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IENCE 세일드론, 바다를 탐험하는 혁신적인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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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적으로 해양을 조사하고 관측하며 모니터링하는 것은 다양한 측면에서 중요하다. 해양 환경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함으로써 해양 오염, 해수면 상승, 해양 산성화 등의 문제를 감지하고 대응할 수 있다. 또한, 해양과 대기 간의 상호 작용을 모니터링함으로써 날씨와 기후 변화 예측의 정확성을 높일 수 있으며, 해양 생물 다양성의 보존 및 어업 자원의 지속 가능한 관리에 필요한 주요 정보를 수집할 수 있다. 동시에 점차 빈도와 강도가 증가하는 해일, 태풍, 지진 등 해양 관련 재난 상황을 예방하고 대응하는 데 도움이 되며, 항만 운영, 배후 서비스, 어업 관리 등 해양 경제 및 교통에도 필요한 정보를 제공한다. 그리고 국제정세 변화에 따라 국가의 해양영토 수호 및 안보 측면에서도 해양을 조사하고 모니터링하는 것은 중요하다.
해양을 관측하고 모니터링하는 전통적인 방법으로는 위성을 이용해 해양의 표면 온도, 색깔, 해수면 높이 등을 관측하거나, 고정된 위치에서 해양의 여러 변수를 장기간에 걸쳐 측정하여 해양의 시간에 따른 변화를 관찰하기 위해 정박된 선박의 관측소와 부표 등을 활용하는 방법, 그리고 연구선 등 이동하는 선박을 이용하여 해양의 다양한 지점을 직접 방문하여 샘플을 채취하고 수온, 염분 등을 측정하는 전통적인 방법이 있다. 다만, 해양은 육지와 달리 접근성이 낮아 넓은 영역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는 것은 비용과 인력 측면에서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해양탐사 및 모니터링 시스템 ⓒNational Oceanic and Atmospheric Administration
무인해상드론(Unmanned Surface Vehicles, USVs), 세일드론
미국 캘리포니아주 알라메다에 본사를 둔 세일드론사(Saildrone, Inc.)는 2012년에 설립되었으며, 자율적이고 친환경적이면서도 효과적으로 바다를 탐험할 수 있는 USVs인 세일드론을 개발하고 운영하고 있다. 이를 통해 바다에 대한 지속적이고 광범위한 데이터를 지속적으로 수집 및 분석하고, 다양한 해양 관련 공공기관, 연구기관, 대학1)과 협력2)하고 있다.
1) 미국 국립 해양 대기청(National Oceanographic and Atmospheric Administration, NOAA), 미국 국립 우주항공청(National Aeronautics and Space Administration, NASA), 뉴햄프셔 대학교(University of New Hampshire), 로드아일랜드 대학교(University of Rhode Island), 호주 과학 및 산업 연구 기구(Commonwealth Scientific and Industrial Research Organisation, CSIRO), 유럽 중기 기상 예보 센터(European Center for Medium-range Weather Forecasts), GEOMAR 헬름홀츠 해양 연구 센터(GEOMAR Helmholtz Centre for Ocean Research Kiel, 독일), 몬터레이 베이 수족관 연구소(Monterey Bay Aquarium Research Institute)
2) https://en.wikipedia.org/wiki/Saildrone_(company)
세일드론은 해양 모니터링을 위해 세일드론사가 개발한 혁신적인 기술로, 무인해상드론(USVs)의 일종이다. 이 기술은 소형 선박 크기의 자율적으로 기동하는 해양 로봇을 사용하여 해양 환경을 장시간 지속적으로 관측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이를 위해서 먼저 세일드론은 지속적이고 친환경적인 동력확보를 목적으로 태양광과 풍력을 활용하고 있다. 풍력으로 발전한 전기를 사용하여 선박을 움직이고, 태양광 패널로 발전한 전기는 센서 등을 작동하며 데이터를 수집하는 데 사용된다. 세일드론은 해양 관측을 위하여 다양한 센서를 장착하고 있다. 해양 온도, 염분, 해수면 높이, 해양 산소 농도, 파도, 해류 등을 측정할 수 있으며, 위성 통신을 통해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어서 원격지에서도 연구자들이 실시간으로 해양 상황을 모니터링할 수 있다. 또한 GPS와 자체 컴퓨터를 사용하여 바람과 해류를 고려해서 안전한 항로를 통해 지정된 목적지들로 이동한다. 세일드론은 목적과 운항 형태에 따라 해양 수심을 매핑하고 영역을 조사하는 Surveyor, 연안을 따라 이동하며 다양한 장비를 탑재할 수 있는 Voyager, 365일 연속으로 탐험을 할 수 있는 Explorer 등으로 구성된다. 또한 일반 탐사용과 군용으로도 구분될 수 있다. (아래 사진 참고)
(좌) surveyor, (우)Voyager ⓒSaildrone, Inc
(좌) 일반탐사용, (우) 군사용 ⓒSaildrone, Inc
해양 탐사에서 해양 경제, 해양 안보까지 활약하는 세일드론
기후와 기상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해양데이터가 가장 중요하지만 이를 수집하기 위해서는 큰 비용이 소요되고, 부가적인 탄소 배출이 발생한다. 그러나 세일드론은 데이터 수집과 관련된 비용과 선원의 위험, 그리고 탄소 배출을 획기적으로 줄이면서도 방대한 해양 데이터의 축적을 가능케 하였고, 이러한 데이터를 통해 해양이 지구 기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에 크게 기여 하고 있다. 예를 들어 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과 13개국의 과학기관은 엘니뇨 기상현상을 예측하기 위하여 열대 태평양 관측 시스템을 재설계하기 시작하였으며, 비용과 복잡성을 줄이기 위해서 2017년부터 17대의 세일드론이 투입되어 적도 인근 등의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다.
