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산업 샥스핀 사냥터였던 섬, 3년 만에 “돈 되는 바다”로 바뀐 이유-미솔 리조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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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빙을 좋아한 두 남녀
미솔 리조트는 인도네시아 외딴 섬에 있다. 수도인 자카르타에서 파푸아 뉴기니 쪽으로 직선거리로 2,700㎞ 가량 떨어져 있다. 사람이 살지 않는 무인도. 바다거북과 만타 가오리 등 해양 생물과 어족 자원이 풍부한 곳이다. 주변 바다는 오래전부터 상어 지느러미(샥스 핀) 사냥터였다. 현재 미솔 리조트가 들어선 바트비팀(Batbitim) 섬은 당시 어민들의 상어 채취 거점으로 활용됐다. 이곳에서 잘린 상어 지느러미는 홍콩 등에서 온 수집상들에게 헐값에 팔려나갔다. 상어 지느러미만 잘라내고 몸통을 버리는 이른바 ‘샤크 피닝(shark finning)’은 2005년까지 계속됐다. 그해 여름, 태국 방콕에서 영국 남부 콘월 출신의 남자와 스웨덴에서 나고 미국에서 공부한 여자가 만났다. 앤드루 마이너스(Andrew Miners)와 여자 마릿 마이너스(Marit Miners)였다. 남자 앤드류 마이너스는 1993년 영국 랭커스터대학교에서 심리학 학위를 받았다. 그 다음해 파디(PADI)에서 다이브 마스터 자격을 취득했다. 여자 마릿 마이너스는 미국 컬럼비아 대학교에서 인류학 석사를 받고, 태국 여행 중에 요가와 다이빙을 배우면서 후에 남편이 되는 앤드류를 만나 미솔 리조트를 세우게 된다.

미솔 리조트를 만든 공동설립자
ⓒ 미솔 리조트 홈페이지(https://www.misool.info) 검색자료 (2026. 6. 28)
1,220㎢의 해양 보호 구역
남편 앤드류는 세 번째 만남에서 인도네시아 라자암팟 남쪽에 있는 바트비팀 섬 주변다이빙 여행을 제안한다. 그들은 다이빙 중에 섬을 탐사하면서 샥스핀 캠프를 발견하고 충격을 받았다. 이 일이 계기가 되어 지구상에서 가장 해양 생물 다양성이 풍부하다고 알려진 미솔 지역을 보호하는 작업에 나섰다. 먼저 이 지역에 어업권을 갖고 있는 어업 공동체와 협의하여 해양보전센터와 생태관광 리조트 조성사업을 추진했다. 개발 사업은 리조트 건설보다 주변 해역을 보호하는데 초점을 뒀다. 2005년에 지역사회와 맺은 토지와 해역 임대협약을 바탕으로 금어 구역(No-Take Zone)을 설정했다. 현재 1,220㎢에 이르는 방대한 해양보호구역을 설정하는 단초가 마련됐다. 문제는 이 같은 사업을 추진하면서 경험과 자본이 전무했다는 점이다. 해양 자원을 보호하는 전문지식이 없었을 뿐만 아니라, 리조트 건설에 필요한 재정적인 여건도 매우 열악했다. 더구나 처음에 구상했던 프로젝트가 자꾸 커지면서 감당할 자금도 덩달아 불어났다. 방법은 하나, 외부에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다.

(좌)미솔 해양보호구역, (우)미솔 해양보호구역 감시단(Ranger Patrol)

ⓒ미솔재단 홈페이지(https://www.misoolfoundation.org) 검색자료
미솔 리즈트를 만들 때까지
사업 착수 2005년부터 미솔 리조트가 첫 문을 연 2008년까지 3년 동안의 과정은 지난하고도, 험난했다. 잘 곳이 없어 방수포 아래에서 잠을 자는 것은 물론, 영양 부족으로 온몸에 발진이 돋는 등 신산한 나날이 이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깨끗한 산호초를 핵심 자산으로 활용하는 섬 리조트를 만들고, 해양 환경 보전 활동에 필요한 자금을 마련한다는 기치를 내걸고 외부 전문가들과 개인 및 기업 후원을 끌어들였다. 인근 마을은 물론 자바 섬, 독일·영국 등에서 후원과 자원봉사자들을 모집했다. 이렇게 해서 로컬 자재와 열대 목재 등을 재활용한 친환경 리조트가 들어섰다. 2008년부터 미솔 리조트가 본격적으로 운영되면서 ‘관광 수익 확보 → 해양 보호 투자’라는 자금의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졌다. 지금 이곳은 다양한 계층이 찾아온다. 환경보호 운동가, 도시 생활에 지쳐 잠깐 쉼표를 찾는 사람, 스노클링 마니아, 아름답고 고적한 해변에서 아이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싶은 부모, 그리고 완벽한 산호초를 찾는 스쿠버 다이버 등이 찾는 명소로 소문났다. 2017년에는 세계 관광 여행 협회(WTTC)에서 가장 권위 있는 상인 ‘미래를 위한 관광상’을 수상했다. 뉴욕 타임즈 등 세계적인 유명 언론에도 특집으로 소개됐다.

