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USINESS 온라인 소비가 불러온 수산업계의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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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식품 시장의 급성장
국내 식품산업은 온라인 시장 확대에 따른 변화의 바람이 거세다. 코로나 팬더믹으로 인해 언택트 구매는 이제 일상적인 구매 형태의 하나로 자리 잡았다. 통계청에서 집계한 2022년 농·축·수산물 온라인 쇼핑몰 거래액은 9조 4,611억 원으로 2018년(2조 9,405억 원)을 기점으로 연평균 33.9% 증가율을 기록하였다. 이는 전체 온라인 쇼핑몰 거래액 증가율(16.7%) 대비 15%를 상회하는 수치이다. 또한, 전 품목 대비 농·축·수산물 거래액 비중은 2018년 2.6%에서 2022년 4.6%로 증가하면서, 온라인 유통 플랫폼에서 식품은 더 이상 가능성의 영역이 아닌 성장을 위한 필수 품목군이라는 점을 입증하고 있다. 더불어, 음식료품의 소매업태 별 판매액을 지수화한 수치(소매업태 별 판매액 지수)에서도 ‘무점포 소매(전자상거래)’의 성장세가 두드러짐을 알 수 있다. 이는 식품 구매에 있어 소비자의 온라인 채널 활용이 급속도로 증가하였음을 보여주는 지표로서, 향후 식품산업에서 온라인 시장 성장의 귀추가 주목된다.
신선도가 생명인 농·축·수산물의 언택트 구매가 이렇게 성장하기까지는 코로나 팬더믹이 장기화로 인한 언택트 시장 확대가 있었다. 이커머스(전자상거래) 플랫폼을 활용한 판매 채널이 더욱 다양해지고 손쉽게 가격 비교를 할 수 있게 되었으며, 소비트랜드를 반영한 ‘산지 직송’, ‘새벽 배송’과 같은 배송서비스와 같은 물류 배송시스템의 발전과 더불어 산소 포장, 압축포장과 같은 제품 포장, 아이스팩, 보냉 백 등과 같은 배송 포장 기술의 발전이 뒷받침되었기 때문이다.
농·축·수산물온라인 쇼핑몰 거래액 추이(취급 범위, 운영형태, 판매 매체별)
자료: 국가통계포털(KOSIS), 온라인쇼핑몰동향조사
음식료품 소매업태별 판매액 지수 추이
자료: 국가통계포털(KOSIS), 서비스업동향조사
전품목 대비 농·축·수산물 온라인 쇼핑목 거래액 비율
자료: 국가통계포털(KOSIS)온라인쇼핑목동향조사
온라인 시장 확대, 수산 정책도 주목하다
온라인을 중심으로 한 유통 환경 변화는 수산 분야 정책에서도 발 빠르게 반영되고 있다. 2023년 해양수산부 보조사업 시행 지침서에 따르면, 직거래 등 신규 유통경로 구축의 일환으로 민간 보조사업인 ‘온라인 구매 시스템 구축’ 사업을 이행하고 있다. 이 밖에도 수산물의 판로 확보 및 소비 촉진 등을 위해 지자체 온라인 쇼핑몰 할인 지원, 온라인 쇼핑몰 입점 지원 등 온라인 유통과 연계된 다양한 정책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제3차 해양수산 발전 기본계획(2021-2030)’, ‘제2차 수산업·어촌 발전 기본계획(2021-2025)’ 등 해양수산부 중장기 정책 계획에서도 온라인 거래 특화된 제도적 장치 마련, 신선 유통 체계 및 표준화 확대와 같은 온라인 유통 기반 구축에 대한 필요성을 제시하고 있다. 이를 통해 온라인 유통이 생산자-소비자의 직거래 기반을 마련하고, 어업인 수취 가격 향상, 시장 확대, 안정적 판매처 확보를 등 수산물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정책 방안으로서 강조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온라인 소비 확대, 수산물은?
온라인 식품 시장의 이슈화가 본격화된 2019년부터 ‘식품 소비 행태조사에서’는 ‘주로 온라인으로 구매하는 식품’에 대한 지표를 제시하고 있다. 수산물의 경우 2019년 9.8%에서 2022년 14.1%로 4.3% 증가하였다. 이는 기존의 온라인을 활용한 식품 구매 품목에서 수산물을 포함하는 집단이 매년 확대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주로 온라인으로 구매하는 식품
자료: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식품 소비행태조사, 각 년도
온라인 플랫폼, 수산 비즈니스의 길을 열다
온라인 플랫폼은 수산업의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서 주목받고 있다.
