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STYLE 해수욕장이라 쓰고 ‘MZ 라이프스타일 테마파크’ 라 읽는 광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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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야말로 ‘광안리 시대’다.
해운대에 숙소를 잡고 광안리로 놀러 온다는 기사가 회자되고, 드론 쇼가 열리는 토요일 저녁엔 발 디딜 틈 없이 북적이는 풍경이 자정까지 이어진다. 대부분 예쁘고 멋지게 차려입은 2~30대들이다.
다소 뭉뚱그려져 MZ세대로 불리는 2030들은 지금 대한민국의 트렌드를 좌지우지하고 있고 이들은 부산 여행 중 광안리 해수욕장을 가장 많이 찾는다고 한다.
2023년 정월대보름 쥐불놀이
어쩌다 광안리 해수욕장은 MZ들에게 이렇게나 환영받는 곳이 되었을까.
먼저, 그동안 수없이 다뤄진 MZ세대들의 특징을 간단히 정리해 보자.
l 디지털 네이티브 : 휴대폰 등 디지털 기기를 다루는 데에 능숙하다. 그냥 한 몸이나 다름없다.
l 가치 기반 소비 : 특히 자신들의 미래와 맞닿아 있는 환경(=미래) 이슈에 대해 귀를 기울이고 실천한다.
l 강한 자기애 & 다양성 수용 : 자신을 소중히 여기며 다소 개인주의적 태도를 가지지만 그런 만큼 타인의 취향 역시 소중히 여긴다.
l 여가/휴식 중요 & 재미 추구 : 자기애가 강한만큼 스스로에게 부여하는 휴식과 여가의 기회를 소중히 한다. 더불어, 일상 속 다양한 재미를 만들어 추구하고 이를 슬쩍 혹은 확실히 자랑하려는 성향이 강하다.
그렇다면 다음은, 광안리 해수욕장에 방문객이 늘어나기 시작한 2019년부터 현재까지 4년 간의 광안리 해수욕장이 변해온 모습을 살펴보자.
2019년 이후 현재까지,
l 부산 대표 랜드마크 ‘광안대교’ : 언제, 어디에서, 어느 각도에서 찍어도 ‘나, 지금, 여기, 부산’. 그리고 부산의 모든 해수욕장이 그저 까맣게만 보이는 밤에도 꽤 괜찮은 인물 사진이 찍힐 수 있는 것은 모두 부산 대표 랜드마크 광안대교 덕분이다. 게다가 8시부터 매시간마다 15분간 음악과 함께 이어지는 광안대교 조명 쇼는, 아는 사람들만 아는 평일의 소소한 즐길 거리.
밤에도 대낮같이 찍히는 사진. 광안대교, 주변 상권의 조명, 그리고 이기대 덕분에 그저 까만 밤바다 풍경이 아니다.
l 2019년부터 시작된 ‘광안리 드론 쇼’ : 전국 유일무이 유니크 관광 자원으로서 명성이 자자했던 ‘드론쇼’가
팬데믹 시기의 광안리 해수욕장을 알리는 데에 큰 역할을 담당했다.
l 자이언트 펭수 x 광안리 (= 캐릭터 x 광안리)
: 2019년부터 현재까지 매년 자이언트 펭수의 캐릭터 존을 운영해 부산 대표 포토스팟으로 자리 잡았다.
수영구 일대의 높은 연령대가 찾는 해수욕장이라는 이미지를 탈피하기 시작한 계기로 여겨진다.
펭하!
2020년 이후 지금까지는,
l 코로나, 코로나, 코로나, 해외여행 불가능 3년
: 하지만 방역 정책과 시민의식이 탁월했던 대한민국에서는 내수 진작을 위해 국민들의 숨통을 틔우는 시기들이 존재했고 그때 국내 여행이 활성화되었다. 이때, 부산은 상권이 발달한 해운대/광안리 해수욕장들을 위주로 해외여행의 대안으로 떠올라 반사 이익을 얻게 되었다.
l SUP 등 해양레포츠, 달리기, 자전거 타기 등 운동과 함께 인생 건강하게 즐기기에 최고 재미난 광안리
: SUP, 모터보트, 달리기, 자전거 타기에 이어 모래사장을 이용해 쉽게 보기 힘든 장대높이뛰기 대회까지 흡수했다. 함께 운동한 후 근처 카페나 펍에서 들이키는 커피나 맥주는 얼마나 꿀맛인지
.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들의 단축 마라톤이나 10KM 나이트 러닝 행사는 이제는 MZ세대의 필수 경험이 되어 전국 각지에서 참가자들이 몰리는 인기 관광 콘텐츠가 되었다. 그리고 2021년에는 급기야 패들보드 위에서 영화를 관람하는 기회까지 있었다고?
