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IENCE 해양쓰레기 수거-처리-자원화 원스톱 기능을 탑재한 Ocean Blue Projec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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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에 둥둥 떠다니는 쓰레기는 도대체 어디서 온 것일까? 전 세계적으로 1분에 트럭 1대 분량의 쓰레기가 바다로 유입된다고 한다. 해양쓰레기 대부분은 생활 쓰레기나 산업 폐기물 등의 육상에서 발생하는 쓰레기가 하천이나 강을 통해 바다로 유입되며, 특히 장마철이나 태풍이 발생하는 여름철에 집중적으로 발생한다. 해양쓰레기 대부분이 육상에서 기인하는 것처럼 보이나 운용 중인 선박에서 직접 버려지는 것과, 유실된 어구나 어망에 의한 피해도 전체의 약 20% 정도를 차지한다고 한다.
ⓒ부산대학교 수소선박기술센터 재가공 (자료: 해양수산부)
ⓒ부산대학교 수소선박기술센터 재가공 (자료: 해양수산부)
태평양에는 대한민국 국토 면적의 16배에 이르는 거대 쓰레기 섬 GPGP(Great Pacific Garbage Patch)가 형성돼 있다. 순환 해류와 바람으로 쓰레기가 한 곳으로 모여 섬에 가까운 모습이 된 것인데, 1950년대부터 10년마다 10배씩 증가하여 오늘날의 면적이 형성되었다고 한다. 전문가들에 의하면 GPGP에 약 1억 톤 이상의 해양쓰레기가 표류하고 있으며 이들 중 90% 이상이 비닐과 플라스틱이다.
태평양 거대 쓰레기섬(GPGP) ⓒ과학전문매체 피스탓오르그(phys.org}
해양쓰레기는 해양생태계 파괴나 선박사고 등 다양한 문제의 원인이 된다. 해양쓰레기에 의해 해양생물의 엉킴, 질식, 그리고 절단으로 연간 100만 마리의 조류와 10만 마리의 포유류가 피해를 보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에서는 해양쓰레기 문제로 관광객이 약 460만 명이 감소해 약 4억 달러 이상의 경제적 손실을 보고하기도 했다. 미세플라스틱에 의한 문제도 심각하다. 연간 인간이 직간접적으로 섭취하는 미세플라스틱은 800개가 넘는다고 하는데, 해양쓰레기를 치우지 않으면 이들 쓰레기는 결국 우리가 섭취하여 건강 문제로 연결되는 것이다. 또한, 국내에서 발생하는 선박사고 중 약 10%에 해당하는 300건 이상이 해양쓰레기에 의해 발생하는데, 폐어구나 부유물에 의한 감김 사고가 대부분을 차지한다고 한다.
Plastics in the ocean ⓒ미국해양대기청(noaa.gov)
그렇다면 바다 위를 떠다니는 쓰레기는 어떻게 처리해야 할까? 바로 선박을 이용해 수거하거나 처리해야 한다. 현재는 청항선을 통해 해양쓰레기를 수거하고 있지만 한 번에 옮길 수 있는 해양쓰레기의 양이 정해져 있고, 장마나 태풍이 발생하는 여름철에는 작업이 더딜 수밖에 없다. 한 조사에 의하면 이렇게 수거만 하는데도 한 해 약 800억 원이 든다고 한다. 해양쓰레기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플라스틱은 부피가 크기 때문에 적재 용량에 제한받는 선박의 특성상 수거 효율에는 한계가 있다. 수거한 플라스틱을 재활용하기 위한 육상 추가 비용 발생은 해양쓰레기 재활용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다. 해양쓰레기는 육상쓰레기와 달리 염분과 수분을 가지고 있으며 해양생물 부착, 부식 등에 노출되어 있어 재활용이 불가하다. 대부분 매립이나 소각 방식으로 처리하고 있어 이에 따른 2차 환경오염 유발 문제 또한 간과할 수 없다.
