메시지를 만들어 전 세계에 배포하고 있다.
지속가능어업을 알리는 세계해양의 날 특별 이벤트를 진행 중인 캐나다의 아쿠아리움
ⓒMSC
현재 전 세계 30억 명 이상이 수산물을 통해 단백질 및 필수 영양소를 섭취하고 있고 약 6억 명이 수산업에 생계를 의존하고 있다. 또한 수산물은 세계에서 가장 많이 거래되는 식품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데 연간 국제 무역액이 1,510억 달러에 육박한다.
2024년 유엔이 발표한 세계 인구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2080년에 약 100억 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한다. 하지만 기후 변화로 안정적인 식량 확보가 어려워지면 수억 명의 사람들이 기아와 영양실조로 고통받을 것이라고 말한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미래 식량 수요를 안정적으로 충족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다행스럽게도 2021년에 개최된 유엔 푸드시스템 정상회의(UN Food Systems Summit)에서 발표된 내용에 따르면 지구 표면의 70%를 바다가 차지하고 있지만 바다에서 생산되는 식량은 5%에 불과하기 때문에 식량 공급 측면에서 기대할 수 있는 잠재력은 아직 무궁무진하다고 한다. 따라서 유엔과 주요 과학자들은 각국 정부에 수산물을 식품 정책의 중심으로 삼을 것을 조언하며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생산된 수산물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유엔 푸드시스템 정상회의 2021
ⓒFAO
하지만 세계 해양의 날은 희망보다는 점점 더 ‘경고의 날’이 되고 있다. 상승하는 수온과 남획으로 고갈되는 어장, 플라스틱 쓰레기 등으로 파괴되는 해양 생태계는 점점 우리의 삶을 위협하고 있다. 특히 한국의 상황은 더 심각하다. 우리 앞바다는 현재 전 세계에서 가장 수온 상승속도가 빠르다. 또한 연근해 수산 자원의 급격한 감소, 이로 인한 경쟁 조업과 가속화되는 어업인 고령화는 우리 수산업을 위기로 내몰고 있다. 이미 수산물 유통 시장의 수입 의존도는 매년 높아지고 있고 소비자의 선택도 외국 수산물로 대체되고 있다.
우리 바다도 이제 지속가능어업을 요구한다. 지속가능어업은 더 오래, 더 건강하게 바다를 이용하기 위한 방식이다. 수산 자원을 보호하면서도 어업인의 생계와 우리 식탁의 안정을 동시에 지켜야 한다. 필요한 것은 조절, 회복, 책임이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먼저 수산 자원과 해양 생태계에 대한 데이터를 충분히 확보하여 과학적 관리가 이루어져야한다.
이를 기반으로 지속가능한 어획 방식에 대한 어업인 인식 확산과 적극적인 동참이 필요하다. 다음으로 지속가능하게 어획된 수산물이 너무 비싸게 유통되지 않도록 복잡한 수산물 유통 체계를 단순화하여 효율적인 수익 구조가 만들어지도록 해야한다. 마지막으로 지속가능한 수산물이 시중에 나오면 소비자들이 이러한 노력을 인지하고 선택해주어야 한다. 만약 우리가 지금의 관행을 바꾸지 않는다면 우리의 수산업은 더 이상 지속가능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사람들의 사고방식과 행동을 바꾸는 일은 쉽지 않다. 우리가 바다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음에도 대다수의 사람들은 도시와 땅 위의 일상은 바다와 무관하다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관심이 없는 것이다. 따라서 사람들의 시선을 바다로 돌려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바다를 체험하고, 배우고, 이해하는 기회가 필요하다.
2025년 세계해양의 날을 맞아 시민들이 바다의 맛과 멋을 체험할 수 있도록
‘우리가 사랑한 바다’ 이벤트를 준비한 아워플래닛
ⓒ서종석
이제 어업은 단순히 수산물을 어획하거나 채취하는 1차 산업을 넘어선다. 가공, 유통, 판매, 관광, 교육, 체험, 미디어 콘텐츠까지 아우르는 6차 산업으로 확장되고 있다. 해녀 체험, 갯벌 어장 견학, 지속가능한 해산물 맛집 등은 바다를 체험으로 풀어낸 사례들이다. 바다는 일자리가 되고, 문화가 되고, 지역 경제를 되살리는 동력이 될 수 있다. 단, 그 전제는 ‘지속 가능성’이다.
영국 콘월의 가리비, 브라운크랩 어업과 MSC가 세계 해양의 날에 지속가능수산주간(Sustainable Seafood Week)을 함께 진행한 경험은 어떻게 지속가능어업과 6차 산업을 융합할 수 있는지 잘 보여주는 사례이다.
콘윌 지역 주민들과 세계해양의 날에 지속가능수산물 콘텐츠를 제작 중인
영국의 유명 셰프 제임스 스트로브리지
ⓒMSC
영국의 유명 해산물 산지인 콘월의 가리비, 브라운크랩 어장은 2014년에 MSC 어업 인증을 취득했다. 2022년 세계해양의 날 주간에 지역 출신의 유명 셰프이자 MSC 앰버서더인 제임스 스트로브리지(James Strawbridge)가 지역 어업인들과 협업해 인증 수산물로 요리 콘텐츠를 제작하고, 주민이 직접 출연한 캠페인과 광고를 만들어 지속가능한 어업을 대중에게 알리는 노력을 했다.
이후 레시피를 대중들과 공유하고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사람들이 지역을 계속 찾게 만들었다. 이 협력은 어떻게 어업이 체험, 콘텐츠, 교육이 결합된 6차 산업으로 발전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더 적게 가 아니라, 더 오래 그리고 더 넓게 살아가는 방식으로서의 어떻게 지속가능한 삶을 살아갈 수 있는지 잘 나타내준 사례이다.
MSC Korea Awards, 2025
ⓒMSC
MSC 한국사무소에서도 세계 해양의 날에 지속가능한 어업을 알리기 위한 노력을 끊임 없이 하고 있다. MSC Korea Awards를 수상한 기업들(좌측부터, 한성기업, 금호통상, 덕화푸드, 더블트리바이힐튼판교, 마켓컬리, 동원산업)과 소비자 인식 증진을 위해 공동 캠페인을 진행하여 6월 2일부터 8일까지 MSC 인증 수산물 특가전을 진행한다. 또한 국립해양박물관과 부산현대미술관, 국립부산과학관 등과 협력하여 지속가능어업과 책임 있는 수산물 소비의 중요성을 알리고 있다.
부산현대미술관 야외 행사에서 시민들에게 지속가능어업의 중요성을 알리고 있는 MSC
ⓒMSC
세계 해양의 날은 기념하는 날이 아니라 실천하는 날이다. 지금 우리의 식탁 위에 오른 한 조각의 생선은, 누군가의 책임과 선택의 결과다. 우리는 바다와 연결되어 있다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자 이제 바다를 위해 행동할 시간이다.
서종석
MSC 해양관리협의회 한국대표
부경대학교 해양수산경영경제학부 겸임교수
공학박사
‘어업의 품격’(2020) 저자
영국 에버딘대학교 비즈니스스쿨 Global MBA 졸업
부경대학교 기술경영학 박사, 부산대학교 석사, 고려대학교 학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