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영상콘텐츠의 하이엔드, 해양이 주도하는 시대가 온다
페이지 정보
본문
2020년 봄. 서울 삼성동 코엑스 건물에 거대한 파도가 몰아친다. 지나가던 사람들은 저마다 스마트폰을 꺼내 영상으로 담아내기 바쁘다. SNS를 통해 빠르게 확산되자 이 영상의 상영 시간에 맞춰 사람들이 모여들면서 삼성역 사거리는 일약 핫스팟으로 등극했다.
< Public Media Art "WAVE" >
실감 나는 영상을 만나고 싶어, 그런데 왜 바다야?
‘Wave’라는 타이틀의 이 영상은 국내 미디어 기업 ‘디스트릭트(D’strict)에서 제작한 자사의 전략적 포트폴리오 영상이다. 디스트릭트는 20여 년 전부터 바이널, 애니프레임 등과 함께 국내를 대표하는 실감 콘텐츠와 인터랙티브 미디어를 제작해 오던 대표적인 회사다. 관련 업계에서는 이미 최고의 미디어 솔루션을 가진 기업으로 알려져 있었지만, 이제야 대중의 반응을 이끌어 내고 있다는 사실이 좀 의아스럽다.
이유는 간단하다. 20여 년 전 상상했던 아이디어들이 당시엔 기술적으로 실현이 불가능했다. 아니, 실현은 했지만 결과가 조잡했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HD 방송이 시작된 게 2007년이다. 드라마 속 배우들의 얼굴에서 점이나 여드름을 발견할 수 있게 된 것인데 지금으로부터 겨우 15년 전이다. 그런데 11년 전인 2011년에 디스트릭트는 일산 킨텍스의 한 전시관을 통째로 빌려 4D 라이브파크를 개관한 것이다.(http://www.thelivepark.com/)
기대에 못 미친 흥행과 기술적 완성도의 부족 등 여러 이유로 디스트릭트의 도전은 아쉬운 결과를 맺고 만다. 그리고 방송에서도 소개되었지만 큰 빚을 떠안은 최은석 대표는 세상과 등지는 선택을 하고 만다. 상상력보다 느리게 진화한 기술은 이제야 초고선명 화질의 디스플레이가 개발되고, CG기술이 가능해지고, 렌더링이 빨라지고, 이를 받아들일 수 있는 SNS 환경도 구축되면서 드디어 ‘빵!’하고 터진 거였다. 그야말로 대박!
영상기술의 진보가 가져올 세상의 변화는 이제 생각보다 더 빨라지고 있다.
모바일 디바이스와 SNS 확산이 변화의 중심에 섰다.
그런데 필자가 주목하는 지점은 따로 있다. 바로 ‘WAVE’다. 10여 년 전만 하더라도 ‘물’, ‘바다’ CG는 기피의 대상이었다. 다른 소재는 마치 실사를 보듯 구현이 가능한데 투명하게 움직임을 갖는 물은 CG구현의 가장 마지막 단계였다. 그런 물을 소재로 한 실감 영상이 나타났으니 사람들이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이전에 보지 못했던 획기적 볼거리를 제공한 것이다. 삼성역 사거리의 ‘WAVE’ 이후 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는 실감 영상들은 거의 대부분 웅장하게 밀려오는 파도로 귀결되고 있다. 그리고, 거대한 고래가 등장하거나, 아쿠아리움처럼 해양생물이 등장하기도 한다. 기술적 진보가 만들어낸 실감 콘텐츠의 하이엔드는 결국 ‘바다’였다.
영상 콘텐츠의 최종 목적지는 ‘실감’과 몰입
이번엔 OTT로 방향을 돌려보자. 요즘 MZ세대들에게 TV는 어떤 도구일까? 집에 TV는 걸려있는데 TV는 올림픽 중계 외에는 별로 켜 둘 일이 없는 듯하다. 가끔 OTT를 보거나 유튜브를 실감 나게 보기 위한 목적으로 용도변경 진행 중이다.
스트리밍 기술이 초고속 무선데이터 속도를 만나 인류 출현 이후 최고의 라이프스타일 변화를 만들어 냈다. OTT 플랫폼의 공격적인 투자는 이전의 영화 투자방식, 방송 콘텐츠 제작 방식과는 전혀 다른 데이터 기반의 공격적 콘텐츠 제작 방식을 취하고 있다. 그리고, 극장과 TV, 스마트폰 등 매체 선택의 기준이 수평적으로 바뀌면서 그것이 영화든, 드라마든, 쇼트영상이든 족보는 별로 중요하지 않게 되었다. 스토리에 감동이 있다든지, 정말 돈으로 퍼부었구나 싶을 정도로 CG로 도배를 하든 수용자를 붙잡아 두기만 하면 되는 세상이 온 것이다.
영상기술과 인터넷 기술의 발전이 충돌하는 지점에서 초고화질
스트리밍 서비스가 탄생했고, 점차 미디어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
기술의 발전은 아직 우리가 경험해 보지 못한 곳으로 우리를 데려다주길 원하고 있다. 영상 기술의 발전과 함께 우주를 소재로 한 콘텐츠가 계속 각광을 받는 이유다. 외계인이 등장하고, 가보지 않은 행성에서 스토리가 펼쳐진다.
이제 영상 기술은 해양세계에 주목한다. 카메라가 들어가 본 적이 없던 심해의 세계와 실감 나게 제작 가능한 바다 CG는 이제 더 재미있는 스토리텔링만을 기다리고 있다. 과거 존 윌리엄스가 작곡한 영화 ‘조스’의 OST만 들어도 공포감에 소름이 돋았던 시절이 있었다. 귀여운 니모와, 인어공주, 캐리비안의 해적의 시대를 지나 이제는 실감 나고 몰입감이 뛰어난, 시각적 임팩트를 갖춘 해양영상 콘텐츠의 시대를 맞이하러 가자.
해양콘텐츠, 영상, 미디어, OTT, 해양문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