패들 보드 위에서 영화를! 가히, 영화의 바다다. ⓒ부산국제영화제 트위터
l 플로깅(=가치 지향적 활동)의 시작
: 팬데믹의 시작과 함께 지구 환경을 걱정하는 움직임이 커지면서 일반인들이 바닷가 플로깅 프로젝트를 이어갔고, 백사장이 삶의 터전인 서퍼들이 많고 상대적으로 해변가가 다소 좁은 송정, 광안리 해수욕장을 위주로 플로깅 프로젝트가 종종 펼쳐졌다. 참가 규모가 일정 정도 있어야 하는 활동이기에 커뮤니티 형태로 운영되는 케이스가 많았고 이 커뮤니티들이 이미 비건, 제로웨이스트 샵들이 다수 존재하던 수영구 상권을 활용하는 효과로 이어지며 다양성이 확장되고 견고해지는 효과를 가져왔다.
l 다양성을 포용하는 주변 골목 상권의 작은 가게들
: 개성 있는 작은 카페, 독립서점, 비건 레스토랑, 레포츠 관련 샵, 골목 속 베이커리, 제로웨이스트 샵 등 특별한 취향을 수용할 수 있는 상권이 이미 형성되어 있어 바닷가 풍경을 마음껏 즐긴 후 바로 자신만의 취향을 살릴 수 있는 골목 속 작은 가게들을 방문하며 개성을 충분히 만족시킬 수 있다. 아, 백사장에서 충족되지 않은 사진은 바닷가 바로 앞에 즐비한 네 컷 포토샵 들에서 풀(full) 충(전) 가능하다.
이렇듯, 디지털 기기를 자유자재로 다루며 자신만의 콘텐츠를 시시각각 만들어 내는 디지털 네이티브 MZ세대들에게 광안리 해수욕장은, 자신의 취향이 가득 반영된, 즐겁고 재미있으며 적당히 자기 과시적인 콘텐츠를 끊임없이 만들어 낼 수 있는, 가장 최적화된 환경을 만들어 주는 곳이다.
지난 수년간, 구 단위에서 민첩하고도 과감하게 운영해 왔던 차 없는 거리, 어방축제를 비롯해, 부산시와 글로벌 브랜드들의 크고 작은 축제를 위한 야외 유니크 베뉴로 활용되어 온 광안리 해수욕장과 이를 관리, 감독하는 수영구청의 갖은 노력과 시도들이 만개하고 있다. 그리고 이에 응답하듯 방문객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고, 그렇게 광안리가 국제관광 도시로 거듭나고 있는 부산의, 해운대와 더불어, 국제 관광의 대표주자가 되어야한다.
수영구청의 다양한 시도 1 : 광안리 해수욕장 가을 국화 축제
다만, 이 인기가 수그러들지 않기 위해서는 치밀하고 노련한 콘텐츠 기획과 운영 및 리스크 관리 노하우가 펼쳐져야 할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 관광산업을 이끌어가는 이 MZ세대들을 중심으로, 주변의 다양한 세대들이 함께 즐거움과 재미를 찾을 수 있는 테마파크라고 생각하고 신중히 운영되어야 한다. 광안리라는 테마파크에서 제공되는 다양한 서비스에 대해 신뢰가 깨지면 다시 되돌릴 수 없다. 광안리 상권에서 제공되는 음식, 교통, 안전 등의 기본적 서비스가 충분한 수준으로 제공될 수 있도록 꼭 지켜 내야 한다. 과감하고 시의적절한 프로그램의 기획은 필수이고 말이다.
광안리가 전 세계 해수욕장의 디즈니랜드가 되길, 그렇게 오랫동안 많은 사랑받기를!!
시선커뮤니케이션 대표
축제를 사랑하는 부산의 경험 기획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