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USINESS 지금까지 없었던 수산식품, 블루푸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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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9월, 국제적으로 저명한 학술지인 Nature가 감비아 강에서 굴을 채집하는 한 여성의 사진을 표지로 사용했다. 이는 ‘블루푸드’의 친환경적 특성, 다양하고 풍부한 생리활성 물질과 영양소 함유, 그리고 자원의 양적 다양성 등에 근거하여 기아 문제 해결과 지속 가능한 식품 공급 시스템에 기여할 수 있는 차세대 미래 식품으로의 가능성을 높게 평가한 결과이다.
2021년 9월 16일 출판된 Nature 표지 Jason Florio/Redux/eyevine, Blue Food©Nature
1) 발췌: Gephart, J.A., Henriksson, P.J.G., Parker, R.W.R. et al. Environmental performance of blue foods. Nature, 597, 360–365, 2021.
Blue Food Assessment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양식 패류와 갑각류는 자연산에 비해 낮은 온실가스 배출량을 보였다. 또한 양식된 연어, 송어, 메기 등은 가장 효율적인 육류 공급원으로 여겨지는 닭고기에 비해 여러 환경 스트레스 척도(질소 및 인 배출량, 수자원 사용량 등)에서 유사하거나 우월한 것으로 밝혀졌다.2) 이와 같이 블루푸드는 미래의 기후 및 식량 위기에 대응할 수 있는 수단으로 평가되고 있다. 하지만, 블루푸드의 영양학적, 친환경적 가치에도 불구하고 국내 수산물 시장은 전체 식품 시장에 6%에 불과하여 블루푸드 소비 제고와 관련 산업 활성화 전략이 촉구되는 시점이다.
2) 재구성: ibid
양식과 어획 방식의 블루푸드 생산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량 Greenhouse gas emissions©Nature
블루푸드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해양수산부는 제2차 해양수산과학기술 육성 기본계획(2023~2027)에서 고령화된 어촌을 신성장 동력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10대 국가 해양수산 전략기술 플래그십 정책 중 하나로 블루푸드 산업 육성을 발표했다. 또한 해양수산부는 블루푸드 산업의 핵심 전략으로 대상 맞춤형(고령자, 어린이, 비건, 할랄푸드, 반려동물 등), 주요 질환별(비만, 당뇨 등), 그리고 기능성 표적 블루푸드 설계 및 개발을 손꼽았다.3) 이는 블루푸드의 영양학적 가치를 증명하고,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겠다는 취지로 해석할 수 있다.
3) 해양수산부, <제2차 해양수산과학기술 육성 기본계획(2023~2027)>, 2023
블루푸드의 대상·질환·기능성 맞춤 블루푸드 설계 및 개발을 위해, 신기술인 AI, IoT 등을 활용하여 산업 가치사슬 전반에 걸친 혁신을 유발하는 ‘푸드테크(FoodTech)’의 도입이 시급하다. 2022년 CES(Consumer Electronics Show)에서 5대 기술 트렌드로 선정된 푸드테크는 개인 맞춤 시대에 먹는 것과 연관된 문제를 해결하는 창발(첨단) 기술로써, 식품의 소비, 유통, 생산 전 영역에 창발 기술을 적용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AI 기반 개인 맞춤형 식품, 맞춤형 유통 및 서비스 플랫폼, 대체육과 배양육, 스마트팜 기술은 대표적인 푸드테크 기술로, 이미 우리 사회에 혁명적인 변화를 가져왔다. 블루푸드와 푸드테크 기술을 융합한 ‘블루푸드테크(BlueFoodTech)’는 블루푸드의 가능성과 잠재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솔루션으로, 이는 이미 실현되고 있다. 제이제이앤컴퍼니스는 양식장 자동제어 시스템을 개발하여 생산성을 높이는 스마트 양식 기술을 구현했으며. 국내 스타트 업인 HN노바텍은 해조류를 활용한 대체육을 개발하여 3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또한 ㈜씨위드는 해조류를 활용하여 기존 배양액을 대체하는 무혈청 배지를 개발하여 혁신을 선도하고 있다. 블루푸드 유통 분야에서는 인어교주해적단, 파도상자 등의 스타트업이 데이터 기반 D2C 플랫폼으로 수산물 유통 구조를 변화시키고 있다.
푸드테크: 소비사 입장에서 먹는 것과 관련된 문제를 해결하는 창발 산업으로 식생활의 소비ㆍ유통ㆍ생산 측면에서의 푸드테크 혁명 유발 푸드테크©한국푸드테크협의회
이와 같이 블루푸드테크는 단순히 블루푸드의 영양학적 가치를 활용하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블루푸드 산업 생태계를 혁신하여 기존 산업의 한계점을 극복하고 신시장을 창출할 수 있다. 블루푸드테크가 수산업의 미래 성장 동력으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현재 블루푸드 산업의 시급한 문제를 정확히 파악하고, 이를 주도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이니셔티브를 설정하는 것이 우선되어야 한다. 소비자와 산업 현장의 요구를 파악하는 현황 분석 연구부터 시작하여, 블루푸드테크 신기술 개발이 용이한 연구분야를 탐색하는 R&D 전략 연구, 그리고 블루푸드테크 산업 육성을 위한 제도적 연구를 통해 기존의 문제들을 진단하는 첫걸음을 내디뎌야한다. 또한, 현장에서 문제를 해결하고 있는 블루푸드테크 스타트업들을 발굴하여 다각적인 지원을 통해 국내 수산업의 발전은 물론 글로벌 수산시장의 새로운 패자로 등극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이기원
서울대학교 식품공학과 학· 석사, 농생명공학부(식품생명공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서울대학교 푸드테크학과 주임교수와 식품생명공학전공 교수로 재직 중이다.
한국과학기술한림원 정회원이며 한국푸드테크협의회 공동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