그렇다면 해양쓰레기를 처리하는 선박이 쓰레기를 수거하고, 육지로 귀항하지 않고 선상에서 친환경적으로 처리할 수 있다면 수거에 드는 비용도 절감하고, 매립이나 소각에 의한 2차 피해도 방지할 수 있지 않을까? 이 프로젝트가 현재 부산대학교 수소선박기술센터 주관으로 국내 16개의 산학연 기관이 수행하고 있는 “해양 부유쓰레기 수거・처리용 친환경 선박 개발 및 실증 사업”의 핵심 내용이다. 2021년 2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다부처 협력 사업으로 선정되어 해양쓰레기 처리를 위해 수거-저장-자원화 기능을 탑재한 친환경 선박 건조가 최종목표이다. 부처 간 협력 사업으로 친환경 선박 기술개발과 상용화를 지원하는 산업통상자원부와 해양쓰레기 처리기술 및 해상 실증을 지원하는 해양수산부의 지원을 받고 있으며, 부산, 울산, 경남이 선박 건조 예산 지원과 광역지자체 연안 해양쓰레기 처리에 공동 참여한다.
오션블루 프로젝트의 기술 소개 ⓒ부산대학교 수소선박기술센터
이 선박의 특징이라고 한다면 해양쓰레기의 수거, 분류, 세척, 파쇄, 에너지화의 모든 공정이 선상에서 통합형으로 가동되도록 한다는 것이다. 해양쓰레기 선박 추진 연료 LNG의 기화열을 회수하여 냉매를 생성시킨 후 수거한 해양쓰레기를 동결시킨다. 이후 해양쓰레기를 직경 5mm 입자로 파쇄시키고, 전기화학적 처리 과정을 거쳐 안전성이 검증된 재활용 목적의 자원화 분말을 생성한다. 이 분말은 열분해 공정을 거쳐 선상에서 활용할 수 있는 에너지원을 추출하고, 이를 선내에서 직접 활용함으로써 작업 지속성을 확보할 수 있다. 해양쓰레기 적재 용량 한계로 인해 육상으로 되돌아가야 했던 기존 선박과는 달리 선박에서 자체 활용가능한 에너지를 쓰레기 처리에 얻게 되어 지속적인 작업이 가능한 것이다.
해양쓰레기는 해수 등에 의해 오염되어 있기 때문에 재활용에 부적합하며 매립・소각 시에는 2차 오염의 원인이 되지만, 선상에서 탈염 과정을 거친 해양쓰레기 분말은 에너지 생산에 투입되지 않는 경우 재활용 원료로 사용할 수 있다. 또한, LNG 연료의 개질을 통한 수소의 직접 생산 기능도 보유하고 있어, 광범위한 작업 범위 및 연속성이 확보되며 해양쓰레기의 수거・처리량의 획기적 증가를 기대할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여러 해역을 이동하며 분산형으로 해양쓰레기를 처리하는 것보다는, 부유 쓰레기가 집중적으로 분포하는 해역에서 효율이 극대화될 수 있다.
본 프로젝트에 가장 큰 관심을 보이는 국가는 세계 2위의 해양쓰레기 발생국인 인도네시아 해양수산부이다. 지난 6월 현재 인도네시아 해양수산부와 본 선박의 인도네시아 자국 내 정화 활동 추진에 관한 협약을 체결했고, 선박 활용 방안에 대해 검토 중이다. 지난 10월 47개 도서국이 참가한 AIS 포럼(Archipelagic & Island States Forum)에서 포럼 의장국으로 참여한 인도네시아는 본 사업을 통해 진행되고 있는 여러 가지 기술들을 해양쓰레기 문제로 고심하는 도서국들에 소개함으로써 표준 기술로의 활용을 제안하기도 했다.
부산대-인도네시아 해수부 「조선해양분야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 ⓒ부산대학교 수소선박기술센터
인도네시아 해양수산부와의 Ocean Blue 활용 방안 논의 ⓒ부산대학교 수소선박기술센터
세계 최고의 조선·해양 강국인 우리나라에서 해양쓰레기 처리라고 하는 전 지구적 난제 해결을 위한 기술 개발 프로젝트에 전 세계적으로 많은 관심을 보인다. 핵심 기술 구현과 선박 건조를 통해 글로벌 해양환경 개선 활동을 선도하고 누구도 해결하지 못한 GPGP 문제까지 해결한다면, 높아진 국가적 위상과 국격에 걸맞게 국제사회에서의 책임과 역할을 다하는 국가로서의 이미지나 위상 제고가 가능하리라 생각된다.
김정현
부산대학교 수소선박기술센터 교수
친환경 선박 관련 연구와 교육 담당
최근의 주요 관심사는 액체수소의 저장 운송을 담당하는 추진선과 운송선의 소재부품 기술 및 활용에 관한 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