미솔 리조트 시설
ⓒ미솔 리조트 홈페이지(https://www.misool.info) 검색자료
로컬에서, 로컬을 위하여
미솔 리조트가 들어선 이후 성과는 눈부셨다. 먼저 1,220㎢ 크기의 해양보호구역이 설정되면서 산호초·맹그로브 숲은 물론 상어·만타 가오리 서식지를 함께 관리하는 민관 협력형 해양 보호 모델이 만들어졌다. 상어 지느러미를 채취하던 어업인 15명을 고용하여 해양보호구역 감시 업무도 지원하고 있다. 2012년에는 미솔 리조트가 있는 라자암팟 지역의 바다 7만㎢에서 상어·가오리 포획을 금지하는 ‘샤크 앤 만타 생추어리’ 제도를 도입했다. 가장 두드러진 실적은 당초 목표한 해양생태계가 크게 개선되고 있는 점이다. 금어 구역에서 불법 어업이 86% 줄었다. 어족 자원은 제도 도입 이후 6년 동안 평균 250% 증가했다. 상어 개체 수도 보호구역 밖보다 25배 높게 관찰됐다.
지역주민의 생활 여건과 거주 환경도 크게 좋아졌다. 2011년에 지역주민과 어업 공동체의 삶의 질을 개선하는데 초점을 맞춘 ‘미솔 재단(Misool Foundation)’이 설립되어 다양한 마을 지원사업을 하고 있어서다. 재단이 발간한 2024년 연례보고서에 따르면, 해양순찰, 산호초 복원, 주민교육, 지속 가능한 어업 전환, 바다 거북이 보호, 쓰레기 은행 등과 같은 여러 지원 사업을 벌이고 있다. 최근에는 7만 달러를 들여 지역주민이 운영하는 코코넛 오일 가공공장도 세웠다.
미솔 리조트는 연간 1,000명 가량의 고부가가치 생태관광객을 유치하면서, 관광수익을 지역 일자리와 주민의 해양 관리역량 강화, 해양 보호사업에 재투자하는 사업 모델이다. 특히, 지역주민을 해양보호구역의 감시자인 동시에 사업 운영자와 수익을 공유하는 주체로 참여시킨 점이 가장 큰 성공 요인이다. 다만, 이곳은 접근성이 낮고, 이동 비용이 높을 뿐만 아니라 숙박·다이빙 요금도 비교적 고가인 프리미엄 생태관광 모델이라는 점이 한계다1). 그럼에도 외국인 부부가 인도네시아 오지에서 지역 주민과 함께 호흡하면서 새로운 형태의 해양 보호사업을 추진하는 대표사례로 평가된다.
1) 미솔 리조트에서 가기 위해서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비행기로 5시간 정도 걸리는 소롱 공항에 도착한 후 1박을 하고, 리조트에서 운영하는 쾌속선을 5시간 정도(선박 이용료 별도) 타고 가야 하므로 접근성이 부족. 리조트 이용 요금도 7일, 9일, 12일 프로그램별로 1인당 500만 원이 넘게 책정되어 있고, 부대 시설이나 다이빙 교육 등에 따른 비용도 별도로 부담해야 함.

❶ 해양보호구역 보호 활동(좌), ❷ 산호 복원 프로젝트(우)

❸ 지역 공동체 교육 활동(우), ❹ 미솔 어촌지역 개발(좌)

❺ 상어 보호 활동(Reshark)(좌), ❻ 만타 가오리 보호 사업(우)
미솔재단 추진 프로젝트
ⓒ미솔재단 홈페이지(https://www.misoolfoundation.org) 검색자료


최재선
한국연안협회 연구위원,법학박사
해양 전문지『디 오션』,『오션 테크』,『환동해 경제학』등을 공동기획하고,같이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