세일드론은 또한 무인선박의 특성을 활용하여 허리케인 연구 및 예측 개선에도 투입되고 있다. 허리케인의 눈을 직접 탐사하는 세일드론을 배치하여 허리케인 내부에서의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하고 있으며, 이 데이터는 허리케인의 물리적 힘을 더 잘 이해하고, 예측의 정확성을 높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
태평양의 엘니뇨 기상 현상 예측 개선을 위한 세일드론 이동 경로 ⓒSaildrone, Inc.
세일드론은 다양한 해양 경제활동에서도 활약하고 있다. NOAA 어류청과 캐나다 어업 해양부(DFO)와의 협력하에 서부 해안에서의 어류 조사를 위해 배치되었고, 태평양 민대구와 같은 주요 상업 어종 및 정어리, 멸치, 고등어 등에 대한 음향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으며, 이를 이용하여 상업 어종의 자원관리 및 보호정책 수립에 중요한 정보로 활용되고 있다. 동시에 해양풍력단지 위치 조사, 해저케이블 경로 조사 등에도 세일드론이 사용되고 있다. 특히 세일드론은 일반 조사 선박과 달리 소음과 탄소배출이 거의 발생하지 않아 해양생물에 악영향을 끼치지 않으며, 장기적 활동이 가능하여 친환경적으로 해양시설의 최적 위치선정 및 경로 조사가 가능하다.
장기적이고 지속적이며 광범위한 해상활동이 가능하고 실시간 데이터 전송이 가능한 세일드론은 해양영토 수호 및 감시에 활용이 용이하다. 광대한 해양 영역에서의 지속적인 감시는 인력과 자원의 한계로 인해 어려움이 있지만, 세일드론은 불법적인 해양 활동, 의심스러운 선박의 이동, 불법 어업, 밀수 및 밀입국 시도 등을 실시간으로 감지하고 추적할 수 있다.
세일드론 해양 감시 예시 (좌) 해상감사, (우) 수중감사 ⓒSaildrone, Inc.
기술 혁신과 함께 변화하는 해양 조사
지구가 마주하고 있는 다양한 환경 관련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해양의 다양한 현상과 변화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해양을 조사하고 탐사하기 위해서는 많은 장비와 인프라, 인력, 비용 등이 소요되며, 일부 국가를 제외하면 충분한 수준의 탐사 능력을 갖추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인접국과 바다를 맞대고 있는 우리나라는 최신 해양탐사선 이사부호, 극지 연구선 아라온호, 해양환경 위성 천리안 2B호 등 비교적 높은 수준의 해양탐사 능력과 인프라를 갖추고 있지만, 전체 영해를 지속해서 탐사하고 모니터링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세일드론과 z`같은 친환경 무인해상드론(USVs)은 이러한 어려움을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이 될 수 있으며, 이미 10년 이상의 활용을 통한 유효성의 입증도 이뤄졌다. 세일드론 외에도 Sofar SubSeaSail 등 다양한 업체들이 무인 해양탐사 기술을 개발 및 확대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향후 국내에서도 무인 해상드론에 대한 기술개발 및 활용이 활발하게 이뤄져 우리나라 해양에 대한 탐사와 모니터링이 강화되고 해양에 대한 이해가 더욱 확대되기를 기대한다.
해양탐사시설 및 선박
(좌) KIOST 해양탐사선 이사부호 (우) 해양환경위성 천리안 2B호 ⓒ한국해양과학기술원 ⓒ헤럴드경제
전형모
한국해양수산개발원 AI분석지원실장
미국 Lehigh Univ.에서 산업공학(공급사슬)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현재 한국해양수산개발원 AI분석지원실장으로 재직 중이며,
부산대학교 국제전문대학원 겸임교수도 역임하고 있다.
해양수산 분야 최상위 계획인 제3차 해양수산발전기본계획(2021~2030) 수립의 연구책임을 맡았으며,
해양수산 스마트화 추진전략, 해양수산 수소경제기술 활성화 방안, 해양과학기술 산학연 협력센터 조성 타당성 연구 등
해양수산 분야 주요 과학기술정책 수립 연구책임을 담당하였다.
주요연구분야는 혁신클러스터 연구, 과학기술 정책 연구 등을 수행하고 있다.