㈜더파이러츠는 시세·가격, 제철 수산물, 생산지 등 수산물과 관련한 각종 정보에 대한 공유 서비스를 제공하여 거래 관계자(생산자-식당·소매점-소비자 등)들을 연결시켜주는 플랫폼 기반의 비즈니스 모델을 도입하였다. 정보의 접근이 다소 제한적이었던 수산물 시장에서, 플랫폼을 통해 다양한 생산자 및 전문 소매점의 정보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도록 한 것이 소비자들에게 큰 호응을 불러일으켰다. 또한, 수산물이라는 특정 품목을 중심으로 플랫폼 사업을 운영한다는 점에서 다양한 품목을 취급하는 종합 플랫폼과는 차별화되었다는 점도 특징이라 할 수 있다.
온라인 플랫폼은 생산자의 판로 확보, 시장 확대에서도 중요한 기능을 수행한다. 때마침, 2023년 9월에 개최된 세계 어촌 대회 청년 & 여성어업인 세션에서는 온라인 시장에 진출한 봉선장이 소개되었다. 봉선장은 연안자망어선과, 연안복합어선에서 꽃게와 소라, 갑오징어 등을 어획하는 생산자이다. 봉선장은 소비자들이 제기하는 가격 불만을 개선하기 위해 ‘온라인 플랫폼 입점’과 ‘자사몰’을 운영하여 생산자-소비자 간의 직거래 기반을 확충하였다. 최근 매출이 증가한 봉선장은 직접 어획한 수산물과 더불어 지역 수산물 매입을 통해 물량을 확보하고 있으며 자사 공장에서의 가공을 통해 다양한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한편, 이날 세션에서 봉선장은 자사가 이슈화된 배경에는 유튜버 등 홍보 채널을 통한 인지도 확보와 소비자 공감대 형성이 주요하였음을 언급하기도 하였다.
좌: (주)파이러츠에서 운영하는 플랫폼 '인어교주해적단' ⓒwithbuyer.com
우: 수산물 온라인 플랫폼 '봉선장' ⓒhttp://captainbong.shop
온라인 시장에서의 차별화, 정보와 신뢰에서 찾아야
불과 몇 년 전까지 온라인 시장 확대가 수산업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다양한 제품 출시와 신선도 및 품질 확보가 중요한 개선 과제로 강조되었다. 놀랍게도 최근 이러한 요소들이 상당수 안정화 되어가고 있음을 체감하고 있다. 일례로, 현재 온라인상에서는 수협중앙회. 지역 수협, 지자체 등에서 생산자와 연계한 온라인 판매 몰들이 생겨났으며, 식품·수산물 전문 몰, 종합 쇼핑몰 등에서는 수산물을 활용한 다양한 제품들이 출시·판매되고 있다. 근래 온라인 쇼핑을 통해 해물탕 밀키트와 활전복, 장어 등을 구매했던 기억을 떠올려 보면 간단한 클릭으로 손쉽게 받아볼 수 있어서 편리하였고, 개인적으로 품질도 매우 만족스러웠다.
우리 생활 속에서 ‘새벽 배송’, ‘당일배송’이라는 용어가 익숙해지듯이 온라인 쇼핑에서 신선도와 품질은 소비자들이 당연시하는 기본 요건으로 자리매김하였다. 이제 온라인 식품산업은 어떠한 방향으로 성장해나갈 것인가? 앞으로는 제품에 대한 신뢰를 얻는 노력들이 중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실제 제품을 보지 못하고, 구매자의 정보 공유로 간접적 정보를 취득하는 것은 온라인 쇼핑의 취약점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한계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원산지, 생산시기, 이력 추적 등 다양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이 중요할 것이다. 온라인 유통 플랫폼이 생산자, 소비자를 비롯한 이해관계자의 신뢰를 구축하는 장으로서 기능을 겸비하고, 우리 수산업에 기회와 성장 동력으로서 긍정적 영향을 가져다주길 기대해 본다.
박찬엽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수산연구본부 수산정책연구실
전문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